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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 개정판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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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포항 구룡포 과메기 축제를 직접 방문했을 때, 지역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활기를 띠고 있었습니다. 시장과 식당, 숙박업소까지 방문객들로 붐비며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과메기 판매 부스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지역 어민들이 직접 나와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축제 이틀 동안 약 2만 명이 방문해 10억 원가량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는 결과도 실감이 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개정되어 출간된 오치 도시유키 저자의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를 읽으며,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한 지역의 경제와 문화, 나아가 역사를 바꾸는 ‘물고기’의 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청어의 회유 경로 변화로 발트해의 한자동맹이 몰락하고, 네덜란드가 청어 무역을 통해 유럽의 패권국으로 부상한 과정을 다룹니다. 또한 중세 기독교의 단식일과 ‘피시 데이’ 제도가 생선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며 경제적 패권의 이동을 이끌었고 청어와 대구를 중심으로 바이킹의 침략, 신항로 개척, 미국 독립전쟁 등 세계사적 사건들을 새롭게 조명하였습니다.

경제와 무역의 흐름이 물고기로 인해 완전히 뒤바뀐 사례들은 인류 문명의 예측 불가능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물고기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 경제, 문화의 연결고리로 존재해왔음을 책은 생생히 전합니다. 읽는 내내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탁 위의 물고기가 사실은 인류사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깊은 여운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