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 - 혹은 옛날 옛날 열한 옛날에
리베카 솔닛 지음, 아서 래컴 그림, 홍한별 옮김 / 반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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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 쓰고 ‘아서 래컴(Arthur Rackham)’이 그림을 더한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Waking Beauty)’는 고전 동화를 현대적으로 다시 써낸 동화다.

‘해방자 신데렐라‘의 후속작인 이 책은,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널리 알려진 고전 동화 중 하나를 가져와 거기에 깊게 박혀있는 편견이나 차별같은 것을 벗겨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써낸 소설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이야기도 원작과 크게 달라지기도 했는데, 이번 책은 좀 더 크게 이야기를 보는 시선과 틀을 깼기 때문에 전권보다 더 원작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원작을 두고 그걸 개작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원작을 모티브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낸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전권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이책을 통해 다시금 선보이는 새로운 시각은, 소위 PC적인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여성이나 인종, 계급 등으로 인한 차별적인 요소나 편견같은 것을 꼬집고 그걸 바꾸면 어떻게 되는지 그럼으로써 무엇이 더 나은 방향인지를 넌지시 일러주는 다분히 교육적인 이야기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의 재미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대신, 동화를 익히 알던 사람들도 놓치고 있던 것을 집는다든지 동화란 의례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을 벗어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꽤 신선하며, 새로운 인물들도 꽤 적당히 조화를 이루게 했기 때문에 썩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아서 래컴’의 실루엣 일러스트 역시 괜찮은데, 꽤나 잘 어울렸다고 느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책은 원작과 훨씬 크게 바뀌어서 그런지 이야기와 어울린다는 느낌은 좀 덜하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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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의 거울
메트릭 지음 / 메트릭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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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의 거울’은 한국 청년들의 현실을 담은 소설이다.

‘익명의 온라인 청문회’라느니 ‘행복을 다수결 투표에 부친다’는 표지의 소개 문구가 소설을 좀 오해하게 만든다. 마치 특정 환경이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가상의 이야기인가 싶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것보다는 거의 현실을 그대로 오려다 붙인 것 같은 것에 더 가까운 소설이다. 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일종의 시사 비판이나 에세이같은 느낌을 풍기는 것도 그래서다.

저자는 애초부터 소위 육각형으로 묘사되는 완벽함에 대한 요구와 그것에 목졸리듯 내몰리는 청년들의 심정을 그리려고 이 소설을 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건 꽤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잘 보여주는 편이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단지 현실적인 그럴듯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현실에도 있는 것들과 그를 통해 이야기되는 것들을 이름 정도만 살짝 바꿔 거의 그대로 등장시켰다 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도 그렇고, 그와 관련된 사기라든가, 익명성에 기대서 노골적으로 조건을 따지고 평가하며 급을 나누는 것까지 꽤 여러가지 것들이 직접 들어보거나 실제로 겪어봤을만한 것들이다. 그래서 보다보면 절로 더러운 현실을 되새김질하며 깊은 한숨을 쉬게 한다.

당연히 그런 소설이다보니, 딱히 소설로서의 재미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다. 썩 매끄럽지 못한 문장이나 굳이 같은 내용을 반복한 구성도 별로 좋진 않다. 개중에 일부 공감하기 힘든 내용이 있는 것도 걸렸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사실적이고, 당초의 목적도 잘 달성했기에 그런 의미에서는 잘 썼다고 할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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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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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리트 히긴스(Marguerite Higgins)’의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War in Korea: The Report of a Woman Combat Correspondent)’은 한국 전쟁 경험을 담은 책이다.



종군 기자 중 하나로써 한국 전쟁의 여러 면모들을 중개했었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여 엮은 이 책은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실제 현장을 겪었던 사람이 실제 경험을 회상하며 적은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당시를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것이 그 하나다. 제 아무리 당시 역사를 성의껏 공부하더라도 결코 실제 경험을 뛰어넘긴 어렵다. 실제감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이런 책으로, 실제 경험은 당시의 현장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며 개괄적인 것 위주로 기술되는 역사 내용의 한켠에 디테일을 더해주기도 한다.

