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 개정판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집어들면서 진냥은 생각했습니다.

해버렸다

같은 시리즈의 [망량의 상자]를 읽고서 이 시리즈 절대 안 읽어! 라고 블로그에서까지 공언했는데, 해버렸습니다. 읽어버렸다고요.

그런데 의외로 [망량의 상자]보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이 개운했달까요...

.....그보다, 텐션 업?

.....어째서. 최근 우울 일로를 달리고 있다 보니 이 작품이 반작용을 한 걸까요? 마치 떨어지는 공이 바닥에 닿으면 튀어오르듯이....

......지금 나, 혹시 조금 위험한가......이번 작품 중에서 가장 저의 주의를 끌었던 것은 주인공이자 화자 세키구치 다츠미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정확히는 그의 심리에 대한 독백이 대단히 인상깊었습니다.

세키구치는 울증을 비롯한 자신의 심리 상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어릴 적부터 자신이 미친 것이 아닐까 하는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야단을 맞을 때에도 그것으로 하여 자신을 동정하고 그것으로 하여 자신을 변호하고 있었다고.

그런데 그게 저한테는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아서 말이지요...(쓴웃음)

세키구치처럼 울증으로 발전할 정도의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요. 분명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여기에서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다'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때문에 격동의 시기가 있었다던가 말았다던가(푸핫) 그 인식이 표면적인 의식이나 행동을 지배하지는 않았지만, 괴로울 때에 그 생각에 사로잡히던 때는 몇 번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 인식에 대해서 제 반응은 약 두 가지였는데.... 전자는 '어딘가 분명 나를 허락해주는 세계가 있을 것이다'로, 이쪽을 이야기하자면 도저히 책 감상문이 되지 않으니까 넘어가고- 후자는 '그치만 난 여기 있어버렸는걸. 꼬우냐? 응? 꼬우냐?'하는 극히 반항적인 감정이었습니다. 이리하여 크건 작건 바깥 세계와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용서받으며-

결과적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세계 또한 나를 공격할 때가 있고 또한 받아들일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름대로 극복했다고나 할까 어쨌달까요(웃음)

뭐, 아직도 그 점에 대해서는 수행중입니다만.

...[망량의 상자]를 읽을 때에, 세키구치 또한 망량을 감춘 상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헌데 그가 안에 감춘 것이 망량이건, 우부메이건.

비록 정도나 방향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가 나와 같은 것을 감춘 인간이라면.

나 역시 망량을 우부메를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키구치처럼 살았다면 세키구치처럼 홀리고, 료코처럼 살았다면 료코처럼 나뉘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나도 마찬가지로 한 마리 요괴를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자

저 망량이, 저 우부메가. 저 요괴들이

애처롭고, 슬프며.....

사랑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인간, 이라는 이름의 요괴가-

....어이 지금 나 진짜로 위험해!(풉)

농담입니다. 그렇게까지 맛가진 않았어요>ㅁ<)> 어차피 현실은 영어인증시험을 목전에 둔 대학 수료자일 뿐이고 말입죠.

결론은 이 작품에 사로잡혀버렸다는 거로군요. 반했다- 같은 게 아닙니다. 포획되었다는 겁니다. 이 작품의 요괴들을 애처롭게 여기고 말았으니까.

결론 그 2. 교고쿠도와 세키구치와 에노키즈와 기바슈의 남자의 우정 라인은 참 보기 흐뭇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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