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의 원리 (리커버 에디션) - 승진할수록 사람들이 무능해지는 이유
로렌스 피터.레이먼드 헐 지음, 나은영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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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원리, 런스 피터, 레이먼드 헐 지음, 나은영, 서유진 옮김, 21세기북스, 2019


<피터의 원리>2002년과 2009년 발간된 <피터의 원리>와 그 후속작인 <피터의 처방>을 한본 한 개정판이다. <피터의 원리>는 간단하다. “승진할수록 무능해진다는 것이다. 위계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은 무능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 승진을 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 모든 직위는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도 불행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피터의 처방>은 이러한 무능의 단계에 도달하지 않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계조직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무능의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31)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무능력은
승진에 걸림돌이 되는 정도이지 해고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유능하면 해고되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유능한 사람은 위계질서를 어지럽히고,
위계조직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라는
계층구조의 첫 번째 규율을 위반하기 때문이다.(51~52)


처음에 <피터의 원리>무능의 단계주장이 억지스러웠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최고위직에 오르는 승진과정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 받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쉬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시험 받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직내에서 승진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것이 능력의 한계라면, 그의 역량은 거기까지, 혹은 그 이전 단계까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터의 원리>에서는 높은 직급으로 승진하는 경우에도 무능의 단계에 도달하지만, 새로운 업무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발생하고, 유능한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들이 정치를 하게 될 때도 무능의 단계에 도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이러한 무능의 단계에 도달하지 않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피터의 처방>에서 제시한 66가지 처방을 읽다 보니, 경남 거창고의 직업선택의 십계가 떠올랐다. 가히 직장생활의 66라 할 만하다. ‘직업선택의 십계에서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고,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며,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는 말들은 <피터의 원리>에서 승진의 유혹을 이겨내라.(219)’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뛰어들어라.(266)’는 처방과 맞닿아 있다.


거창고 직업선택의 십계
1계명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계명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계명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계명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계명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계명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계명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계명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계명 부모나 아내가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하지 말고 가라.
10계명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전성은의 <왜 학교는 불행한가>


유능한 일에 매진하기 위해 적절한 무능함을 보이고, 승진제의를 거절하라는 <피터의 처방>을 직장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유능함보다는 무능함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 사소하게 가장된 무능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결함으로 보여 그가 가진 유능함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가장된 무능으로 무능의 단계에 보다 빠르게 도달하게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또한 위계조직의 전형인 학교 제도로 인해 위계조직에 순응하는 인간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년도 보장되지 않고, 노후도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현재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위계조직의 영향을 받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도 정체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체성은 내가 나를 보는 관점,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167)


<피터의 원리>는 지금과 같은 뉴노멀 시대의 저성장기에 더욱 들어맞는 이야기임에는 틀림 없다. 조직이 성장하지 않으니 승진도 정체되고, 정체되니 과거 대리, 과장급에서 하던 일을 부장이 되어서 하고, 과거 부장이 하던 일을 상무, 전무가 되어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점차적으로 무능의 단계에 이른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무리한 승진을 위해 가족을 소홀히 하고, 건강을 소홀히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무능의 단계에 이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다른 것을 얻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것이다.
- A.
쇼펜하우어 (168)


이 사회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며,
나의 존경심을 말로써 그리고 행동으로써 표현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나는 삶의 질을 추구하여 그에 맞는 결단과 행동을 할 것이며,
무능의 단계로 올라서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나는 나 자신과 꾸준히 대면하겠다고 다짐합니다.
- L.
피터 (180~181)


모든 직위는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진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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