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마르크 샤갈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다.

 

    아라비안 나이트, 혹은 1001야화. 한동안은 천일야화라는 말을 1000일야화로 이해했던 적이 있다. 책을 보다 보면 1000일야화로 설명하는 곳도 더러 있었다. 1001야화인지 1000일야화인지를 조사하려고 여러 책을 뒤적거렸던 기억이 났다. 그에 대한 것부터 확실히 매듭을 짖자. 1001야화다. 옮긴이는 말한다. "목숨을 건 일천 번 바을 지나고서도 여전히 백척간두인 삶은 마침내 일천하루의 밤을 새고서야 그 지속을 보장받는다. 천 번이 아나라 천번과 하루의 이야기, 이 사족 같고 잉여 같은 하루가 있기에 우리의 삶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게속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하려는 것인가?"(p10)라고.. 하여간 그 유명한 아라비안 나이트를 처음으로 "읽"었다. 어렸을 적에 tv인형극을 통해 아라비안나이트의 몇몇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긴 하다. 동화책을 통해서 알라딘의 요술램프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 등도 접하기는 했다. 하지만 정식으로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됐다. 더군다나 이 책은 "샤갈"의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화가의 이름이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는 유명한 화가의 이름을 들으면 괜실히 주눅이 든다. 그리고 알아둬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한다. 유명한 화가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 아라비안 나이트의 결합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책 첫머리에 옮긴이의 말을 통해 아라비안 나이트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단일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천여 년에 걸쳐 여러 작가, 번역가, 학자들에 의해 수집된이야기 묶음집이다."(p7)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많은 국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의 성격이 담겨 있는 이야기 정도로 그 성격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래동화나 민담 속에서는 호랑이가 담배를 피기도 하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며 사람의 말을 해대며 사람을 위협하기도 한다. 어린 오누이를 속이기 위해 엄마 흉내를 내는 호랑이도 등장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나무꾼과 함께 살기도 한다. 상식적으론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지만 "그랬으면 좋겠다"거나 "그랬다면 어땠을까?" 등의 바램이나 호기심 등이 그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재미가 있으면서도 그 속에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아라비안나이트 역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아라비안나이트는 좀 황당한 면이 있다. 속된 말로 "뻥"이 좀 심한 이야기라 황당하긴 하지만 재미도 있다. 보통의 사고를 뛰어넘는 신기한 요소가 아주 강하다.

 

   이 책에는 네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각 주제에 맞게 그린 샤갈의 그림 몇몇 점이 함께 실려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하늘을 나는 목마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나르는 양탄자에 관한 이야기도 아라비안나이트의 일부였던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목마와 그를 이용해서 사랑을 쟁취하게 되는 왕자에 관한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이 이야기가 1000여년전 사람들의 공상과학 영화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하늘을 날아다닌다거나 바다속(보석을 돌덩이마냥 취급하는 풍요로운 곳)을 구경하는 등의 이야기는 동화로도 손색이 없다. 구전되어 온 각 민족의 이야기 속에는 그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 속에서도 유일신 "알라"에 대한 믿음과 그들의 성관념, 도덕관념, 일상적인 상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에서는 우호적이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던 관계가 죽음에 대한 작은 생각의 차이로 파탄나고 만다. " 자네, 육지사람, 그대는 알라께서 맡기신 물건이 아닌가?' "맞네." " 그렇다면 알라께서 맡기신 물건을 되찾아 가는데 어찌하여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가? 그것을 보고 어떻게 내가 예언자를 위한 물건을 자네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p164).

 

    그리고 상인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 나라 이야기속 주인공들이 농부와 나무꾼 등 자연경제를 기반으로 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비해 이들의 이야기에선 상인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은 살아온 환경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은 세에라자데가 죽음을 면하기 위해 날이 밝아올 때까지 왕에게 해 주는 신기한 이야기의 연속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지어낸 임기응변적인 성격이 강한 듯 하다. 그리고 죽음을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이야기의 진행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나는 하룻밤의 이야기가 꽤 길 것이라 여겼는데, 생각보다 짤막짤막하다. 샤갈의 그림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잘 모르겠다. 몽환적인 인상. 그리고 가끔은 낙서 같은 느낌이다.  샤갈의 그림과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비한 이야기와 어우러져 아주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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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삼양미디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 이번엔 "미국역사"다. 미국. 그리고 그들의 역사.

