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술 - 이순신의 벗, 선거이 장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칼과 술’은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선거이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 소설이다.

현대 한국인은 임진왜란이라 하면 자연스레 이순신을 떠올린다. 그의 성품이나 활약이 너무 눈부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조선 8도를 모두 지킨 것일리야 있겠나. 그의 활약상은 수군으로서 행했던 것인 바, 당연히 육지 쪽으로 오면 그 못지 않게 훌륭하고 눈부신 활약을 했던 사람들도 여럿 찾을 수 있다. 선거이가 그 하나다.

이 소설은 그런 선거이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사실에 근거해서 크게 과장되지 않게 이야기를 펼쳐냈다. 거기에 실제 역사 기록이나 그가 지었던 글 등을 인용해서 사실감도 높다. 대충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사료를 많이 찾아보고 참고한 것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 책은 소설이지만 대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마치 역사서 같기도 하다.

그런 점은 장점인 한편 단점이기도 하다. 장점은 역사왜곡이 적을 것이라는 거다. 조금은 ‘전기’처럼 칭송하듯 묘사된 그의 충직하고도 청렴한 모습을 낯간지럽게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소설적인 재미는 좀 떨어진다. 이야기가 거의 있었던 일 위주로 장황하지 않게 흘러가기에 조금 밋밋하고, 의외로 중간 중간에 미처 대 채워지지않은듯한 빈 공간도 보인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 소설이 ‘이순신의 7년’이란 이전 소설의 외전격이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순신의 이야기,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선거이의 이야기는 이미 전작에서 했던 바,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부분은 가급적 자세히 다루지 않으려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단일 작품으로서는 빈 공간도 느끼게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역사를 소재로만 사용한 창작 소설과는 달리 역사의 한 면을 잘 담아낸 이 소설은 조금 연의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거기에 현실감을 넣기위해 사투리를 쓴 것도 좋았다. 그게 익숙지 않은 현대인들에겐 조금 읽는 속도를 늦추게 만들기도 하지만, 여러 면에서 괜찮은 시도였다고 본다.

이순신과의 사이도 잘 그렸다. 비록 그리 많지는 않으나 그 몇몇 장면들 만으로도 둘의 우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준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범장’의 이야기에 빗댄 것도 나쁘지 않았다.

선거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단편으로도 볼 만 하지만, 외전격인 만큼 ‘이순신의 7년’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의 방 - 2019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진유라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해의 방’은 치매를 앓는 탈북자 노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탈북한 여성, 무해는 채 환갑이 되지 않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는다. 초로기 치매다.

사실 이 나이대의 치매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요새는 심지어 훨씬 젊은 나이에도 치매가 발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게 치매 당사자나 그 가족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도 아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병을 앓는다는 건, 언제나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우울을 동반한다.

무해에게는 치매로 인해 한가지 더 고민할 것이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숨긴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었던 자신의 출신과 북한에서의 과거는 이제 치매가 진행됨에따라 어디에도 남지 않게 사라질 거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자신의 딸 모래에게 자신의 과거를 남기기로 한다.

소설은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담고있다.

하나는 치매를 앓는 노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다. 차츰 원래의 자기를 잃고 이상 행동을 하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는 무해는 치매를 앓는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탈북자로서의 삶이다. 어려서 북한에 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탈북은 어떤 경위로 하였으며,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와서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담았다. 거기엔 안타까운 내용이 많아서 씁쓸한 표정을 절로 짓게된다.

기껏 한국에 오고 나서도 썩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 더 그렇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무해가 먹을것을 중요하게 여겼던 걸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죽음을 준비하기 전까지 딸에게 자신의 출신과 과거를 숨겼던 걸지도 모른다.

거기엔 그녀가 탈출을 위해 잃어야 했던 것들도 있고, 그래서 이 후 다시는 찾을 수 없어 평생 후회했을 것들도 있다. 아이로 돌아가 울음을 터트리는 무해의 모습은 어쩌면 그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슬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호모이지 내가 아니다 - Novel Engine POP
아사하라 나오토 지음, 아라이 요지로 그림, 김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사하라 나오토(浅原 ナオト)’의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호모이지 내가 아니다(彼女が好きなものはホモであって僕ではない)’는 동성애자와 부녀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소설이다.

동성애자와 부녀자의 로맨스라는 것도 그렇지만, 주인공 소년인 ‘안도 준’의 설정도 꽤 독특하다. 이 소년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동성애자에서도 좀 벗어나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런 것처럼 보인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더 없이 실감하고 있으면서도 이성애자와 같은 삶을 꿈꾸기 때문이다. 이성과 교재하고, 결혼해서 가족을 꾸리고, 둘 사이에서 자식도 낳고, 그렇게 살아가다가 만족하며 눈을 감는 그런 삶을 바란다는 말이다.

그래서 처음엔 안도라는 개인이 특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보면 볼수록 그의 그런 생각이 개인적인 성향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에 더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그의 얼핏 특이해 보이는 꿈은 사실은 그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조금도 특별할 것 없는 ‘일반적인 삶’을 살고싶은 마음이 빚어낸 뒤틀린 꿈에 가까워 보였다는 얘기다. 모두가 그걸 ‘제대로 된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 미묘한 압력은 안도가 오랫동안 ‘숨은 동성애자’로 살아오면서 느꼈을 고뇌의 크기나 그로부터 비롯된 평범에 대한 갈망을 짐작케 하기도 했다. 동성애자의 생각이나 심리 등을 꽤나 설득력있게 잘 그려낸 셈이다.

거기에 커밍아웃(Coming out)/아웃팅(Outing) 문제나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생리적인 거부감을 갖는 것 등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얘기들도 꽤 담아냈다.