반대로 단점이 있기도 하다.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크게 반영되어있다는 게 그렇다. 심지어 이 책은 한국전쟁의 영향을 직격으로 마딱뜨려야만했던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을 근본으로 삼고있는 한국 출신의 외국인(이를테면 망명자)도 아닌, 완전한 제3자라 할 수 있는 미국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한국인으로서의 그것과 상충되는 부분들은 물론 미국인으로서의 관점이라서 느껴지는 묘한 온도차 같은 것들을 맞딱뜨리게도 된다. 한국전쟁은 물론 한국인과도 상관이 없는 미국인들끼리의 기 싸움이라든가 여기자로서의 입장과 직업적 욕망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이 책이 담고있는, 당시를 현장감있게 담아냈다는 사실만큼을 크게 희석시키지 않는다. 기록물로서도 의미가 있고, 한국인에겐 역사적인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편집면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은 도량형을 당시에 맞춘 것도 아니고 현대에 맞게 미터법으로 통일한 것도 아니라는 것과, 일부 단어 누락이 있다는 거다. 저자의 실수를 바로잡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까비!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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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별들의 징조 4 : 달의 신호 전사들 4부 별들의 징조 4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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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4부 별들의 징조 4: 달의 신호(Warriors: Omen of the Stars #4 Sign of the Moon)’는 시리즈 4부 네번째 책이다.

전사들 시리즈를 계속 보다보면, 계속해서 드는 감정이 있다.

당연하게도 그 중 하나는 쫌 반복적이라는 거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라는 특성상 삶도 빠르게 흘러가고 세대 교체도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다보니 주요 캐릭터가 교체되기도 하기에 계속 신선할 것 같지만, 의외로 전세대들이 했던 잘못을 후대도 똑같이 반복하는 등 같은 소재와 전개를 사용한 부분도 많아서 크게 보면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물론,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3부에서부터 시작된 세 고양이에 대한 예언과 그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대표적이다. 이 설정은 전사들 시리즈를 특정 고양이 무리의 생존을 건 야생 드라마에서 좀 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세계 혹은 이능력물같은 느낌으로 변화시켰다.

꽤 큰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것은 기존 캐릭터와 설정, 서사를 긍정하고 그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얹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세계관이나 이야기의 폭을 늘려 좀 더 여러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4부는 전체적으로 그런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이야기인 것 같다. 새로운 고양이들이 등장해 활약하는 한편 이전 고양이들이 주요하게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로 이끌기도 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아니!? 생각해보면 전권에서도 엇비슷한 소리를 했던 것 같은데. 어떤 의미에선 꽤나 일관성 있네;

다음! 다음을 봐야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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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약록 - 고문헌 속 기이한 묘약 레시피북
고성배 지음 / 닷텍스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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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약록’은 한국의 묘약 레시피들을 모은 책이다.

인간은 실로 굉장히 오랫동안을 약과 함께 해왔다. 거의 인간의 초창기부터 약이 있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동양의) 신화 속 인물 중 하나가 약을 다루는 인물이겠는가. 지금에와서는 마녀로 대표되는 서양의 신비술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 유례적으로 따진다면 동양인들이 오히려 마녀의 그것보다 더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이 책은 그런 지점에 소위 ‘뽕’을 불어넣어줄만한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하고 또한 기묘한 약, 즉 묘약이 있었는지를 알게되면, 뭐랄까 조상들의 상상력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된달까.

그렇다고 이 책에 실린 묘약들이 단지 판타지적인 산물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꽤 여러 레시피가 그 유명한 동의보감에 실린 것들이니 당시 사람들로서는 나름 믿음을 갖고있던 것이었단 얘기다.

그건 반대로 그러 기록들에 대한 비과적인 면을 부각시키기도 한다만, 애초에 과학이란 건 한번에 정답을 끌어내는 것이 아닌,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보다 정답에 가까운 것에 다가가는, 잘못을 반복해나가는 학문이라는 걸 생각하면 단지 (현재 기준으로) 명백히 잘못되어 보이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전체를 부정하는 건 오히려 어리석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르게는, 실제 기록 중에서 그런 신비학에 가까운 것들을 잘 뽑아냈다 싶기도 하다. 그런 것들만 모은 이 책은, 그래서 실로 판타지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일종의 마녀의 레시피같은 매력과 재미가 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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