글쓴이는 머리말에서 미국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은 동경과 반발심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갖게 하는 신기한 나라이다."라고.  아메리칸드림, 내겐 미국이 아직은 동경의 대상이다. 부와 자유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지 못한 넓은 영토, 그리고 국제 관계에서 그들이 가진 힘의 우위까지.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많은 것에서 기인하는 반발심 또한 어쩔 수 없다. 언젠가 "fucking usa"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 내가 봐온 멋진 미국 뒤엔 얼마나 추악한 진실이 있었던가를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던가. FTA며,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최근 국내 문제 때문에라도 미국에 대해서는 부러움만큼이나 반발심을 키워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미국의 역사를 통해서도 미국이란 나라가 자꾸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학창시절 배웠던 미국의 역사는 멋졌다. "종교의 자유"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신"대륙에 정착했고, 독립을 쟁취하고 이루어낸 신세계. 독립선언을 통해서는 인간의 천부인권을 주장했으며, 이후 노예"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렀던 나라. 세계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경찰국가 미국. 대충 그 정도였던 듯 하다. 하지만 미국의 역사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모순과 부도덕함이 숨겨져 있는지를 알게 된다.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서문 "미국역사 훑어보기"와 맺음글 "미국의 세기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를 통해 미국역사의 개괄적인 틀을 설명하고 있고, 책의 본론이라 할 수 있을 1부에서 3부까지는 "공간, 환경, 경제발전으로 본 미국역사" "각양각색의 미국인" "국민통합제도와 문화"의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2부와 3부에서 다루는 "미국인"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는  "미국인"이라면 "백인남성"부터 떠올렸다. 이 책에서는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미국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간 봐온 "백인""남성"중심의 미국역사에서 빠져있던 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 흑인 노예들, 여성, 아시아계 이주민, 그리고 히스패닉, 라니노로 불리우는 남미지역 출신자들에 관해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미국 내의 인종대립이라면 늘 흑인VS백인의 대결구도만 알았는데, 백인 중에서도 영국계나 북부유럽계가 우월시 되고 이탈리아계 백인이 열등한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 게 된 사실이다. "인종문제를 다룬 영화에서 흑인과 대치하는 백인으로 이탈리아계가 등장한 경우가 적지않다."(p140)는데, [정글피버]나 [올바르게 살아라]등이 그런 작품이란다.  예전에 읽었던 미국소설 [스카페이스]의 주인공 생각이 났다. 한 여자로 인해 마피아 보스가 된 한 남자의 어둠침침한 인생사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주인공 역시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었던 것 같다.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미국인 이외에도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미국인과 그들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간 통시대적으로 서술된 개론서류의 미국역사책만 접해 왔기 때문인지 이 책의 구성을 보면서 약간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해력 부족 탓일까..? 그리고 또 하나, 이 시리즈 중에서 지난번에 읽었던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성서이야기]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잘못된 글자가 많다. 잘못된 글자 뿐만 아니라 번역상의 문제(저자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아루가 나차ㅡ키, 유이 다이자부로"라는 이름을 통해 일본인이겠거니 짐작할 따름, 저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점도 아쉽다)인지 원문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문맥상 말이 통하지 않는 문장이 자주 눈에 띄어 책 읽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점 또한 아쉬웠다. 미국역사라는 큰 숲을 살피는데 자꾸 걸리적거리는 잘못 심어진 나무(글자)들. 출판 전에 꼼꼼히 교정 좀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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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 -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의 해부학 연구
마르셀로 G.지 올리베이라 외 지음, 유영석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넓고 읽은 책은 많다..?

    특이한 책을 만났다.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이란 제목의 책. 다빈치코드의 영향 탓일까..? 그 책과 영화 이후론 미술가의 이름이 담긴 책들을 접할 때면, 다빈치코드와 같은 그런 느낌을 기대하고 책을 접하게 된다. 얼마전에 읽은 "렘브란트의 유령"이 그랬고, 지금 막 읽기를 끝낸 이 책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도 그랬고. 내 머리속으로 이미 이 책은 어떤 내용이겠지 하고 짐작, 혹은 기대를 하고 책을 읽었기 때문일까? [렘브란트의 유령]이나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을 읽으면서 다소 실망했다. [렘브란트의 유령]은 그저 유명화가의 이름만을 차용한 볼꺼리에 치중한 이야기 구성이란 점에 실망을 했지만, 이 책은 너무나 과학적인 책이라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전혀 맞닿는 부분이 없어서.

   

   제목의 "비밀"이란 단어. 나는 그 단어를 이런 식으로 해석했다. 미켈란젤로는 하느님 혹은 예수로부터 엄청난 계시를 받고 그 비밀을 그가 그린 그림 속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라거나 르네상스기를 살았던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분석해 보니, 그 이후에 벌어질 엄청난 역사적인 사건들을 예언한 듯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았으며, 그 예언들은 사실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는 둥의 그런 비밀을 파헤치는 책 쯤으로 짐작했던 했던 것은 나의 괜한 공상이었나 보다.

