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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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은 누구든 한번쯤은 해보았을 소위 정의구현을 그럴듯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천벌'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속여도 하늘은 속일 수 없으니 결단코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힘없는 자들에겐 희망과도 같은, 그러나 힘있는 자들에겐 허황된 헛소리에 불과한, 그래서 꼭 그렇게 되라며 마치 저주처럼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가 쌓이고, 개개인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는 천벌 따위는 없다는 것을 대부분이 인정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신은 없거나, 있더라도 악하거나, 선을 행할 의지가 없는 존재라고 할까.

그럼 악행에 치이기만 하는 약자들에게 남은 건 오로지 착취 뿐일까. 스스로 거칠게 떨치고 일어나 그들에게 일격을 가할 수는 없을까.

이 소설은 그런 일면을 보여줌으로써 약간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저자는 생각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고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사회 소설에 소질이 있다. 집행관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함으로써 좀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하면서도, 너무 그 쪽으로만 치우친 이야기를 하지도 않아 은근히 현실감도 살아있다.

'그게 가능해?' 싶을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내는가 하면 대체 왜 그런 단서를 남겼나 싶은 이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얼핏 소설상의 허술한 점처럼 보이기도 하나 이유를 만들자면 못할 것도 없고 이들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기도 해서 묘하게 잘 버무려진 느낌이다.

단지 사회 고발적인 성격과 대리만족만이 있는게 아니라 집행관들의 정체나 조직의 전모 같은 것의 미스터리적 요소도 나름 잘 살렸다. 덕분에 후반부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다.

다만, 자칫 지나치게 잔인해질까 싶어 집행에 대한 묘사를 단순화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겨우 몇만을 급하게 조지고 가서 그런것인지 묘하게 시원한 한방까지는 느껴지지 않아 뭔가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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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다이컷 동화 시리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발렌티나 보나구로 엮음, 루나 스콜테가나 그림, 김지연 옮 / 반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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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나 보나구로(Valentina Bonaguro)’가 엮고 ‘루나 스콜테가나(Luna Scortegagna)’가 그린 ‘눈의 여왕(The Snow Queen)’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원작 동화를 Die-cut 기술로 새롭게 표현해낸 그림책이다.

눈의 여왕 자체는 이미 워낙에 유명한 이야기라서 이미 읽어봤거나 전체 줄거리를 충분히 알고있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은 그걸 그림책으로 만들면서 이야기를 축약했기 때문에 상세에서는 좀 잃어버린 게 있기도 하다. 실제로는 꽤나 긴 여정을 담고 있지만 그게 잘 안느껴지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그럭저럭 잘 연결되는 편이라 이 정도면 나름 나쁘지않게 축약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림책인만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그림이라 할 수 있는데, 마치 실물 인형으로 장면을 재현한 것처럼 그려서 꽤 독특한 느낌이 든다.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낸 레이저 컷팅 페이지도 신기하다. 레이저 컷팅을 사용했기에 가능하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은 세밀한 빈 공간은 그것만으로도 꽤 매력적이다.

아쉬운 것은 그림과 레이저 컷팅 페이지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지는 못하다는 거다. 레이저 컷팅이 특정 페이지에서만 의미있게 보일 뿐, 그것과 이어진 뒷페이지나 비쳐보이는 다음 페이지와는 따로 놀기에 애초부터 구멍이 만들어질 걸 고려해서 그림책을 구성하지 않은 게 많이 두드러진다는 말이다.

유아용 그림책처럼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보통 그림책과 같은 얇은 종이를 사용했기에 레이저 컷팅이 들어있는 페이지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도 따지자면 단점이라 할 만하다. 그 때문에 찢어지기도 쉽고, 페이지를 넘길 때도 자칫하면 꺽일 수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미묘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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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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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람, 로맨스가 잘 어우러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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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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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철 조이스(Rachel Joyce)’의 ‘뮤직숍(The Music Shop)’은 음악을 소재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영국의 유니티스트리트라는 다 저물어가는 동네 한쪽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 뮤직숍을 하고 있는 프랭크에게는 조금 특별한 능력이 있다. 손님들에게 지금 필요한 음악이 무엇인지 알아채는 능력이다.

