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받은 식탁 - 세계 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
우에하라 요시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음식으로 즐기는 역사는 대개 재미있어요!

이 책 또한 SNS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인데 어디서 어떤 연유로 추천받았더라...=ㅁ= 독서 감상문을 늦게 쓰면 이런 폐해가 있습니다...

저자는 부라쿠민 출신으로, 단연 일본 내에서 차별받는 계층입니다. 어려서부터 곱창 튀김인 아부라카스를 자주 먹었으나 성장하면서 이것이 부라쿠민만이 주로 먹는 요리임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흑인의 소울 푸드 또한 차별 속에서 태어난 요리임을 깨닫고 이와 같은 요리들을 취재하기로 합니다.

....그 취재란 것이 저자 스스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그 지역 사람들과 대화하고, 음식을 먹어보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는 것. 굉장한 행동력.....!

미국 남부의 흑인 소울 푸드나 브라질의 페이조아다 같은 것들은 최근에는 엄연히 현지 전통음식 취급 받으니 어려운 일도 아닌 듯이 보이나.... 불가리아와 이라크 등지의 로마(집시). 이라크 자체도 치안이 위험한데 그 중에서도 지독스레 차별받는 로마의 거주지까지 가서 함께 식사한다니 그 근성에는 고개가 숙여질 따름입니다. 덧붙여 원래도 이라크에서 로마에 대한 차별은 심했지만 사담 후세인이 그들에게 여러 가지 보호를 제공하는 대신 징병한 탓에, 사담 후세인이 죽고 난 후 학대 수준으로 격심해졌다는군요. 저도 국제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봉사 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여러 성과는 요란스럽게 홍보하고 있지만 이런 로마와 같은 사람들을 인지는 하고 있는 것인지.... 현지 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해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칠듯이 깝깝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네팔에서는 불가촉천민인 사르키와 함께 힌두교도들에게 금기인 쇠고기를 먹습니다. 네팔의 카스트는 인도의 카스트와는 다른 점이 있으며, 인도에서 온 예능인 집단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네요. 네탁에서는 성이 없고 카스트 명칭을 성으로 쓰는데 사르키에 대한 차별을 완화시키기 위해 '네파리'라는 칭호로 대체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는 모양입니다. 도축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고려 시대 평민이라는 의미인 백정이라는 칭호를 붙여 차별을 완화하려 한 세종대왕의 조치가 떠오르는군요... 그러나 결과는 동서고금이 참으로 비슷합니다.

다만 사르키 해방 운동을 하는 이들도 쇠고기를 먹는 일 자체가 차별의 원인이 된다 하여 지양하는 추세라, 저자가 만난 사르키들도 평소에 그다지 쇠고기를 먹지 않아서(+어쩌다 먹어도 경제 사정 때문에 병들어 죽은 소를 먹는지라 맛이 달라서) 꽤 낯설어 하는 모습이 미묘하게 씁쓸했습니다. ....그나저나 그런 사람들에게 굳이 스키야키를 만들어 먹이는 저자!

마지막으로 저자는 부라쿠민의 요리로 돌아옵니다. 사이보시(훈제 쇠고기), 오뎅국수. 부라쿠민이 도축한 소 내장을 재일조선인 함바에 팔면서 이루어진 교류.

그토록 많은 차별을 겪고 보아온 저자는, 뜻밖에도 그것을 타파할 방법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아마 지금도 일본인들은 부라쿠민에 대한 차별이 잔존하고 있다고 하면 반색하며 부정하겠지요.....

....아, 책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어떤 요리인지 아무래도 궁금해서 아부라카스를 직접 찾아봤는데요....

곱창을 튀겨서 지방을 긁어낸 아부라카스는 보존성이 뛰어나고 고단백이라 요즘은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자본주의가 승리하는 걸까요??!!=ㅁ=

또한 SNS에서 즐겨 보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오사카를 여행하면서 이 아부라카스를 넣은 '카스우동'을 엄청나게 맛있게 드셨다는 모양이에요. 최근에는 오사카의 새로운 맛 명소라지요. 역시 자본주의가 승리(이하생략)

.....먹어보고 싶네요~~~ 카스 우동!(이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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