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2
김아로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김아로미 지음, arte, 2020.


샐리는 브라운의 절친으로 작은 체구와 귀여운 생김새에 어울리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부터 기원을 알 수 없는 괴력까지, 무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새해에 세운 계획을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데, 샐리도 새해를 맞이한다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 다만 새해가 작년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내일과 모레가 오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늘을 충분히 즐기는 삶만큼 행복한 삶이 있을까 싶다.


새해도 딱 작년처럼만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샐리는 생각했다.
내일도, 모레도 딱 오늘만 같으면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오늘 하루가 충분히 행복하면 좋겠다고.(35)


아무리 생각해도 난 늦게 자는 게 좋아!
이 밤이 넘 좋아서 자버리기 아까워.”(101)


샐리, 우리 다음 계획은 뭐야?”
사실 샐리에게 다음 계획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샐리는 마치 6개월 전부터 큰그림을 그려 놓았던 것처럼
태연한 표정으로 이 즉흥 여행을 진두지휘해 나갔다.(137)


샐리와 라인 친구들을 지켜보면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목표가 없는 삶은 인생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깨게 되고, 직장생활은 늘 좋을 수만 없고,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힘들 수도 있음도 대변해준다. 또한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열과 성을 다해야 하면 부담되고 즐기기 어려운 일이 되어버리는 마음도 대신 전해준다.


모든 직장인 친구들은 월요일부터 마치 신기루를 좇듯
주말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은 믿을 수 없이 힘들고,
화요일은 기가 차게 힘들고,
수요일은 무념무상으로 힘들고,
목요일은 한시름 놓은 것 같은 기분이지만 기본적으로 힘들고,
금요일은 엉덩이가 자꾸만 들썩거려서 힘들었다.(109)


호불호씨가 내린 오싹한 저주의 시작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취향에 안 맞는 것을 억지로 강요당하는 저주였다.(
)
저주에 걸린 이들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모두 자신의 저주가 제일 고통스럽다면서
상대의 고충에 공감해주지 못했다.
그렇게 점점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 갔다.(157~158)


재미로 시작한 일이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렸을 때
무언가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걸.
그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친구들과 별일 없이 노닥일 수 있는 여유를,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일어나도 상관없는 무계획을,
한적한 오후에 즐기는 나른한 산책의 온도를 잃고 싶지 않았다.(214)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불확실한미래에는 정답이 없다. 샐리처럼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오늘 하루를 충분히 행복한 하루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행복으로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고, 적당히 비스듬하게.
때로는 포기하고, 애써 견디지 않으면서.
그럼에도 샐리는 늘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서게 될 것이다.
오직 샐리라서.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그래서 가장 샐리다운 모습으로.(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