처음엔 모두 그의 추천을 의심한다. 개인마다 생각과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는셈 치고 청음을 해보고나면 왜 그가 그것을 추천했는지 절로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의 가게는 그렇게 장사가 잘 되지 않는데, 그건 그가 고집스럽게 LP 음반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 테이프가 유행했을때도 그랬고, 또한 CD가 나온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들을 들여놓기는 커녕 오히려 그것들을 찾는 손님들에게 다른 가게를 소개해주는 그의 가게가 손님이 뜸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낡은 뮤직숍과 유니티스트리트는 얼핏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그래서 차츰 도태되어가는 것 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는 현대 도시에서는 찾기 어려운 정이 있다. 저자는 그런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잘 버무려냈다.

거리에 남아있는 가게 주인들과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사연이나 그들이 갖고있는 일종의 트라우마같은 것들을 음악을 통해 어떻게 벗어나거나 극복해내는지도 잘 그렸다. 어떻게보면 딱히 대단한 설득력이 있거나 한 건 아닐 수도 있다. 그렇게 고민했던 걸 그렇게 쉽게 변하게 할 수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거기에 있는게 음악이라는 것 때문에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번쯤은 실제로 그처럼 크게 움직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가볍게 다가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묵직하게 울려 감동을 안기거나 마음 한켠에 있는 상처를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어떨땐 가사가 와닿아 그렇기도 하고, 또 어떨땐 보컬이나 연주가 그렇기도 한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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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 - 32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문화예술 법 이야기
백세희 지음 / 호밀밭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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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은 생활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문화예술과 관련한 법 조항과 해석을 살펴보는 책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역시나 ‘chapter 1’이다. 우리가 단순히 이야기로만 소비하고 상황을 단순화해서 형편좋게 받아들여왔던 것들이 실제 상황과 법리라는 것을 만났을 떄는 어떻게 해석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꽤 잘 만족하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여 이후 챕터들에도 흥미를 갖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워낙에 인상이 강하고 특별한 주제였던지라 그 이후 챕터부터는 흥미도 조금 덜하고 느낌도 꽤 달라 다른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예 이 주제 하나만으로 책을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운 이유다.

그러나 반대로, 다양한 상황을 다룸으로써 여러 경우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개중에는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거나 이렇지 않을까 생각하던 주제도 있었는데, 그것을 법리로는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이 책은 본디 ‘올댓아트’의 인터넷 칼럼 중 하나인 ‘백세희 변호사의 아트로(Art Law)’란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태생적인 한계도 엿보인다. 각 주제마다 어느정도 분량이 정해져어 더 궁금해 할만한 또 충분히 파고들어볼만한 것들을 지나치기도 하고, 긍정하는 쪽과 부정하는 쪽을 모두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쪽 편에서만 얘기하기 때문에 입장에 따라 다른 법 해석(정확하게는 양측에서 적용받으려고 주장하는 법)의 차이까지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이어지는 주제를 나눠서 연재했던 것도 그냥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중간에 어색하게 끊어지기도 한다.

단행본에서는 당초 연재본에서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했던 삽화들을 (아마도 저작권 문제로) 모두 제거하기도 했다. 대부분은 없더라도 본문을 보는데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는 것들이긴 하나 아무래도 문화예술을 다루는 것이다보니 삽화가 있었다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은 남는다.

어려운 법을 비교적 쉽게 썼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그런 지향에 인터넷 칼럼이었다는 것이 더해져 때로는 본문과 별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나 말투가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다.

칼럼 연재 당시에 화재가 되었던 것을 언급하는 것도 그대로 놔두었는데 연재본일때는 어땠을지 몰라도 책으로 보면 확실히 어색하다. 단행본을 낼 때는 그에 맞게 다듬는 작업을 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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