   이 책의 두 저자 질송 바헤토와 마르셀로 간자롤리 지올리베이라는 한 명은 의사, 한명은 화학연구소의 교수. 책의 성격을 파악하려면 저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한다. 아주 과학적인 직업을 가진 그들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천장벽화를 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의과대학 시절의 질송 바헤토가 처음으로 접한 시스티나 천장벽화의 모습.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 나는 내가 다니고 있는 의과대학의 해부학과에서 주최하는 긴 일정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내 머리속에 온통 해부학 공부에 관한 생각 밖에 없었는지, 나의 눈에는 그 그루터기가 해부도 속의 대동맥궁으로 보였다."(p18).  부처님 눈에 부처만 보이고 거지 눈엔 거지만 보인다더니.. 의사 눈엔 모든 것들이 사람의 인체로 보이는 것일까...? 그 후 몇몇 학술논문을 통해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대해 그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연구자들이 있음을 알고 그는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이 책의 첫 장에선 미켈란젤로의 삶에 대해 아주 간략히 서술하고 있다. 회화보다는 조각에 관심을 더 기울였고, 다른 예술가들과는 끊임없이 불화했다는 그의 모습에 대한 간단한 설명. 그리고 그 다음 장부터는 시스티나 천장벽화의 각 부분에서 살펴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의 해부학적 지식에 대한 설명이다. 이 책의 저술의도 또한 그런 것이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들 중 한 사람이 남겨 놓은 위장된 해부학 실험의 도상학적 결과물을 드러낼 것이다."(p24)  저자들의 설명을 따르자면 미켈란젤로는 해부학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스티나 천장벽화의 그림 부분부분에서 해부학적 지식을 차용한 이미지들이 아주 많다는 것. 천장벽화의 각 부분과 해부학드로잉을 나란히 두고 비슷한 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더러 놀랍기도 했지만 놀라움보다는 오히려 억지 연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 나의 무식함을 드러내는 말이 될까..? 하지만 난 그랬다. 저자들의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지만, 그것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는 못했다. 죽은 미켈란젤로를 깨워서 "당신이 정말 그런 의도로 그림을 그렸던 거요..?"하고 물어보고 싶었던... 하지만 뭐, 과학적인 사고를 지닌 저자들이 그렇다는데 믿어야 하겠지 싶기도 했고..

  그간 잘 몰랐던 미켈란젤로에 대해서 좀 더 알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작품이 큼지막하게 실려 있어 눈이 아주 호사로운 책이었다는 점 정도로 나는 이 책에 만족해야할까 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나의 앎이 이 정도 밖에 되지 못해 저자들의 말에 깊이 공감할 순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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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
하야사카 다카시 지음, 윤홍석 옮김 / 북돋움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명백하게 부도덕한 사명을 가진 그들? 미국에 관한 이야기.

 

    해외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가 아마도 미국 아닐까...? 미국. 어렸을 때부터 뉴스에서 미국을 "美"자 한 글자로 줄여서 표현하는 걸 봐온 터라 그런지 나는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인 줄 알았다. "미국에 사는" 이모 혹은 고모를 자랑스레 얘기하는 친구들도 종종 봤던 것 같다. 아메리칸 드림.. 미국에만 가면 다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땐가, 같은 동네에 살던 내 짝의 가족이 미국으로 초청 이민을 갔었다. 그리고 한 두어핸가 후에, 그 가족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친구분이기도 했던 그 아이의 아버지께선 종종 우리 집으로 놀러오곤 하셨는데, 그 때마다 술을 과하다 싶게 마시곤 하셨고, 그 때마다 하시던 이야기는 미국에서 겪었던 말 못할 고생에 대한 것이었던 듯하다. 언어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동양인이라고 무시당했던 일에 울분을 터뜨리곤 하셨다.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미국에 들어가느라 이미 한국의 재산은 정리했던 터였고, 다시 돌아온 한국에도 적응하기 힘들어 하시던 그 분은 술로 세월을 보내다 몇 해 후 돌아가셨다. 그 가족을 보면서 처음으로 미국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나라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듯 하다. 또 하나, 당연히 "미국=美國"이라 생각했었는데, 같은 한자권인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미국=美國"이 아니라 "米國"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고 놀랐었다. 그리고 미국의 역사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면서 미국은 결코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라 차라리 추악한 나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의 미국인들이 "명백한 사명"이라 스스로 천명했던 서부개척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아주 신랄하게 꼬집어내고 있는 책이다. [Joke,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는 제목만 보고선 미국에 대한 농담만 잔뜩 실어놓은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미국 국내외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그와 함께 살펴볼 Joke가 함께 수록된 책이다. 읽으면서 "이 책 좀 위험하지 않나.."하는 소심증이 더해진 고민을 했다.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더할나위없이 강력한 힘의 우위를 자랑하는 나라, 미국을 다각도로 꼬집는 책을 보니, 괜한 위축감에 어린 고민과 함께 통쾌함이 교차한다.  이 책은 "이상한 나라 미국, 그 중에서도 現 부시정권"에 대한 비틀기이다. 야구를 좋아하고, 40대까지 알콜 의존증이 있었으며, 신을 열렬히 믿지만 포용력을 갖지 못하고 전쟁을 일삼으며, 멍청한 "부시"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워하고 싶지만, 미국이 가진 엄청난 영향력과 힘 때문에 드러내놓고 미워하기 힘든 나라 미국에 대해 가해지는 비판을 보고 있자니 속이 다 시원할 정도..

