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혹은 괴물 이마주 창작동화
밥 발라반 지음, 앤디 래쉬 그림, 김자람 옮김 / 이마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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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발라반(Bob Balaban)’이 쓰고 ‘앤디 래쉬(Andy Rash)’이 그린 ‘소년 혹은 괴물(The Creature from the Seventh Grade: Boy or Beast)’은 어느 날 거대한 변종 공룡이 되버린 사춘기 소년 ‘찰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사춘기 소년의 이야기라는데서 벌써 눈치 챘을지 모르겠다만, 이 소설은 청소년기의 급격한 육체적, 정신적 변화와 그런 변화를 겪는 중에 주변인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묘한 감정의 오고감, 그리고 아직 미숙했던 소년이 자기 자신과 자신에게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들을 그리고 있다. 일종의 성장 소설인 셈이다.

그걸 이제는 흔해진 반항이나 방황 대신 공룡으로의 변신으로 표현해낸 것이 꽤 재미 있는데, 그게 단지 흥미로움을 줄 뿐 아니라 의외로 현실적인 사정을 꽤 많이 반영한 비유적인 묘사여서 보다보면 꽤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사춘기를 기점으로 갑자기 변종 공룡으로 변한다는 것은 얼핏보면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그를 통해 갑작스레 깨닫게 된 육제적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나,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와 마음이 엇나가는 것들을 꽤 현실적으로 잘 담아냈다.

사춘기라는 것은 의외로, 냉정히 살펴보면, 크게 변한 것 같아도 막상 별로 변한 게 없는, 그렇다고 전과 같다고도 할 수는 없는,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이 느끼는 혼란스러움과는 달리 실제로는 딱히 재밌거나 극적인 일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건 소설 속 주인공 찰리 역시 마찬가지다. 변신이라는 것 때문에 얼핏 극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지만 잘 살펴보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어디까지나 일상의 연장에 있는 것이기 떄문이다.

이 점은 작가가 꽤 자제를 잘 했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소재가 흥미롭다고 그걸 우려먹으려 하지 않고 당초 하려던 이야기를 위한 정도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야기의 완성도는 더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조금 딴죽을 걸자면, 찰리는 조금 너무 예쁜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기는 했다. 극적인 변화에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들, 거기에 때론 어려움을 겪는 그를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제대로 된 어른들까지 주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가 의심의 늪에 빠져있을 때 조차도 말이다. 그래서 갈등 해소를 너무 이상적으로만 풀어낸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변신이란 점을 제외하더라도, 현실감은 좀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게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없게 미리 나서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혀 무관한 사람처럼 방관하지도 않는 그런 위치에 서있는 것 말이다. 하지만, 현대의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 들’ 대다수가 그러지 못하기에, 작중 어른들의 모습은 대다수의 어른들에게 뼈저린 비판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은 커다래진 몸과 달리 아직 어린 마음을 갖고있는 특별한 존재다. 사춘기는 그 중에서도 특히 그 간극이 클 때다. 그래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그게 큰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그걸 깨닫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찰리의 이야기는 그 모범적인 한 예라고도 할 수 있어서 꽤 교훈감을 남긴다.

마지막에 괴물과 생물의 차이를 얘기하는 것도 꽤 의미가 있었는데, 돌아보면 그 뿐 아니라 사춘기의 변화, 학교, 친구, 자기 자신, 그리고 다름 등 짧지만 생각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이 담겨있는 이야기 였던 것 같다. 소설적으로도 꽤 재미있게 볼 수는 있지만, 단지 그에 그치지 않고 한번씩 곱씩어보면 더 좋겠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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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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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프루(Annie Proulx)’의 ‘브로크백 마운틴(Close Range: Wyoming Stories)’은 미국 서부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을 엮은 단편집이다.

소설집의 제목 ‘브로크백 마운틴’은 영화화되어 유명해졌으며 책에도 수록되어있는 동명의 단편에서 가져온 것이다. 한국의 경우 단편집의 제목을 수록작 중 하나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고, 워낙 이 작품이 유명하다보니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사실 소설집의 제목으로는 원제가 훨씬 적절하다.

‘와이오밍 이야기’라는 원제가 말해주는 것처럼, 이 소설은 와이오밍이란 곳의 배경과 그 거칠고 힘겨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실제로 와이오밍에 거주하며 살기도 했어서 그런지 여러가지 면모들을 잘 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참 어둡고 칙칙하며 미래따윈 없다는 그런 느낌을 남긴다.

그건 단순히 와이오밍의 거친 자연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그 곳에서 거칠게 살며, 때로는 서로에게마저 모질게 대하는 인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옛날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작중에 나오는 몇몇 일면들은 한국 사람에겐 꽤 충격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도 그런데, 작가는 거기에 글 마저도 좀처럼 쉽게 쓰지 않았다. 안그래도 그리 친숙하지 않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데, 심지어 일부 단편에서는 화자와 이야기, 장소가 불친절하게 오가기도 하기 때문에 흐름을 따라가기도 어렵고 그래서 이야기가 쉽게 들어오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번역을 의심했을까.

그래서 처음 읽었을 때는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기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곳에 남는 어떤 묵직함이 있는데, 재차 보고 천천히 곱씹어 보며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이야기를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해피엔딩이 없는 묵직한 이야기들은 묘한 불쾌감을 남기기도 하는데, 그건 한편으로 실제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잘 담아냈구나 싶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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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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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를로르(François Lelord)’의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Hector et les lunettes roses)’은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등으로 유명한 꾸뻬 씨 시리즈의 최신간이다.

어찌보면 참 특이한 책이다. 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으면서도 읽다보면 때때로 자기계발서 같다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그리 틀린 생각이 아니다.

