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 익명의 스물다섯, 직장인 공감 에세이
김가빈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김가빈 지음, 스노우폭스, 2019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취업을 준비하고 입사하고 퇴직하면서 겪은 26명의 경험이지만, 이는 모든 직장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올해로 직장 생활 16년차인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직장생활 중 어려운 점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사괌과의 관계일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경험담에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어려움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수로부터의 이유 없는 갈굼(?)과 냉대, 불명확한 업무 지시, 원치 않는 술자리 강요 등.


이러한 어려움에 퇴직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조직이라면 어딜가나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퇴직자를 낙오자 취급하는 분위기에서는 더더욱 그럴수밖에 없다.


 

이만한 연봉에 복지와 대출 제도까지 갖춰진 일자리를
또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쉬이 사직서를 내밀지 못했어요.
사람들이 하는 말도 무시 못했죠.
네가 여기서 나가떨어지면 그저 낙오자가 될 뿐이야.
버티면 더 올라갈 수 있는데 왜 낙오자가 되려는 거야?”(P52)

 

그리고, 교통사고가 났음에도 병가를 내지 못하고 일과 치료를 병행하며 몸을 혹사시켜야 했던 이야기는 남일 같지 않아 더욱 가슴아팠다. 살자고 일하는 것인데 몸을 혹사하며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니.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전치 두 달 진단을 받았다.
병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회사에는 나를 대체할 인력이 없었다.(
)
결국 새벽에 진통제를 맞고 출근해서 점심 먹으러 나갈 때
물리치료를 받는 생활을 이어 갔다.(P64)

 


학창시절 직업은 자아를 완성하는 것이라 배웠다. 그러나 직업은 나홀로 가질 수 없는 현실에서 직장은 자아를 완성하기 위한 수단이기는커녕 정치만 난무한 곳이다. 경제가 어렵고 삶이 팍팍해질수록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동료를 밟고 올라서려는 사람들만 있게된다. 주인의식을 요구하지만,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신입사원과 로열패밀리를 제외하면, 대체로 지급받는 급여에 정비례한다. 급여라는 말이 불편하다면 각종 복리후생을 포함한 처우라 하여도 무방하다. 임원의 10분의 1 급여를 받고 임원 만큼의 로열티를 갖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요구가 부당하다.

 


우리는 대부분 노동자로 살아가지만 학교는 우리에게 노동자의 권리 등을 가르치지 않는다. 경영마인드라는 미명하에 자본주의, 기업의 시스템을 순응하도록 가르친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요즘에도 취업만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치지만 실상은 정년을 채우기도 힘들고 50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


 

시스템이 문제이지 개인의 문제는 아니다.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문제를 개인화하며 덮지 않고 근본적인 시스템을 고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기업은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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