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이야기들 어스시 전집 5
어슐러 K. 르귄 지음, 최준영.이지연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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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책을 보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이 책의 발간 소식을 보았을 때의 그 반가움이란! 진부한 표현이지만, 마치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내용은 어스시 3부작의 외전 격인 중/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창기 로크 섬의 현자들 이야기, 게드의 스승인 침묵의 오지언 등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줄지어 있다 ^^;; 어스시의 마법 세계는 읽으면 읽을 수록 철학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는데, 이 외전들을 읽으면서 한층 더 넓고 깊어진 어스시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었다. 부록으로 르 귄이 직접 얘기하는 어스시 세계의 설정까지 있으니 어스시의 팬으로써 그야말로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어스시 시리즈의 마지막인 '다른 바람'만 남았다. 내가 어지간한 용 나오는 얘기는 다 좋아하는데(;;) 이 책도 용이 나온댄다. 빨리 나와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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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게임 클럽 오딧세이 (Club Odyssey) 5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백석윤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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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엔더라는 천재 아이가 버거라는 지구 인류의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겪는 특수 훈련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쓸 수 있다. 또한 이 이야기는 한 아이의 성장기, 리더십의 표본,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 등 많은 주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각도에서 조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폐부를 압박해오는 잔인한 이야기라고 하는 편이 내가 느낀 진상에 가깝다. 이렇게나 재미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기력함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고, 그 한 사람은 천재지만 동시에 열 살도 안된 아이인데, 이 아이가 생존의 본능과 살인의 죄책감과 고독만이 남는 전쟁 게임을 겪고 이겨나가는 이야기라니. 아이는 아이다움을 잃어버린 채, 훈련하면서 계속 고뇌하고 또 고뇌한다. 이런 잔인한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게, 아이에게 세상의 운명의 걸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무기력한 모습에서 자신의 비겁함도 언뜻 비쳤다는 게, 아마도 읽는 내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느낀 요소가 아닌가 싶다. 과연 다른 모든 인류의 생존권이, 이 한 아이의 행복한 일상보다 더 소중하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 다른 모든 인류를 위해 이 아이를 희생하는 것이 정당한가?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읽을 때도 느꼈던 그런 불편함이었다. 읽는 내내 제발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이기를 바랐다. 그래야 불편한 마음이 가실 것 같았으니까.

결국 수많은 이 책의 테마 중 내가 읽어낸 부분은 '인간, 또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존엄성'으로 귀결된다. 엔더가 지니고 있었던 인간적인 마음과 고뇌가 바탕이 된 책의 결말을 보고, 끝까지 읽은 보람을 느꼈다. 엔더,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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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SF 르네상스 1 - The Hard SF Renaissance 1
데이비드 브린 외 지음, 홍인수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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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출판된 SF 단편선집들이 은근히 많지만(시간여행이니 플레이보이니 걸작선이니 등등), 어쩌다 SF 책들을 마음 가는 대로 마구 읽다보니 나에겐 이 책이 처음 읽는 SF 단편선집이다. 다행스럽게도 첫 선택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제목은 '하드' SF이지만, 읽어나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하드'함이 아니라 소설의 아이디어 자체가 조금 더 과학적인 논리와 엄밀성을 바탕으로 한 '하드'함이었기에 오히려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 이야기들이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탄탄하고도 독창적인 세계관과 문제제기를 가지고 있어서 책을 보고 있자니 마치 열 가지 색깔의 보석이 가득 들어있는 보석 상자를 떠올리게 한다. 

