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詩)선 - 이승규 작가의 다섯 번째 선물
이승규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작은 시선, 이승규 지음, 바른북스, 2020.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나는 지하철 플랫폼의 스크린도어에서 매일 시를 만난다. 보통 그렇게 마주한 시는 무심히 지나치기 마련인데 어느 날인가 한 편의 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노해 시인의 <잘 못 들어선 길은 없다>인데, 짧지만 마음에 긴 파동이 일며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당시에는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3년간 매진하던 일이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해 실의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주변사람들에게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내색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시를 읽고 깨달았다. 내가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 한편으로 깊은 위로를 받은 그 날 이후 나는 집에 있는 시집을 가끔 뒤적이거나 일상에서 만나는 시를 눈 여겨 보게 되었다. 그렇게 작은 설레임을 가지고 이승규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작은 시선>을 만났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아주 작은 시선에서 시작된다며 시작하는 시집에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온전히 담긴 시들로 가득하다.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관심과 위로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면 이 <작은 시선>의 문장들을 선물하고 싶다.


균형

포기해라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도망쳐라
새로운 세상을 만날 것이다.

실패하라
진정한 성공을 알게 될 것이다. (17)

비밀

꿈에 대한 의지를
지속시키는 것은 열정이고

꿈에 대한 열정을
실현시키는 것은 용기이다. (61)

그때 그 시절

그때 그 미련을
놓지 않았다면
더 좋은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그 실연에
얽매였다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그 시련을
이겨 내지 못했다면
더 좋은 행복이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그때 그 시절에 대한
미련을 던져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라.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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