삼국지 첩보전 1 - 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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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첩보전 1,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살림, 2020.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중도에 책을 던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 번 읽게 되는 마력이 있다. 혹자는 삼국지연의가 유비를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니, 처음은 유비를 중심으로 읽고, 두 번째는 조조를 중심으로 읽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어, 다양한 텍스트로 원용되듯이 삼국지연의는 분열된 국가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관계에 처세에 대한 통찰의 텍스트로 원용되고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그들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가 개인마다 다르다. 밤새워 논쟁해도 마르지 않는 소재이기도 하다.


<삼국지 첩보전><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전쟁에서 펼쳐졌을 위, , 오 삼국의 첩보전을 소설로 그렸다. 1권은 219년의 정군산 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군산 전투는 촉한의 유비와 조위의 조조가 한중을 놓고 격전을 벌이는 한중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이다. 촉한의 황충이 조위의 하후연을 무찌르며 정군산을 차지함으로써 한중 전투의 승기를 잡고 촉한은 마침내 한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 정군산 전투에서 위의 첩보부대 진주조와 촉의 첩보부대 군의사가 치열한 첩보전을 치룬다는 것이 <삼국지 첩보전> 1권의 이야기이다. 정군산 전투에서 군사력이 월등한 하후연 부대는 거짓 정보에 속아 황충에게 대패하고, 하후연은 전사한다. 이때 한선이라는 첩자에 의해 군사기밀이 유출되어 군사력이 월등한 하후연 부대가 패했고, 조위의 조정은 한선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책소개에는 ‘<삼국지>가 양지의 이야기라면 <삼국지첩보전>은 음지의 이야기라고 했는데, 정말로 <삼국지>, <삼국지연의>가 큰 파도의 이야기라면, <삼국지첩보전>은 수면 아래를 흐르는 해류의 이야기 같다. <삼국지>, <삼국지연의>는 제후, 대장군 등 높은 관직의 잘 알려진 인물들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삼국지첩보전>은 제후, 대장군들의 이야기 속에 그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과 낮은 관직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랜 시간 알고 지냈다고 해서 서로 흉허물 없는 사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몇십 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마냥 싫고,
또 어떤 사람은 단 한 번 봤을 뿐인데도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술은 있는데 사람은 가고 없구나.
술을 마주하고 노래한들 다 무슨 소용인가?(152)


천하에 친구라고 쉽게 말할 사람은 많으나,
자신을 알아주는 단 한 명의 벗을 구하기는 어렵다.
만약 양심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평을 왜 두려워하겠는가?(220)


기회처럼 보이는 것들의 대부분은 함정인 경우가 많다.
노련한 여우는 위험을 알아채고 나서야 대비하는 미련한 짓을 하지 않는다.
노련한 여우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260)


한선을 찾기 위한 여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퍼즐 조각을 맞추면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모든 퍼즐을 맞추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는데, ‘한선은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만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배신과 의심이 난무하는 어두침침한 상황에서 가일과 전천의 로맨스가 밝은 빛을 비춰주기도 하지만, TV 드라마 <다모>를 연상하게 하고, 전체 줄거리에서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어 아쉬웠다. ‘한선을 찾기 위한 퍼즐 맞추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한다. 2~4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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