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에마 퀴글리 지음, 김선아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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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게임, 에마 퀴글리 지음, 김선아 옮김. 리듬문고, 2019


<머니게임>은 아일랜드 작가 에마 퀴글리의 데뷔작으로 여섯 명의 악동들이 모여 은행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선 소문난 말성꾼 핀 피츠패트릭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친구 루크와 코비를 설득하여 투자금을 유치하고 세 명을 공동투자자로 하여 은행을 설립한다. 원활한 은행 운영을 위해 행동파 게이브, 잘생긴 파블로, 장부를 맡아줄 수재 에밀리까지 섭외하고 그들은 목돈이 필요한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고리로 대출을 해 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은 개시된다. 이 은행은 교내에 소문이 나면서 차츰 목돈이 필요한 친구들로부터 대출 문의가 들어오고 이들은 대출을 해 주는 조건으로 수익을 나누는 투자로 사업을 확장한다. 초기의 투자 대상이었던 데이트 매칭 앱, 동영상 콘텐츠가 대성공을 거두자 이들은 점차 투자금이 커지고 위험 부담이 늘어나는 사업까지 손을 뻗게 된다.


은행의 수익은 끊임없이 오를 것 같고 투자 문의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사업이 확장되고 위험 부담이 늘어감에 따라 서로를 보완할 수 있었던 여섯 명의 친구들은 이견이 생기고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의견 조율없이 각자 무계획적으로 사업을 벌이던 은행은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그들의 투자처였던 데이트 매칭 앱은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앱 사용이 학생회에 회부되고, 영상 크리에이터는 촬영하던 동물의 주인으로부터 무리한 수익 배분을 요구 받고, 교내 스포츠 내기는 학교 최고 문제학생과 연루되어 계속되는 협박에 시달리게 되는 등 더 이상 은행 사업을 지속하기 힘든 일의 연속이다. 과연 악동들은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머니게임>은 친구들 간의 대화를 통해 서사가 이루어지고 배경은 지문처럼 구성되어 만화책 혹은 각본을 읽는 것 같다. 덕분에 소설은 속도감 있게 읽히며 주인공 여섯 악동들 뿐 만 아니라 교내에서 각종 사업을 벌이거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로 인해 읽는 재미를 더 한다. 어른들에게는 과감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설 속 캐릭터들은 언뜻 서툴고 어리숙해 보이지만 경험이 많지 않기에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대담함이 부럽기도 하다. 소설 속 화자인 루크는 개인적 호기심이나 욕망이 아닌 아버지의 실업으로 인한 부모님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 주고자 적극적으로 은행 사업에 가담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떨군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 앉아 가혹한 진실을 마주했다.
우리는 은행을 흑자로 유지해야만 한다. 냉정하고 가혹한 현실이다.
집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내가 전략적으로 집 안 곳곳에 떨어뜨리고 다니는 작은 돈뭉치가
우리 집의 생명선이었다. (180쪽)


10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소개 된 작가는 10대 아이들의 언어로 소설을 썼다. 때문에 어른이 읽는다면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 조차 없는 아이들의 무모한 도전에 혀를 찰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무모한 도전이 아이들이 가진 특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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