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삼양미디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 이번엔 "미국역사"다. 미국. 그리고 그들의 역사.

글쓴이는 머리말에서 미국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은 동경과 반발심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갖게 하는 신기한 나라이다."라고.  아메리칸드림, 내겐 미국이 아직은 동경의 대상이다. 부와 자유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지 못한 넓은 영토, 그리고 국제 관계에서 그들이 가진 힘의 우위까지.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많은 것에서 기인하는 반발심 또한 어쩔 수 없다. 언젠가 "fucking usa"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 내가 봐온 멋진 미국 뒤엔 얼마나 추악한 진실이 있었던가를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던가. FTA며,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최근 국내 문제 때문에라도 미국에 대해서는 부러움만큼이나 반발심을 키워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미국의 역사를 통해서도 미국이란 나라가 자꾸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학창시절 배웠던 미국의 역사는 멋졌다. "종교의 자유"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신"대륙에 정착했고, 독립을 쟁취하고 이루어낸 신세계. 독립선언을 통해서는 인간의 천부인권을 주장했으며, 이후 노예"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렀던 나라. 세계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경찰국가 미국. 대충 그 정도였던 듯 하다. 하지만 미국의 역사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모순과 부도덕함이 숨겨져 있는지를 알게 된다.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서문 "미국역사 훑어보기"와 맺음글 "미국의 세기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를 통해 미국역사의 개괄적인 틀을 설명하고 있고, 책의 본론이라 할 수 있을 1부에서 3부까지는 "공간, 환경, 경제발전으로 본 미국역사" "각양각색의 미국인" "국민통합제도와 문화"의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2부와 3부에서 다루는 "미국인"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는  "미국인"이라면 "백인남성"부터 떠올렸다. 이 책에서는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미국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간 봐온 "백인""남성"중심의 미국역사에서 빠져있던 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 흑인 노예들, 여성, 아시아계 이주민, 그리고 히스패닉, 라니노로 불리우는 남미지역 출신자들에 관해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미국 내의 인종대립이라면 늘 흑인VS백인의 대결구도만 알았는데, 백인 중에서도 영국계나 북부유럽계가 우월시 되고 이탈리아계 백인이 열등한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 게 된 사실이다. "인종문제를 다룬 영화에서 흑인과 대치하는 백인으로 이탈리아계가 등장한 경우가 적지않다."(p140)는데, [정글피버]나 [올바르게 살아라]등이 그런 작품이란다.  예전에 읽었던 미국소설 [스카페이스]의 주인공 생각이 났다. 한 여자로 인해 마피아 보스가 된 한 남자의 어둠침침한 인생사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주인공 역시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었던 것 같다.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미국인 이외에도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미국인과 그들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간 통시대적으로 서술된 개론서류의 미국역사책만 접해 왔기 때문인지 이 책의 구성을 보면서 약간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해력 부족 탓일까..? 그리고 또 하나, 이 시리즈 중에서 지난번에 읽었던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성서이야기]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잘못된 글자가 많다. 잘못된 글자 뿐만 아니라 번역상의 문제(저자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아루가 나차ㅡ키, 유이 다이자부로"라는 이름을 통해 일본인이겠거니 짐작할 따름, 저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점도 아쉽다)인지 원문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문맥상 말이 통하지 않는 문장이 자주 눈에 띄어 책 읽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점 또한 아쉬웠다. 미국역사라는 큰 숲을 살피는데 자꾸 걸리적거리는 잘못 심어진 나무(글자)들. 출판 전에 꼼꼼히 교정 좀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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