<올림포스 산>,<기러기 여름>, <헤일로>, <불사조 품기>, <매로우>는 우주 여행 혹은 행성 탐험에 대한 이야기로, 그 자체로도 완결되는 단편이면서도 이 우주 세계관 안에서 또 다른 시리즈가 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베른의 <해저 2만리> 이후로 처음 읽어보는 해저 탐험 이야기인 <틈새>를 읽으면서 내내 300기압의 바닷물이 나를 짓누르는 듯 숨이 막혔고, <리얼리티 체크>, <어느 성화학자의 생애>, <착한 쥐>는 블랙 유머러스 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을 정도로 사회 현상을 풍자하면서도 진지하기 짝이 없었다. <시간의 모래성>은 '양자 거품'으로 인한 과거의 파동 변화라는 개념과 막판의 작은 반전(?)이 신선했다.

SF 소설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제목대로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대체로 하드 SF로 분류되는 것이라면, 하드 SF야 말로 SF 본래의 의미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하드해야만 훌륭한 SF라는 것은 아니고. Science Fiction이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니 이 정도 과학적인 서사는 있어줘야만 뽀대가 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과학적인 뽀대와 대중적인 재미 모두 갖췄다. (SF 소설을 많이 보지 않아서 이 단편들이 참신한지 아니면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사골탕 주제들인지까지는 감이 오지 않는다. 일단 내겐 모두 재미있었다.)

'하드'하다는 말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가지신 분이라면, 그럴 필요 없으시겠다. 상세히 바닥까지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는 나 같은 사람도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과학적 상상력에서 나올 수 있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거기에 크로스하는 인간상들을 즐기시면 되겠다. 2권도 어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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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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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나 '신들의 사회' 등 젤라즈니의 다른 장편들에서 볼수 있는, 장쾌한 젤라즈니식 SF 무협 활극(;)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을까. '앰버 연대기'의 그 유명한 헬라이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묘사한 화려한 수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이것은 '어색한' 젤라즈니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어버렸다. 물론 젤라즈니 소설이 모두 무협 활극일리도 없고;; 이 책처럼 고독한 싸나이의 자아 찾기라는 주제도 충분히 읽을만한 거리이건만. 어째 읽는 내내 못내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듯이 불편했다. 빌려왔다는 나바호 족의 신화도 왜 이렇게 산만하게만 느껴지는지.. 내가 원래 몰랐던 내용의 신화라서 그런건지..

불만만 잔뜩 늘어놓은것 같은데, 그래도 '트립박스'라거나 '텔레파스'등의 설정은 소소한 즐거움을 던져준다. 아니, 순간이동을 이렇게 쉽게 해도 되는 것인가! ^^;; 그러고보니 젤라즈니식 초능력 설정은 여기서도 나온다. 별 과학적 설명 없이 그냥 그 세계관을 받아들이면 되는 초능력;; 주인공과 캣의 쫓고 쫓기는 사냥도 한가지 오락거리로 볼수 있고. 좀더 생각하며 보자면.. 자아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에게서는 결코 도망칠수 없다는 오래된(?) 테마를 다시 한번 되새길수 있는 기회라고나 할까..

음.. 결론.. 난 역시 어려운 얘기보다는 쉬운 얘기가 좋다. 이 책은 젤라즈니 팬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하지만, 젤라즈니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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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패트롤 - 타임 패트롤 시리즈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4
폴 앤더슨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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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패트롤. 이름만 많이 듣고 보지는 못했던 그 책을 이번 기회에 보게 되었다.다 읽고 나니 유명한 책은 역시 유명한 이유가 있구나 싶다. 매우 재미있었다.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꿀수 있다니.. 진부한것 같지만 상상만으로도 유쾌하고 숨막히는 설정 아닌가. 여기에 언뜻 무뚝뚝한것 같으면서도 하는 행동을 보고 있자면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 그리고 질서정연한 시간 여행 논리에 따른 사건의 전개 덕분에 유희를 즐기는 기분이었다. 먼 고대부터 페르시아, 로마, 현대 사회 등을 마치 그 시대에 진짜 간 기분으로 즐길수 있었다.

비단 SF 팬이 아니더래도, 읽어보지 못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연작들을 즐길수 있을 것이다. 타임패트롤 2,3권이 곧 출간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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