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이진송 지음, 다산책방, 2019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서른 아홉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진송 작가의 평생에 걸친 운동 여정을 들려준다. 제목부터 무한 공감을
일으키며 단숨에 읽은 책에는 피식피식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웃음과 동시에 삶에 대한 예상치 못 한 사회적 담론이 담담히 담겨 있다.
# 다정도 체력
인성이라는 모호한 단어에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태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운동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일은 단순히 나 혼자 잘 살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공정한 마음을 기르고 타인을 정확하게 사랑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다정하고 너그러울 수는 없겠지만,
그런 순간을 늘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복을 챙긴다. (20쪽)
# 문무겸비 그녀
내가 뱁새의 장딴지라면 황은 황새 같다.
“복싱은 필요할 땐 사정없이 강해질 필요가 있다는 걸 알려줬고,
주짓수는 그럼에도 부드러움과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함을 알려준 운동”이라고
말하는 상황은 얼마전 주짓수 블루벨트가 되었다고 자랑했다.
부럽다, 나는 블루보틀 커피 줄이나 서고 있는데… (68쪽)
# 운동은 금메달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조바심을 내면 금방 질린다.
모든 운동이 그렇다. 우리가 해야 할 운동은 금메달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잘하거나 누군가를 이기거나 어디 대회에 출전할 필요는 없다. (164~165쪽)
운동에서 성취는 중요하다, 그러나 성취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운동이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은 종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깃든다. (168쪽)
# ‘아픈 몸’의 지속 가능한 운동
이미 아프기 시작한 몸, 앞으로 아플 수밖에 없는 몸, 아픔이
극복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일상이자 자기 자신 그 자체인 삶은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하게 닥친다.
아픔과 질병은 관리의 실패나 일상의 붕괴가 아니라,
지금까지 와는 조금 다른 조건의 삶이 다시 시작되는 일이다.
병든 몸이라도 삶의 연속성은 유지된다.
건강의 개념과 기준을 새롭게 감각한다면 많은 것이 다시 보인다.(236~237쪽)
자칭
‘운동센터 기부천사’ 이진송 작가의 운동 역사는 지극히 평범하다. 평범한 독자인 나는 그 평범함이 좋았고 나와 다른 상황에서 운동을 바라보는 철학이 새로웠다.
운동은
하기 싫지만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필요성을 결국 몸으로 체득하여 운동을 해야만 하는 당위를 찾게 되는 평범한 우리. 실패와 도전이 무한 반복되는 운동의 굴레속에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할 때, 사회적인
혐오, 배제, 차별에 만연해진 내가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