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찬이 -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
김주연 그림, 김재석 글, 채수 원작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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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공찬이’는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로 알려진 설공찬전을 새롭게 다시 써낸 소설이다.

굳이 왜 다시 썼느냐고 하면, 원작인 설공찬전이 소설되었기 때문이다. 한글로 필사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자로 적었던 원본 역시 마찬가지다.

설공찬전에는 당시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종교적인 면은 물론 정계를 비판하는 듯한 내용도 담겨있었기에 금서(禁書)로 지정되어 대부분이 불태워져서 그렇다.

그래도 그 모습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던 것은 조선왕조실록에 무려 여섯 번이나 언급이 되며 무엇이 문제인지 등이 기록되어있어서이며, 비록 앞부분만 있을 뿐 온전하진 않다고 하나 실제 한글 필사본 역시 발견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발견된 한글 필사본의 내용을 기본으로 두고 거기에 살을 더해서 온전한 이야기가 되도록 다시 쓴 것이다.

소실된 것을 복원한다는 면에서 이 소설은 꽤 의미가 있다. 원작의 내용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내용도 그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지게 하였으며, 순전히 상상으로 매꾸어야만 했던 소설의 중후반부 역시 그리 나쁘지 않게 잘 만든 편이다.

새롭게 덧붙인 내용은 시대에 걸맞게 페미니즘적인 내용이 많은데, 이는 긍정적으로 보자면 고전을 살리면서도 현시대에 맞는 소설로서 잘 완성해냈다고 평할 수 있겠다.

부정적으로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주요한 이야기로 부각을 시키는 바람에 소설이 더 이상 설공찬전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새롭게 쓴 ‘설공찬이’는 사실상 ‘설초희전’에 더 가깝다. 본래라면 (설공찬전인만큼) 저승 이야기를 해주는 주인공이었을 설공찬이 이 소설에서는 어디까지나 설초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화자이자 관찰자로 전락해버렸다.

새롭게 해석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원작에서 겨우 두어문장으로만 언급된 내용을 이렇게까지 부각한 건 좀 과해보인다.

설공찬의 생전, 사후, 그리고 현재가 전환될때의 전개도 그리 매끄럽지 않다. 설씨 남매의 죽음과 귀신으로써의 행동에 개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애초에 원작이 정승에서의 이야기를 주요하게 생각하여 이들의 이른 죽음에 별 다른 사연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바람에 뭔가 어정쩡해 보인다. 그저 그렇게 마무리해버리는 바람에 설씨 남매의 귀신 소동이 의미없이 번잡한데다 지나친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원작과 좀 달라지더라도 이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던가, 아니면 불필요한 인과를 버리고 순수하게 저승 세계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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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끝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앤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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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공감할만한 현실적인 인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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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끝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앤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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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롄커(阎连科)’의 ‘그해 여름 끝(夏日落)’은 무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저자의 대표 소설집이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것도 총기 사건을 주요 소재로 한 이야기라고? 심지어 금서로까지 지정되어 판매가 금지되고 저자는 갖혀서 반성문을 쓰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고? 다 표제작인 ‘그해 여름 끝’과 관련된 일화다.

이것들만 들어보면 마치 해당 소설은 대단한 문제작이라던가, 중국 군대에 대한 더러운 뒷면을 파헤쳐 담은 것, 그것도 아니면 적어도 군이나 군대에 대한 날선 비판이라도 담겨있을 것 같지만 정작 소설을 보면서 그런 느낌은 거의 받을 수 없다.

물론 군대 내의 비리를 연상케 하는 것들도 있기에 그게 그러한 면모를 담고있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만, 군인이라고 해서 성인군자도 아니고 그들이 벌이는 소위 지연이나 뒷구녕을 이용해 하는 짓거리들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것들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라 엄청 비판적이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끝끝내 ‘어째서 금서로?’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데, 그만큼 중국 출판계가 얼마나 엄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군인들을 영웅시하지 않거나, 그놈의 중화사상에 쩔어있는 선전물 성격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금서가 된거니까 말이다.

소설은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밝힌 것처럼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야기를 큰 과장없이 담은 것에 가깝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나, 도덕적이지 않은 것에 마음이 동하는 것도 그렇고, 오랫동안 끈끈해진 우정같다가도 한순간에 배신하는 모습이라던가, 적당한 체념과 자기합리화를 보이는 것 등이 모두 그렇다.

그래서 (군대라는 특수한 곳을 배경으로 한 만큼) 여러면에서 낯선 부분이 많기도 하지만, 또한 그만큼 익숙하고 쉽게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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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시작하는 가드닝 - 먹다 남은 채소와 과일로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케이티 엘저 피터스 지음, 박선주 옮김 / 지금이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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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확실히 알 수 있게 쓰인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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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시작하는 가드닝 - 먹다 남은 채소와 과일로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케이티 엘저 피터스 지음, 박선주 옮김 / 지금이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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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엘저 피터스’의 ‘주방에서 시작하는 가드닝’은 남은 채소를 이용한 주방 가드닝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정말 쉽게 쓰였다는 거다. 가드닝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쉽게 시들어버리거나 자칫 썩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마저도 ‘이렇게만 하면 된다고?’하면서 ‘당장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책 구성은 단순하다. 주방에서 할 수 있는 가드닝 채소들을 소개하고, 각 채소를 다시 키우려면 어느 부분을 남겨야 하며 화분에 흙을 담아 묻을 것인지 컵에 물을 담아 담글 것인지를 소개하는게 다다. 그러면서 사진을 충실하게 실었는데, 덕분에 후루룩 하고 사진만 보아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자세하게는 키우기 위해 남겨야 하는 최소 크기나 눈이 몇개 이상이라던가하는 조건을 얘기하기도 하고, 각 채소를 키우기에 적합한 흙은 무엇인지, 또 재배할 때 혹은 재배가 끝난 후 수확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은 무엇인지 등을 다룬다. 기본적으로는 먹기 위해서 기르는 것인만큼 채소의 특징이라던가 어떤 요리에 사용하면 좋은지 등을 얘기하기도 한다.

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책에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채소들도 많기는 하나, 상추나 양파처럼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것도 있고, 비슷한 채소는 같은 방식으로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책에는 나오지 않은 채소라도 충분히 ‘이렇게 기르면 되겠군’하고 알 수 있게 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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