 

 그 중에서 "사형의 이유"라는 조크 하나를 인용해보자면 이렇다.

   "부시 대통령은 결국 전쟁 범죄인으로서 국제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부시는 화난 얼굴로 홍조를 띠면서 소리쳤다. "이라크에서는 잘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지 하나의 나라에 대해 잘못을 저질렀을 뿐인데 사형이라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다!" 그러자 재판관은 안색의 변화 없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사형하는 것은 이라크 때문이 아니다. 앞으로 몇 개의 이라크와 같은 나라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당신이야말로 긴박한 위협이 예측되기 때문에 '예방적 선제공격'을 취한 것이다.""

   9.11이후 2002년 9월 발표한 '부시독트린'을 비아냥 거린 이런 조크. 통쾌하다. 결코 아름답지도 않으며, 세계의 경찰국의 자격도 없는 나라 미국의 추악하면서도 현실적인 면을 살피기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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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풀어야 할 창의영재 수학 퍼즐 Level 1 - 영재성 계발 도서관
삼성수학연구소 지음, 송선범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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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젠가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신문을 펴든 적이 있었다. 관심을 끄는 내용이 별로 없어 이면저면 대충 훑어보다가 마침 퍼즐문제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퍼즐이나 십자말 풀이 같은 퀴즈란을 보면 그냥 못 넘어가는 호기심에 재미있어 보였다. 규칙은 간단했다. 가로 9칸 * 세로 9칸에다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채워넣되, 같은 줄에는 한번 쓰인 숫자가 중복될 수 없다는 것. 그 퍼즐이 뭔지도 모르고 대충 덤벼들었다가, 그날 오후엔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다. 도무지 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퍼즐칸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하면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런 퍼즐을 "스토쿠"라고 한다는 걸 알고 한동안 스토쿠 푸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친척 아이에게도 스토쿠문제를 알려줬었는데(물론, 초등학생용으로 쉽게 나온 것이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문제를 푸는 모습이 보기 좋았었다. 산만한 아이였는데, 퍼즐을 풀면서도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숫자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수학이란 과목을 어렵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 너무 마음에 든다.

 

   [창의 영재 수학 퍼즐]레벨1은 내가 짐작하기론  기본적인 사칙연산이 가능한 아이라면 입학전 아동과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범위의 아이들까지 풀기에 적절한 수준인 듯 하다. 구성은 "규칙찾기퍼즐",  "그림퍼즐", "도형퍼즐", "복면산 퍼즐", "논리 추론 퍼즐" "창의력 사고 퍼즐"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인인 내가 풀기엔 비교적 쉬운 문제들이다 싶었지만, 초등학생 저학년의 눈높이로 보자면 정복욕이 생길 것 같은 흥미로운 문제들이 많았다. 이 책에 실린 유형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규칙찾기퍼즐"에서는 수열의 빈 칸 혹은 다음에 올 숫자를 찾는 퍼즐이나, 그림 혹은 도형의 배열에 관한 문제들이 주로 소개되어 있다. 그림퍼즐에선 같은 그림 두 개 중에서 다른 부분을 찾는 퍼즐과 여러개의 그림중에서 같은 그림을 찾는 문제들. 이 부분은 아이들의 관찰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린 시절 공책 뒷부분에 많이 그려져 있었던 미로찾기도 등장하고 칠교판을 통해 모양을 만들어 보는 퍼즐도 있다. 복면산퍼즐 부분을 아이들이 어려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글쎄.. 어떨지 잘 모르겠다. 문제만 빡빡하게 들어있는 수학문제집이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이런 문제집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책을 보면,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부지런해야 할 것 같다. 수학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자꾸 접하도록 자극하고, 또 아이랑 함께 놀이하듯 수학문제에 접근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키워주는 부모의 역할이 이런 류의 책과 만난다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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