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3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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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의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Chair Person)’는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이 되어버린 의자 이이기를 그린 소설이다.

오래 사용한 물건에 혼이 깃든다고 한다. 소위 도깨비라는 것이다. 보통 물건의 소중함과 이어지기도 하는 이런 이야기들은 동양에선 흔하다만 서양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과연 동양의 물건 도깨비와는 또 어떻게 다르게 그렸는지 비교해보게 된다.

동양의 물건 도깨비가 요정이나 작은 신과 같은 존재인데 반해 이 소설속의 의자 사람은 마치 증오를 품고 태어난 것 같다. 하는 일마다 문제란 문제는 다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건 어쩌면 그의 태생이 버리려던 의자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가족들이 그리 소중히 하지는 않아서 덕지덕지 때가 묻고 해진데다, 불에 태워 없애버리려고 했으니 혹시나 의지를 가지게 된다면 어느정도 원망할 법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을 풍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가 보이는 여러 모습들은 모두 인간들에게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중요를 가리지 않고 되는대로 떠들어대는 TV, 오로지 자기 할말만을 하며 사람들을 교묘히 조종하고 이용해먹는 크리스타 이모, 불우이웃과 굶주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우아하게 티타임을 갖고 맛나는 음식을 풍족히 먹는 것 등 그의 맘에 안드는 여러 모습들은 모두 인간을 비춘 거울과도 같다.

어쩌면 그래서 그의 본질이 의자인데도 불구하고 (인간상을 투영해서) 쉽사리 처리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동안 소중하게 아끼며 사용했던 의자였다면, 표리부동하게 말만이 오가는 관계가 함께하는 불만스러운 일상이 아니라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지켜보았더라면 어땠을까. 묘하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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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퍼즐 논리게임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브리티시 멘사 지음, 장혜인 옮김, 멘사코리아 감수 / 보누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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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멘사’의 ‘멘사퍼즐 논리게임(Mensa: Logic Challenges)’은 다양한 논리 게임을 담은 퍼즐집이다.


‘브리티시 멘사(British Mensa)’는 최초의 메사 단체로, 현재 총 2만여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계속해서 다양한 논리력,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요하는 퍼즐들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브리티시 멘사에서 만든 논리 퍼즐 총 200문제를 담고 있다.

책에 수록된 퍼즐의 종류와 난이도는 다양하다. 쉽게는 간단하게 동일 패턴을 찾는 것에서부터, 무작위로 뿌려져있는 숫자들의 나열 패턴을 추측하는 문제, 도형 맞추기까지 대략 십수개 정도의 퍼즐 유형이 있다.

문제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적인 것은 아니라 풀다보면 난이도만 다른 같은 문제도 몇 번 볼 수 있는데, 그래도 난이도를 위해 바뀐 점들이 문제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고 때론 퍼즐 자체로 조금 변형된 것이 있어서 딱히 중복되어 지루하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퍼즐은 중간 중간 다른 난이도의 퍼즐이 섞여있기도 해서 딱히 쉬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 것은 아니나 대체로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은 것들이 실려있다. 보통은 순서대로 하나씩 풀어나가면 무난하다.

개인에 따라 특정 문제는 더욱 쉽거나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냥 건너뛰었다가 다음번에 다시 풀어보는 게 좋다. 퍼즐 아래, 쪽수가 있는 곳에 작은 체크박스가 있으므로 그걸 활용하면 이미 푼 문제 또는 다음에 다시 풀 문제를 표시해둘 수 있다. 퍼즐의 특성상 한번 답을 알고나면 다음에는 푸는 재미가 없으므로, 가능하면 스스로 풀기 전에는 해답을 보지 않길 권한다.


다른 멘사퍼즐 시리와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재미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역시 이 책도 문제가 조금 모호하게 쓰인 게 있는 것은 조금 아쉽다.

예를 들어, 일종의 순회 문제인 10번 퍼즐의 경우 일반적인 순회 문제처럼 각 칸을 한번씩만 지날 수 있는 게 아니며, 한칸씩만 이동할 수 있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쏙 빼놨다. 퍼즐 중에는 틀을 깨는 답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설명을 부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만, 굳이 이런 것까지 그렇게 모호한 규칙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심지어 실제로는 ‘방향을 틀기 위해 그 칸에서 몇 번째로 멈췄는지’를 맞추는 문제를, 마치 ‘몇 번째로 그 칸을 (처음) 지나는지’ 맞추는 문제인 것처럼 써놨다. 이 정도면 솔직히 문제가 잘못됐다고 해도 할말이 없지 않을까.

문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 풀이를 위한 조건 제시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데, 지문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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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문 정도는 열 수 있어
유키나리 카오루 지음, 주원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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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나리 카오루(行成薫)’의 ‘우리도 문 정도는 열 수 있어(僕らだって扉くらい開けられる)’는 특별해 보이면서도 사소한 초능력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일본 소설에는 지역색이라고 할만한 특징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아이디어다. 어떻게 보면 흔한 소재인데도 그것을 작가만의 개성으로 변조하고 비틀어 작품에 담아내어 신선하고 때론 작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추리소설처럼 아이디어 그 자체의 중요성이 높은 문학에서 강점을 보인다.

다른 하나는 아기자기함으로, 이건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소소하면서도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나 괜히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해 응원을 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어느새 소설에 빠져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 소설은 내가 생각하는 일본 소설의 그러한 특장점을 모두 갖고있다. 초능력이라고 하는 이제는 다소 뻔한 소재를 다루는 방식 부터가 그렇다. 그 따위로 제한이 있는 힘이라니, 신이 주는 선물이라 하더라도 썩 기쁘지는 않을 것 같다. 심지어 때론 생활에 불편함을 끼치기까지 하는지라 소설 속 주인공들 역시 조금은 계륵처럼 여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그런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도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는 대단하거나 뻑적지근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설 속 누군가가 대놓고 말하는 것처럼, 초능력이 없었어도 충분히 해낼법한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굳이 초능력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만큼 초능력을 활용하는 시기나 방법을 잘 녹여냈으며,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역시 잘 짰다. 이야기는 조금 소년물이나 청춘물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괜히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도 한다.

