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축제일 한길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4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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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것을 로마의 축제에 대해서 연구한 개론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를 주목하신 분은 아마도 "저, 저거!"라는 기분이 되셨겠죠.....

....개론서이긴커녕 오비디우스의 [축제력Fasti]이었을 줄은OTL

낚였구나! 낚였어!

말 그대로, 대략 아우구스투스 시절의 이름난 시인 오비디우스의 저서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의 로마의 축제의 유래와 하는 일 등이, 신화와 역사적 사실이 뒤섞여서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왕정에서 공화정 초기의 로마의 역사 같은 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자무식이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아무리 한때 그리스 로마 신화 붐이 일어나서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해도, 이 책은 신화의 진짜 마이너한 부분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립니다. 주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주석의 분량도 압박. 거의 본문 반에 주석 반입니다. 아니 진짜루요.

....주석 좋아하는 파이지만 이정도로 많으면 뭐랄까 할 말을 잃게 되는 것이...OTL

아니 그래도 재미는 있었지만요=ㅁ=/

특히 왕정에서 공화정 초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백지 상태나 다름없는 로마 역사의 사건들을 조금은 알 수 있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뜨억했던 사건은 2차 포에니 전쟁 당시 원로원에서 여성들이 이륜 포장마차를 탈 수 없게 법을 정하자 여성들의 시위 방법이... 고의로 낙태OTL 여간 무섭지 않았습니다=ㅁ=/

신화의 마이너한 사건도 재미는 있었어요. 특히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여왕. 죄를 지은 헤라클레스가 옴팔레 여왕의 노예로 팔려가 여왕의 밑에서 여자 옷을 입고 여자의 일을 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지요. 이때 어느 밝히는 신(이름 까먹음)이 옴팔레 여왕에게 눈독을 들였던 겁니다. 그래서 여왕과 따르는 자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 그녀의 침소로 숨어드는데... 만져지는 것은 꺼칠꺼칠한 네메아의 사자의 털. 허걱 기겁한 신은 손을 더듬어 부드러운 비단옷이 만져지는 잠자리로 기어들어갑니다.

.....말해두지만 이 무렵 헤라클레스는 여왕의 비단옷을 입고, 여왕이 네메아의 사자가죽옷을 입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 신이 끌어안은 사람은 울룩불룩근육근육 헤라클레스 씨. 씨알도 안 먹힙니다. 아니 먹혔다면 그 신도 인생이 싫어졌을 거 같아. 아무튼 이 불청객을 헤라클레스는 당연한 수순으로 한 방에 날려보내고, 모두가 잠이 깨어 문제의 신을 실컷 비웃어 주었다는 이야기에는 정말 대폭소했습니다.

나중에 오비디우스의 생애를 보니 이 책을 썼을 무렵에는 이미 아우구스투스에 의해서 추방당하여 현재의 루마니아 부근에서 실의에 빠져 있었을 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아우구스투스와 그 양아버지인 카이사르에 대해 엄청나게 추겨세우고 있습니다. 아첨을 해서 돌아가고 싶었던 건지 어떤지. 에잇 빌어먹을 부자 하고 욕이라도 해줬으면... 살아남지는 못했겠지만=ㅅ= 역사에 근성은 남길 수 있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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