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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별일은 없어요
신은영 지음 / 알비 / 2020년 1월
평점 :
마음창고라고 표현하는 작가님의 말이 참 예쁘다.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음속 창고에 쌓인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글로 옮겼다.
먼지가 한가득 쌓인 이야기에 후후,
바람을 불어대는 일이 반복 될수록 점점 마음 창고가 가벼워졌다.
그러다 마음 창고에 햇살이 조슴씩 스며들어와
습한 기운마저 말끔히 날려버리자
비로소 삶이 경쾌해졌다.'
[오늘도, 별인은 없어요]라는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글귀이자
책을 여는 첫 글귀이다.
책장을 넘기기 전 작가님이 말하는 '마음창고'라는 단어를 조용히 되새기며
나는 내 마음창고를 들여다 본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해보았다.
나는 과거의 일도 온전히 지금의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서인지
과거의 일들을 좋았던 일도 더더군다나 나빴던 일들은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 온 편인 것 같다.
그런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책속에서
'흰곰을 잊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들어있었다.
두그룹을 나눠 한 그룹은 흰곰에 관해 생각할것을
다른 그룹은 흰곰을 생각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한다.
결과는 예상하는 것처럼 흰곰을 생각하지 말것을 요구했던 그룹이
더 많이 흰곰을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특정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막으면 결국은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지난간 일이니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일이니까,
생각한다고 다시 좋아지지 않을테니까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늘 과거의 생각을 덮어두려고만 했었는데 그런 내 잘못된 방법이
과거를 과거로 두지 못하고 현재와 같이 느끼게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엄마와 시장에 가고 싶어하는걸 알면서도 막내를 뿌리쳐
막내가 다쳐 그 순간의 외면을 후회하는 엄마의 탄식이나
현실의 부서진 파편들을 확인하며 절대로와 같은 단어는
점점 사용하지 않게 됐다는 작가님의 글귀도 꼭 내얘기를 적어둔 것 같아
공감이 되고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곤 하면서 글을 읽어 내려간 것 같다.
매일 마음창고에서 한가지 이야기만 꺼내서 글을 쓰려 노력하고,
그렇게 미지근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경험하고 쌓아가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은
누구나 읽고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작가님처럼 지나간 마음창고에 있는 글들을 예쁘게 다듬는 재주는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마음창고의 일들을 꺼내어 글을 써보며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따뜻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의 책이라
따뜻한 봄이 기다려지는 지금같은 날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지근하지만 확실한, 마음창고를 정리하고, 내 삶을 경쾌하게 만들어줄
작고 따뜻한 에세이 한권을 읽어내어 내 삶도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