미묘한 초능력을 가진 다섯명의 이야기는 마치 단편처럼 개별적인 완결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각각을 따로 떼어놓고 봐도 그 자체로 충분히 볼 만하다. 거기에 ‘축구’와 ‘오른쪽으로 10센치’, ‘미츠바 식당’과 ‘스태정’ 같은 것들을 계속 언급함으로써 묘한 접점을 느끼게 해, 나중에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게 될지 궁금증을 갖게 하며, 마지막 에피소드를 역시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전체적인 구성도 꽤 잘 한 셈이다.

별개인 것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다가 나중에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방식은 의외로 단편집이나 동일세계관을 공유하는 작가의 소설 시리즈 등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 책의 것은 ‘초능력’이라는 소재도 있어서 살짝 ‘어벤져스’를 연상케도 한다. 그들이 모종의 사건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라서 더 그렇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사소하지만 특별한 능력으로 무엇가를 이뤄내는 것도 꽤 잘 그렸다.

여섯편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내는가 하면, 자신감이나 삶의 의의를 되찾기도 한다. 그게 이 소설을 조금은 성장 소설처럼도 보이게 한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나 구성 뿐 아니라, 이야기 자체도 잘 써서 읽는 내내 재미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분류처럼 너무 무거운 주제 따위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든다. 부답없이 가볍게 읽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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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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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타일러(Anne Tyler)’의 ‘클락 댄스(Clock Dance)’는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잔잔한 문체로 그려낸 소설이다.

대체 어떤 소설일지 궁금했다. 제목인 ‘클락 댄스’는 무엇이며, 수십년의 세월에 걸쳐서 작가가 하려는 이야기는 또 어떤 걸일지 말이다.

두번째 인생을 그리는 많은 이야기들이 그것을 좀 더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극적인 변화를 선택하는 것에 비하면 이 소설은 점잖은 편이다. 그저 한 인간의 인생을 중요한 부분만 꼽아서 보여주는데 심지어 어디에나 있을법한 흔하고 딱히 두드러지는 게 없는 인물인지라 그의 이야기는 다소 심심하기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그가 놓쳤던 것이나 왜 그렇게 했는 물론, 늙으막에 이르러서도 다시금 해보고 싶어하는지 역시 꽤 공감이 가게 한다.

생각해보면 소설을 크게 2부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낸 게 더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소설은 총 4개의 시간대를 다루고 있는데, 주요한 이야기는 대부분 2부인 2017에 담겨있다. 1부인 1967, 1977, 1997은 그걸 위한 밑밥 깔기라고 할 수 있는데, 각각은 이야기가 짧고 시간차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도 않으며 그 덕에 몇몇은 지나친 맥거핀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게 1부를 ‘굳이 필요했나’ 싶어 보이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있었기에 2부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행동이나 결정들에 미묘한 개연성을 안겨준다. 대놓고 그리지는 않았기에 똑부러지게 ‘이거다’하는 것은 없지만, 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지(그럴때도 됐지) 싶게 만든다는 말이다. 이런 점은 참 묘하게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픽션으로서 얼마나 잘 짜여져 있느냐고 한다면 썩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 미묘함을 쌓기 위해 적당히 버려지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지나친 맥거핀 같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그게 더 현실적인 인생 이야기처럼 보이게도 한다만, 대신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움을 남기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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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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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키 리우(櫛木 理宇)’의 ‘사형에 이르는 병(死刑にいたる病)’은 연쇄살인마와 얽힌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재부터가 흥미를 끈다. 연쇄살인인마라는 것도 그렇지만, 심지어 그가 한 건의 살인사건에 대해서 누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약간의 접점이 있었을 뿐인 ‘마사야’는 어느날 집을 거쳐 전달된 편지를 통해 감옥 면회실에서 그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는다.

어찌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접점이라고 해봐야 빵집 주인과 그곳에 자주 다녔던 손님으로서의 것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작 학생에 불과한 마사야가 해봐야 뭘 얼마나 할 수 있을 것이며, 설사 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고해도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기왕에 밝혀진 살인 건들이 있으니 사형을 무를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심지어 그게 누명이라는 것을 사법당국을 거슬러 설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묘하게 자신감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때여서였을까. 마사야는 불쑥 그래도 좋다면 해보겠다고 해버린다.


여기서부터 살짝 기대감이 올라갔는데, 이 과정을 작가가 굉장히 매끄럽게 연결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심리나 닥쳐있는 환경들이 그러한 방향으로 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잘 담았는데, 이건 그 이후 전개도 마찬가지다.

변호사를 사칭하며 현장조사를 하는 것이나, 그러면서 조금씩 새로운 단서들을 접하고 자신이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주인공이 점차 변화하는 것까지 처음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 것을 그릴 때 그랬던 것처럼 정말 그럴듯 하게 잘 풀어냈다.

이야기의 마무리도 꽤 괜찮다. 시작부터 심리적인 면을 꽤 강조해서 그렸었는데, 끝까지 그런 면을 잘 유지해서 전체적으로 완성도를 높이지 않았나 싶다.

심리적인 면을 중시했다보니 생각보다 시원하게 터지거나 짜릿한 장면은 없다. 대신 착 가라않은듯한 잔잔한 느낌이 지속되는데, 그런 점도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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