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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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 한홍구 지음, 창비, 2020.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은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이영채 교수와 성공회대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가 공동 집필한 책으로, 오늘날 점점 극우화되어가는 한국과 일본 우익의 기원과 근현대사를 거치며 이들이 어떤 사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많은 식민지를 세워 수탈한 일제가 패망이후 현재까지 식민지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그간의 자학 사관을 극복하고 다시금 재무장을 추진하려고 하는 일본 아베 정부와 그 배후 세력인 일본 회의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일본은 2018년 우리 대법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간 협정 외의 개인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되려 일본이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개인청구권이 유효하다는 논리는 오히려 일본 정부가 처음 만들어낸 것입니다.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미국과 조인할 때,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 피폭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미국에 남겨진 일본인들의 재산권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청구권협상은
양국 간의 재산권협정이며 개인의 피해 및 재산권에 대해서는
미국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습니다.(43)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제국주의 전몰장병을 신격화하여 추모함으로써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곳이라 여겼는데,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를 통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야스쿠니 신사가 설립된 배경과 야스쿠니 신사 합사의 의미,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정치적 함의 등에 대해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그간 언론을 통해 편향된 부분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싶었다.


야스쿠니의 역사가 150년이라는 사실은 또 다른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야스쿠니 신사라 하면 국가를 위해 죽은 병사들을 기리는 곳이라고 오해하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국가가 아닌 천황을 위해 죽은 이들만이 합사될 수 있었습니다.
천황을 배신한 인물이라면 누구도 야스쿠니에 합사될 수 없었지요.
그것도 오직 1853년부터 1945년 사이에 천황을 위해 죽은 자들만이
야스쿠니에 합사되었습니다.
그 수가 약 2466,000이며, 이들은 하나의 영혼으로서
신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56~57)


1978년 야스쿠니 신사에 도쿄재판에서 사형을 받은 A급 전범
14
명이 합사되어 있다는 게 발표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천황을 위해서 전쟁에서 죽은 자들이 야스쿠니에 합사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이 어긋난 것입니다.(
)
A
급 전범이 합사된 이후() 1989년 죽은 히로히토(쇼와) 천황과
생전 퇴임을 한 현재의 상황 아키히토 천황은 1978년 이후
한 번도 야스쿠니에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57~58)


메이지 시대에 천황에 충성한 사람들만이 합사된 야스쿠니,
이곳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
그리고 도쿄공습 등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은 합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실은 전쟁 추도시설로서도 적합하지 않습니다.(62~63)


최근 발간되어 논란이 된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들이 학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고’, ‘어쩌다가 그들이 이렇게 (역사를 왜곡하게) 되었는지 설명’(147)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오히려 민중을 폄하하고 자신들이 종족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를 만든 주요 인물들은
그 전에는 온 세상을 뒤집고 싶어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한국에서의 혁명도 실패하고 동구 사회주의도 무너지고
소련마저 해체되면서 좌절했지요.
하지만 그 좌절을 그들만 겪었나요?
다른 사람들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민중 속에서 민중과 함께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민중을 폄하하고
정작 자신들이 종족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냥 밥만 먹고 사는 게 삶은 아닐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왜 묻습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왜 고민합니까?
밥만 먹고 사는 세상이 근대입니까?
그들의 논리에 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반일 종족주의자라고 부르는 그들이야말로
진짜 혐한 종족주의자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종족이라는 틀에 사로잡혀 있지만
여러분은 좀더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길 바랍니다.(175)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는 민족자결의 민족주의 시각으로 역사를 인식하고 사회를 인식하는 것이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화가 이루어진 현재에까지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현재에도 여전히 국가와 민족의 시각에 갇히면 배타적이고 편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인류라는 보편적 시각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듯 닮은 구석이 많은 한국과 일본의 우익, 그들의 뿌리는 메이지유신으로 출발해 해방 이후 다른 가지로 갈라진 듯 하나, 한국의 친일파와 군사정권을 거쳐 민주화된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우경화를 통해 다시금 같은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을 통해 한국와 일본의 우경화의 역사적 배경과 그들의 주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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