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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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라 블랑슈(Eric La Blanche)’의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Pourquoi votre cerveau n’en fait qu’à sa tête)’는 우리가 쉽게 빠지는 인지 편향에 대해 다룬 책이다.

‘인지 편향’이란 쉽게 말하자면 잘못된 것을 옳다고 믿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왜곡은 어떻게 보면 사소하다 할 수 있는 작은 왜곡으로부터 오류로부터 생기는데, 저자는 먼저 이게 개인의 어떤 악의적인 의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뇌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그래서 막을 수 없는, 말하자면 자연스러운 작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작용은 대체 왜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사실 그걸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자는 급격하게 이루어진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생존에 유리했던 작용들이 현대의 도시적인 생활과 맞지 않으면서 유독 문제가 되는게 아닌가, 또 뇌가 좀 더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안정성을 없애려는 일환으로 행해지는 게 아닌가 짐작한다.

이러한 내용은 때때로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싶어하던 일들을 막상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어쩔 수 없다며 저질러 버리기도 하는 것들을 일부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는 또한 성악설이나 악의 보편성같은 것들을 뒷받침 해주기도 한다.

뇌와 인지 평향에 대한 이야기 이후로 이어지는 24가지 인지 편향과 그 각각이 왜 문제이며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정리한 것도 흥미롭다.

어떻게 하면 인지 편향을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마땅한 답이 없어 보인다. 적어도 인간이 다음 진화를 이뤄 뇌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은 말이다. 다만,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제시하는데 그것이 민주주의와 유사하여 왜 이것이 (아직까지는, 비교적) 더 나은 체계인지를 알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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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화이트 웨이브 틴틴 시리즈 1
송기원 지음 / 백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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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광복 전후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주인공과 누나의 사연을 담은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소설은 광복 전후의 혼란했던 사회 속에서 가메뚝이라는 마을을 이루어 살고있는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담고있다. ‘누나’는 그 중심에 있는 ‘양순이’가 누나되는 자이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딱히 내용과는 큰 상관 없다는 말이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다루기 위해 소설은 화제를 특정 인물들로 옮겨가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일종의 옴니버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은 꽤 잘 담아낸 편이다. 가족 문제라던가, 돈 문제, 병이나 전쟁의 후유증 같은 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남아있는지나, 그게 이들을 끝내 가메뚝이라는 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지 등은 나쁘지 않게 그려낸 편이다.

다만, 그게 모두 납득할만하게 와닿는 것 까지는 아니라는 점은 좀 아쉽다. 예를 들면 정님이의 얘기처럼, 대체 왜 그게 그렇게 되는지 당황스러운 점들이 좀 있기 때문이다. 단지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그걸 납득하기는 좀 그럴듯함이 부족하달까. 오히려 그런 상태를 만들려고 좀 억지스럽게 전개한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처음 저자의 말과 이어지는 혹부리의 존재와 이야기의 마무리도 마찬가지여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심지어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도 좀 마뜩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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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화이트 웨이브 틴틴 시리즈 2
김은성 지음 / 백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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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는 ‘그 개’라는 원작 연극을 책으로 옮긴 희곡이다.



희곡이란 일종의 대본집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실연을 위한 무대 연출이라던가 연기 등에 대한 내용이 함께 실려있는 것으로, 빈 부분도 많기는 하나 읽어보면 생각보다 연극무대가 잘 그려지기도 한다. 이 책은 거기에 일러스트 역시 60여점 정도로 많이 수록하여 인물상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얼핏 일종의 성장물 혹은 치유물처럼 시작한다. 틱 장애를 앓고있는 중학생 해일이가 유기견인 바닐라를 만나고 또 이웃의 화가 선영 부부와 그들의 어린 아이인 별이를 만나면서 애정을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틱 장애를 극복해 나갈 것처럼 이어질 듯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일종의 판타지를 그려내는 대신 현실의 비정함이 얼마나 주변에 깔려있으며 쉽게 닥쳐오는지,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사람들을 더 비극과 문제의 심화로 밀어붙이는 지를 냉정하게 담아냈다. 어떻게든 문제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이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생각하면 참 씁쓸함을 남긴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일부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건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우연히 닥친 비극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 비극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복선이랄만한 게 없고 그 과정이 다소 허술한 점이 있는 등 아쉬운 점도 보인다. 이는 일부 캐릭터도 마찬가지인데, 등장인물의 수에 비해 이야기가 짧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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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깨우는 철학 -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샤론 케이 지음, 임현정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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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케이(Sharon Kaye)’의 ‘생각을 깨우는 철학(Big Thinkers and Big Ideas: An Introduction to Eastern and Western Philosophy for Kids)’은 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쉽고 간단하게 정리한 책이다.

