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13
마음이나 감정의 순수성을 판단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그 마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조건을 모두 없애고 난 다음에도 그 사랑, 그 우정이 유지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돈이 없고 외모가 초라해도 상대방이 날 사랑할 것인지, 내가 가난하고 성격이 고약해도 친구가 나와의 우정을 유지하는지 같은 식으로 말이다.
2. 30
웃음이란 뭔가에 크게 놀라긴 했는데 동시에 그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느낄 때 나오는 표정이다. 이는 코미디의 기본 요소가 바로 놀라움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즉, 사람들을 웃기려면 일단 놀라게 해야 한다.
3. 45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애초에 살던 방식대로 계속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철들고 나서 알게 된 세상의 모습이 죽을 때까지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변화하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탈출구도 없는 궁지에 몰려야 간신히 아주 조금 변화한다.
4. 67
영화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환상을 건드려야 한다.
5. 75
발달심리학자 쥬디스 리치 해리스
"나는 '사회화'란 일종의 모래시계 같은 모양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처음에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인으로 시작해서 집단의 압력에 의해 한데 묶여서 보다 비슷해진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집단의 압력은 점차 약해지고 개인차가 다시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독특해지는데, 왜냐하면 자신들의 특이함을 숨기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과 달라져도 별로 심한 벌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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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초보는 제멋대로이고, 중수는 획일화되어 있고, 고수는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제멋대로가 된다. 초보의 제멋대로는 미숙하기 때문이지만, 고수의 제멋대로는 기술을 통해서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6. 103
부모가 아이를 놓아 주어야 아이는 자란다. 부모가 아이를 붙잡으면 아이는 자라기 위해서 부모를 버려야 한다.
7. 112
만화나 영화나 이런 식으로 부수어 대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은 우리가 도시의 꽉 짜인 일상과 제도를 늘 편안하게만 느끼는 것이 아니며, 이런 것들을 부숴 버리거나 무시해 버리고 싶은 욕망이 마음속 한 켠에 숨어 있음을 의미한다.
8. 123
착하다는 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에 대해서 섣부른 지식만이 있는 상태이거나 현실적으로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행동규범을 따르려는 것을 말한다.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대안이나 규범을 내놓고 그걸 따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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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면의 문제와 바깥의 문제를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깨끗이 해결해 주는 성배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 당신이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다. 결국 어떻게 하든 문제는 계속 생기기 마련이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떤 문제들을 데리고 살 것이냐(다시 말해서 어떻게 살 것이냐)이지, 지금 사는 방식에서 좋은 것만 남기고 나쁜 것은 없애는 그런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10. 300
두려움이 있어야 안도감이 있고, 고통이 있어야 쾌감이 있다는 뜻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만약 우리가 불행을 느끼지 못한다면 동시에 행복도 느낄 수 없게 된다. 즉 불행을 없애면 '행복 vs 불행'이란느 감정 쌍 자체가 사라진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