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 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 주경철 지음. 휴머니스트, 2019


<도시 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는 서울대 서양사학과의 주경철 교수가 프랑스 파리에서의 유학생활과 1년 간 연구년을 보내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집필한 책이다.


파리라는 지역에서 펼쳐진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주요 사건과 인물, 그리고 유적지와 함께 전하고 있다. 방대한 역사인 만큼 총 45개의 에피소드를 시간순으로 4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파리의 시작인 고대부터 백년전쟁(1337~1453)의 시기이며, 2부는 종교전쟁부터 부르봉 완조의 태양왕 루이 14세 시대까지, 3부는 프랑스혁명부터 보나파르트 왕가의 나폴레옹 1세 시대까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4부는 파리 코뮌부터 현재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 여행은 파리를 좌우로 가르며 흐르는 센강 인근에 남은 구석기 시대 흔적과 센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교역 네트워크의 증거인 고대 카누로부터 시작한다. 그 후 기원전 3세기 중엽 갈리아인의 일파인 파리지족에 센강에 자리를 잡고’, 로마 제국에 대항한 갈리아의 지도자 베르생제로릭스’, 프랑스의 수호 성인인 성 드니(Saint Denis)와 파리의 수호 성인인 성녀 준비에브(Sainte Genevieve) 등 파리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프랑크 왕국인 메로빙거 왕조 카를링거 왕조 카페 왕조 발루아 왕조 부르봉 왕조 보나파르트 왕가 - 현재로 이어지는 프랑스 역사에 대해 주요 인물과 건물 등 역사적 현장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국사와 세계사로 나누어 배운 나로서는 파리 중심의 역사 서술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국사가 한반도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중심부 역사라고 한다면, 세계사는 한반도의 주변으로 서술하는 주변부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세계사에도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 구분이 있긴 하지만 왕국, 제국 등 국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쟁과 같은 주요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다룰 뿐 어느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서술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반도, 그리고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중심부로 인식하고 고대부터 현재까지 바라본 것은 파리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주변부의 사건으로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프랑스와 파리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으로 꿸 수 있어 더욱 특별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는 프랑스와 파리의 모든 역사를 세세하게 다루고 있지 않아 이 한 권으로 프랑스와 파리의 역사에 대해 깊이 있게 알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 그 비어 있는 시간들을 별도로 채우는 과정을 통해 프랑스와 파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파리 여행을 마음먹게 하기에는 이 한 권으로도 충분했다.


이 책이 파리 여행을 준비하는 일종의 매뉴얼 역할을 한다면 좋겠으나,
매뉴얼은 매뉴얼일 뿐이다. 진짜 경험은 각자의 몫이다.
방 안에 앉아 머리속으로 여행하는 안락의자 여행자에 그치지 말고
언제든 좋은 기회를 잡아 현장으로 달려가 보기를 바란다.(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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