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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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다산책방, 2020.


어렸을 적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면 어른다운 어른이 자동으로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시절 그 생각이 실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어른으로 분류되는 나이가 된 이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인지 성인이 되어 읽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 나의 청소년기를 소환할 뿐 만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의 성장기가 지금의 나에게도 반복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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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의 주인공 캐머런은 자아를 찾아 여행하는 12살 소녀이다. 1989년 열 두 살 치고는 몹시도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여기던 소녀는 갑작스런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던 시각 자신은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여자친구와 키스를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소설은 시작한다.


캐머런은 고아가 된 후 외할머니, 이모와 살게 되었고 부모님의 부재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리움은 아빠가 만들어 준 인형의 집을 꾸미며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벽은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혼란스러움과 죄책감 그리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회적 시선에 따른 수치스러움을 오롯이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소설은 캐머런의 시선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아가는 성장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지만 소녀가 이겨내야 하는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만은 않다.


캐머런을 통해 내가 나 답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나지만 여전히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나 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모호한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내가 보였다. 여전히 나를 찾는 여행 중인 나. 이 여행이 생을 마감하는 날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아를 찾아 여행 중인 모든 인격체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캐머런을 만나 심심한 위로와 인정을 해주고 싶다.


나는 손을 뻗어 생명의 빵 배지를 떼어
뾰족한 핀을 접은 다음 내가 입은 청반바지 뒷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인형의 집 다락에 붙이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정확히 왜 인지 몰라도
아마 평소 꾹꾹 눌러 놓았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와서 인 것 같았다. (15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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