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드릭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20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C. E. 브록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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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은 시간이 흐른 뒤에 읽으면 색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많지요. 그런 의미에서 '소공자'로 알려진 [세드릭 이야기]도 달려 보았습니다. 저자인 버넷은 유명한 [비밀의 화원], [세라 이야기](통칭 '소공녀')도 쓴 인물입니다.

...사실 법정 성인 연령을 돌파한지 오래된 저 같은 인간에게 [비밀의 화원]이나 [세라 이야기]는 아직도 어필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조금 힘드네요...

왜냐하면 이 작품은 '세드릭은졸라짱귀엽고착했다모두세드릭에게반했다'라는 투명 드래곤 수준의 전개를 보여주기 때문에....

아니 뭐 그렇다 해도 작품 자체가 글러먹었다는 건 아닙니다. 세상의 잔인함에 노출되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남을 배려하는 것만을 배운 아이가 아주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세상의 때가 묻은 어른으로서는, 인생의 괴로움을 경험하는 세라나 처음부터 성격이 막장이었던 메리 쪽이 좀 더 공감이 간다 이거지요.

그래도 나름대로 세드릭이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라 어린애다운 유치함을 엿볼 수 있을 때는 재미있었습니다(그것조차 없었다면 이거 못 읽겠죠...). 그 성격 더러운 도린코트 백작이 손자를 사랑하다 못해 아주 목을 멜 지경이 되는 것도 유쾌했고.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진진했던 것은 당시 미국 정치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는 거. 세드릭은 공화당이었군요(...) 하긴 뭐, 공화당도 처음부터 지금 같지는 않았을 테니까..... 링컨도 공화당이었고....

도린코트 백작은 손자보고 자신만만하게 '상원에 보내주겠다'라고 하는데, 상원은 조만간 로이드 조지에 의해 거부권을 빼앗기고 어느 정도 명목만 남게 됩니다. 그때까지 백작이 살아있다면 혈압이 올라 세드릭의 걱정을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껄껄껄. 비바 데모크라시!

(이 사람 아동문학 이상하게 읽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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