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시네마 던전 : 김봉석 영화리뷰 범죄·액션 편 - A♭시리즈 013 A♭시리즈 13
김봉석 지음 / 에이플랫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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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던전 : 범죄 액션 편, 김봉석 지음, 에이플랫, 2020.


<씨네마 던전 : 범죄 액션 편>은 영화평론가 김봉석이 격주간지 <씨네필>과 주간지 <씨네21>의 기자로 있으면서 쓴 리뷰를 긁어 모아출판한 책이다. ‘좋은 작품이지만 주목받지 못한 작품들의 리뷰를 찾으면 몇 개 없는 것에 주목해 기존에 쓴 리뷰이지만 기록으로 남긴다는 의미로 출판했다고 한다.


의외로 리뷰를 찾아보려면 도움이 되는 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인기작이나 거장의 영화들은 수없이 많은 리뷰가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영화들, 잠깐 스쳐간 영화들,
좋은 작품이지만 주목받지 못한 작품들의 리뷰는
겨우겨우 찾으면 두어 개 있는 정도다.
과거에 쓴 리뷰들을 묶어 내자고 했을 때 동의한 이유는 그런 것이다.
일단 기록으로서 남겨두자는 것.


범죄 액션편에는 총 96편의 갱스터 영화와 필름 누아르, 복수영화, 무술영화, 재난영화 등이 담겨있다. 단지 영화의 리뷰를 보는 것을 넘어 영화를 보던 시절로 강제 소환되었다. 영웅본색 등 홍콩 누아르 영화는 너도 나도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폼을 잡던어린 시절로 소환됐고, 대부 등 갱스터 영화는 사랑 보다는 우정이 우선이고, 의리가 우선이라고 외치던 학창 시절로 소환됐다.


<씨네마 던전 : 범죄 액션편>은 진한 사골국물과 같이 96편 영화의 엑기스만 담겨있다. 96편의 엑기스만 섭렵하면 범죄 액션 영화의 고수가 되면 좋으련만, 엑기스이기에 갈증만 커진다. 그래서 하나하나 모두 보고 싶은데 런닝타임을 모두 더하니 11,355분이다. 189시간 15. 721시간 15분을 연속으로 봐야 다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명절 특선영화 상영표 처럼 든든한 영화 목록이 생긴 기분이다. 가끔 옛날 영화를 보고 싶은데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제는 범죄액션 영화는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음 <씨네마 던전>도 기대된다.


<모스트 바이어런트>를 보고 나면 되묻게 된다.
과연 어디까지가 타락이고, 어디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인가.
각자에게 달린 선택이기는 하지만 궁금하다.
중용한 것은 이 세상이 천국인가, 지옥인가가 아니다.
내가 선택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결국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 패밀리다.
범죄 조직 역시 그들을 패밀리라고 부른다.
하지만 가족을, 친구를 지키고 생존하기 위해
또 하나의 패밀리를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패밀리가 견고해질수록
진짜 가족은 시들고 붕괴되어간다.
범죄자의 활극이 아니라, 진정한 가족과 집단의
필연적인 붕괴를 그리는 것이 바로 갱스터 영화다.


빈민가에서 성공하려면 갱단이나 경찰이 되어야 하지만,
그들은 언젠가 거리에서 개처럼 죽어갈 것이다.
대부분의 빈민가 사람들은 그저 살아남는 것만을 택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면,
그들은 파벨라를 떠나야만 한다.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거나,
되도록 갱단의 다툼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조심한다해도 결말은 같다.


냉전이 해체된 이후의 첩보전은 더욱 삭막하다.
회의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냉전 시대에는
민주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수호할 가치가 있었다.
이제는 어디에도 대의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80년대 이후 여전사의 계보를 한번 찾아보자.
<
에이리언>(1979)<터미네이터>(1984)의 중성적인 여전사,
뤽 배송이 창조한 고혹적인 킬러 <니키타>(1990),
<
툼 레이더>(2001)의 안젤리나 졸리, <레지던트 이블>(2002)의 밀라 요보비치,
<
언더월드>(2003)의 케이트 베킨세일로 이어지는
여성적이고 섹시하면서도 남성을 압도하는 여전사,
<
킥 애스: 영웅의 탄생>(2010)의 귀엽고 살벌한 소녀 히어로 힛걸.
그리고 살인 병기로 키워진 16살의 소녀 한나 역시
여전사 계보도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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