그러나 그것들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거나 깊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짜여진 것은 아니다. 그냥 등장인물의 대사 따위를 통해 언급하고만 넘어가는 것도 많았다. 게다가 이런 이슈를 드러나게 한 인물을 제대로 그려내지도 못해서 그저 쓸데없이 과민반응을 보이는가 싶더니 불현듯 인간이 바뀐 것처럼 전혀 다른 태도로 돌변하는 좀 황당한 인물이 되고 말았다.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에서는 아쉬움도 많았다는 얘기다.

안도를 둘러싼 이야기나 갈등의 해소를 판타지적으로 풀어낸 것도 그렇다. 단장, 종업식에서의 일만 봐도 마치 중2병이란 걸 그대로 그려낸 것 같지 않던가. 현실에서 크게 벗어난 이 장면은 그 이전이나 이후와 비교해봐도 유별날 정도로 튀었다. 마치 여기만 장르가 바뀐 것도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덕분에 많은 것들이 한번에 풀리기는 했다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조금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일들이 상당히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었다면, 동성애자 개인으로서의 일이나 미우라와의 이야기는 꽤나 현실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점도 많았다.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이성애자를 위한 판타지로 만들지 않은 것도 좋았다. 이게 둘 사이에는 결코 매울 수 없는 거리가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도 했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더 적절하고 현실적인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결말은 학교에서의 일을 그린것인 만큼 다시 판타지로 돌아가는데, 희망을 가득 느끼게 하는 것이어서 썩 나쁘지는 않았다. 그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를 웃으며 응원하게 된다.

내용 외적으로는, 소설의 각 장을 Track으로 표기하고 밴드 ‘퀸(Queen)’의 노래 제목을 붙였는데, 그게 마치 OST 목록 같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노래 제목은 나름 소설 내용과도 연관이 있고, 퀸은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밴드이기도 해서 소설내에서도 많이 언급한다. 다만, 퀸과 일본 이야기를 넣은 것은 딱히 필요한 건 아니어서 (그 자체는 사실이긴 하지만) 쓸데없는 일뽕이 아니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사들 예언의 시작 편 5 : 위험한 길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5
에린 헌터 외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시리즈 다섯번째 책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5 위험한 길(Warriors: The Prophecies Begin #5 A Dangerous Path)’는 계속되는 갈등과 음모, 그리고 새로운 적과의 싸움을 그렸다.

전권에서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던만큼 이번 권에서는 시작부터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시작은 의외로 잔잔했는데, 그게 생각과 달리 전사들에게 안정이 찾아온 것인지, 아니면 폭풍 전의 고요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건 파이어하트도 마찬가지여서 의심이 가는 것과 믿고 싶은 것 사이에서 갈등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종족을 책임져야 하는 부지도자로서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실수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게 좀 답답하기도 한 한편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의 옆에는 마음을 잃어가는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더욱 고민하는 갈등하게되는 파이어하트의 고뇌가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힘들게 진영을 복구하는 것이나, 다른 종족과의 마찰, 새로운 적들이 나타나고, 힘든 일을 겪으면서 이별하게 되는 이들과 새롭게 전사와 훈련병이 되는 어린 고양이들이 나오면서 천둥족의 세대교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린 고양이들은 어리석다고 할만큼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건 다르게 보면 각 고양이들이 그만의 개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게도 했다. 그래서 그게 단지 한번의 계기, 사건으로 싹 바뀌지 않게 그린것은 넓게 보면 꽤 현명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빌런의 설정도 참 잘했다. 단지 욕망이 있을 뿐 아니라 그걸 이룰만한 지혜나 계획을 실행할 강력한 힘과 행동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얄밉기만 한게 아니라 혀를 내두르게 만들기도 한다. 출신이나 성향 등에서도 주인공인 파이어하트와 여러 대비되는 면을 지녀 무엇이 이들을 결국 이런 차이가 있게 했는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참 여러 면에서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게 하는 시리즈다. 짧은 생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삶을 그린만큼, 어찌보면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 중복되지는 않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끌어내어 지속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했다는 것도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냥네 깜수씨 1
수리조아 글.그림, 한재웅 감수 / artePOP(아르테팝)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발냥네 깜수씨 1’은 동명의 웹툰으로 연재중인 작품을 모으고 정리해 담은 단행본이다.

고양이를 입양해와 함께 살면서 그린 이야기를 그린 이 책은 일상툰의 일종이면서 또한 농도 짙은 코미디 만화이기도 하다. 거기에 고양이의 생태라던가 특징 같은, 고양이 지식서같은 면모도 충실히 갖췄다.

좋은것은 이 세가지 요소들이 서로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거다. 고양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기 위해 너무 학습만화처럼 흘러가지도 않으며, 고양이를 대하는 인간들의 입장이 고양이보다 너무 적거나 또는 지나치게 많지도 않은데다, 그러면서도 고양이와 함께 살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그건 고양이의 어떤 특징이나 이유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두 잘 담아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재밌다. 기본적으로는 일상물이기에 엿보는 재미도 주고, 고양이와의 생활을 감전체험할 수도 있게 하는 한편 사소해 보이는 일들도 코미디 만화 특유의 과장을 통해 빵 터지게 그려냈기 때문에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유쾌하다.

고양이를 의인화해서 그린 것도 적절했다. 그 자체로 고양이의 매력이 부가되게 맛을 잘 살린데다, 집사들의 행동에 대한 리액션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코미디 만화의 경우 너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금세 익숙해져 곧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점이 없다는 것도 좋다. 정말 손에 들고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끝장을 덮고 내려 놓을 때까지 내내 웃기도 재미있었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스럽게 볼 수 있는 책이다.

다음 권에선 또 무슨 일들을 담았으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