실제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프랑수아 를로르가 쓴 꾸뻬 씨 시리즈는 살면서 우리가 한번쯤은 꼭 생각해보면 좋을 내용들을 정신의학적인 예시나 이론을 통해서 얘기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어떤 면으로는 대중의학서라고도 할 수 있고, 스스로 더 나은 상태로 이르는 방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독특한 점이라면, 그걸 일반적인 지식서의 문법 대신 ‘소설’이란 형태로 담아냈다는 거다. 학습적인 내용을 만화로 담아낸 걸 ‘학습만화’라고 하니, 그렇다면 이 소설은 ‘학습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몇몇 부분에서 조금은 튄다 싶게 학습적인 내용이 나오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게 단점이라 느껴질만큼 어색하지도 않고, 소설적인 재미도 꽤 잘 살렸다.

주인공인 꾸뻬(Hector) 씨가 여러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경험하고 생각하는 일들을 담은 이 소설은, 조금은 여행 소설같은 측면도 있어서 각지의 모습이나 그곳에서의 사회적인 이슈들을 얘기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단지 이야기를 위해서만 덧붙인게 아니라, 꾸뻬 씨가 말하는 ‘깨달음’의 실제 사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저자는 이 이야기와 거기에 녹아있는 개별 사례, 그리고 그로부터 끌어낸 깨달음도 꽤 잘 풀어냈다. 그래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면서 각각의 경우와 그에 따른 지침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핑크색 안경’에 관한 책을 (책 속에서도) 저술한다는 식으로 설정한 것도 꽤 좋았다. 그 덕에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더 자연스러웠으며, 여행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정신의학 관련 내용도 저서 이야기를 하면서 쉽게 보충할 수 있었다. 거기에 이 쪽 경험이 없으며, 자신도 관련 사례를 겪고있는 기자가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는데, 꾸뻬 씨의 깨달음과 그 적용 예를 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핑크색 안경’이라는 것도 참 멋졌는데, 비록 전문 용어 등에 비하면 좀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아는 안경으로 비유해 얘기함으로써 슬쩍 듣기만 해도 어떤 느낌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꾸뻬 씨의 ‘가르침’들도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 대게 납득이 가고, 심지어 몇몇은 나 자신이 생각해본 적도 있는 것이라서 더 그렇다. 일부는 현재의 나 자신에게도 적용해보면 좋을 것들도 있었다.

나는 현재 어떤 안경을 쓰고 있는가. 또, 나의 핑크색 안경은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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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지여 안녕 - 달기지 알파 3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6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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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깁스(Stuart Gibbs)’의 ‘달기지여 안녕(Waste of Space)’은 달기지 알파 시리즈(Moon Base Alpha Series)의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번째 소설이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 달기지 생활의 매력과 우주에 대한 흥미로움, 그리고 그 안에서 벌이는 인간들끼리 다툼과 사건,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보여줬던 작가는, 이번에도 전작 못지않은 재미를 책에 잘 담아냈다.

매력 요소만을 따지자면 전작을 잘 답습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실제로 이야기의 어떤 점들은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나’하고 손쉽게 상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식상하지는 않다. 각권에서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우주와 달기지의 모습들도 조금씩 다른 면이 있어서다. 모두 같은 ‘달기지 알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조금씩 바꾼 것도 한 몫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무딘 감상을 주지는 않는다.

달기지라는 SF 소재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이야기와의 균형도 잘 맞췄다. 외계인 잔과 나누는 이야기라던가, 달 기지를 탐험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의 생활과 추리물로서의 면모도 꽤 괜찮게 잘 담아냈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추리물로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말하자면, ‘합리적 의심’ 까지만 이뤄냈을 뿐,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을 증명하는 데까지는 미처 이르지 못한달까. 그렇다보니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의외로 엉뚱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비록 본격적인 추리물은 아니긴 하지만, 분명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그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만큼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다. 어쩌면 시리즈를 더 낼 수도 있었을텐데 적당한 곳에서 정리한 것도 그렇고, 그 결말이 이전의 이야기와도 연관이 있으며 나름 깔끔하게 지어졌기에 더 그렇다.

이야기로서도 만족스럽고,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등 여러면에서 참 잘 만든 SF 소설이다.

꼭 미리 아는 정보 없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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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 - 어린 만큼 통제할 수 없었던 사랑
주또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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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는 헤어진 ‘당신’을 주제로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담은 에세이다.

사랑은 어렸을 때 온다. 미처 나를 다 알기도 전에, 다른 사람을 알거나 함께 하는 방법을 알기도 전에. 그래서 대게 첫 사랑은 어리고 되돌아보면 오글거리다 할만큼 유치하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래서 더 어느 때보다 열병이 날만큼 열정적이고, 그랬기에 더 후회하고, 원만도 했던 사랑이라서인지 끝나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고 또 지나고 나서도 때때로 생각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어린 사랑, 그것도 미처 다 태우지 못한 실패한 사랑 후의 외롭고 쓸쓸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여러 심정들을 담고있다.

독특한 그림 하나에 덧붙인 때론 짧고 때론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때론 웃음이 날만큼 찌질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차마 미처 시원하게 웃어버릴 수 없는 것은 거기에 담긴 마음과 심정을 너무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속으로만 꾹꾹 눌러담던 그 마음, 그러면서도 어긋난 마음에 괜히 상처받던 속앓이, 뻔히 안될거라 생각하면도 쓸데없이 바라던 기대. 그 이기적이고 찌질한 심정들이 그 때 그 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

그게 한숨을 쉬게 만드는 답답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꼭 싫지만은 않은 것은 그 때 그 마음이 그만큼 소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뎌진, 아니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그 때 그 시절, 그 마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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