철학은 쉽지 않다. 상당히 깊은 지식과 사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이 대게 그러한 것들을 기본처럼 갖고있어서 그런지 쉽게 잘 와닿지 않는 장황하고 어려운 말로 자신의 이론들을 펼쳐내서 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굉장히 친숙하게 독자들을 반겨준다. 아이들을 위한 책인만큼 일상언어를 이용해 최대한 쉽게 풀어냈다. 거기엔 화제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그것들을 최대한 짧은 글로 압축한 것도 한 몫한다. 덕분에 부담은 줄고, 읽기는 더 쉽다.

그러면서도 철학의 주요 개념들 꽤 잘 담아냈다. 책은 크게 네가지 즉 실재, 지식, 윤리학, 논리학에 관한 여러 질문들을 던지고 그와 관련된 내용들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를 통해 먼저 해당 주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게 하며, 이어서 다른 철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마지막에는 한번 더 질문을 던져 생각을 해보게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숙제 같은 것으로 따로 다른 철학자들의 생각같은 게 주어져 있진 않다. 그게 해당 문제를 다소 아리송한채로 남게 하는 느낌도 드나 애초에 문제들도 그렇고 철학 자체도 딱히 정답같은 게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문제를 통해 생각하고 고민해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철학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주입하려기 보다는 철학적 사고를 해보게 만든다는 점이 더 아이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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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 첫 성평등 그림책
줄리 머버그 지음, 미셸 브러머 에버릿 그림, 노지양 옮김 / 풀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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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머버그(Julie Merberg)’가 쓰고 ‘미셸 브러머 에버릿(Michéle Brummer Everett)’이 그린 ‘남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My First Book of Feminism for Boys)’은 남자아이에게 전하는 페미니즘을 담은 그림책이다.

과연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했다. 이 책이, 사회화를 통해 문화처럼 퍼져있는 성차별 의식을 스스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학습하게된 경우가 많은 어른들이 아니라 아직 그러한 의식이 자리잡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런 아이들을 위한 성평등 책이라면 특정 성의 권리 주장이나 의식 개변을 위한 게 아니라 근본적인 성평등이란 무엇인지를 더 쉽고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담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그러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이 아닌) 원제가 뭐였는지를 생각하면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정확하게는 남녀간 성평등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권리 운동 즉 여성의 권리 향상으로 성평등을 이룩하겠다는 페미니즘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좀 이상해 보이는 지점이 많다. 다소의 성차별 문화도 함께 답습한 어른들이 아니라 이제 막 인격을 형성하려는, 성평등이란 무엇인지부터를 알아가려하는 아이들마저 이미 어떤 성향을 가졌을 것이라고 가정하고서 그 편향된 시각하에 이래야 돼 이러면 안돼라고 하는 게 마뜩해 보이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성이라는 것이 어떤 판단 기준이나 차별의 이유가 돼서는 안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콕 집어 여성에게 잘 하라는 식으로 쓰여있는 것도 마뜩잖다. 그럼 남자에게는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 여성만을 중점에 두고 치우쳐진 내용은 오히려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어 보인다.

몇몇 행동 원칙에 붙여놓은 이유도 이상하다. 너를 낳아줬으니 당연히 엄마를 존중해야 한다니. 세상엔 개차반인 부모도 얼마나 많던가.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소유물처럼 굴고 학대 하더라도 단지 그것만으로 존중해야 하는가. 월급도 남자든 여자든 모두 똑같이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같은 역할을 맡고 같은 일을 하는 경우에는 차별없이 받아야 하는거지, 사무직과 위험수당이 있는 현장직처럼 하는 일이 다르다면 설사 동성일지라도 월급 역시 다른게 마땅하지 않을까.

일반적이고 당연해 보이는 얘기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끼어있는 이런 이상한 내용들은 책을 전체적으로 동감하기 어렵게 한다. 이걸 진짜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될까.

여성의 권리가 낮았을 때 페미니즘이란 한쪽에 쏠린 이름을 붙이고 여성권 향상을 위한 일들만 벌였던 것도 어느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 궁극에 있는 게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양성평등이라면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세대를 위한 책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 왜 자신의 편향을 굳이 애써 물려주려고 하나.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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