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 -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
최희성 엮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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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는 전세계의 신화 중 100선을 꼽아 실은 책이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전 세계의 신화를 한곳에 모아 간략하게 훑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 전세계 동서양의 신화 중 유명한 것들 100개 모았다. 그래서 이 책만 봐도 여러 신화들에 대해 ‘아는 척’ 정도는 할 수 있을만큼 기본적인 것들은 알 수 있다.

또 다른 컨셉은 다양한 그림과 보물(유물) 등을 통해 신화를 시각적으로 접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덕에 당시 사람들이 생각했던 신화적 모습은 어떠했는지 그 편린을 구경할 수 있어 장면들을 그려보는데 꽤 도움이 된다. 각종 보물들은 그 자체로도 보는 맛이 있는데, 과연 이것들이 그렇게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인가 혀를 내두를만큼 조형미나 완성도가 높아 감탄을 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제목에도 있듯이, 신화를 ‘역사’와 연결지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신화가 역사시대를 거치면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강조하고 숭배하는데 이용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신화를 통해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도 꽤 의미가 있다. 신화가 역사를 담은 한 예가 현대에 가장 널리 퍼진 종교인 ‘기독교’다. 그를 주교로 하는 나라들은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면서 침략국을 이단으로 규정하며 그들의 ‘신’을 ‘악마’로 변질시키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가나안 민족이 믿던 신 ‘바알’을 더러운 파리들의 왕인 ‘바알제불’로 격하시킨게 대표적이다. 이후에 이 바알제불은 ‘사탄’과도 동격시 되기도 하는데, 이건 그만큼 오랫동안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전쟁을 이어나가며 혐오를 쌓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책은 이러한 컨셉들을 모두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신화를 간추려 모은 것은 잘 했다. 비록 간추린 것이라 많은 것들을 담지는 못했으나 전세계의 다양한 신화의 주요하다 할만한 창세신화나 주요 영웅들의 이야기는 꽤 잘 실은 편이다.

그러나, ‘그림으로 보는 보물전’이라는 부제를 붙일만큼 그림이나 보물 사진을 만족스럽게 싣진 않았다. 너무 저질 사진을 써서 뭉개지거나 도트가 드러나 보이는 것도 있는데다, 너무 현대의 그림을 가져온 것도 있는데, 결코 그게 최선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화를 역사와 엮어 살펴보겠다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부 그런 내용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은 그저 신화를 싣는 것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제목까지 ‘역사가 보인다’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어떻게보면, 신화 자체만 다루더라도 이미 내용이 차고 넘쳐서 뭘 쳐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거기서 너무 더 욕심을 부린 게 아닌가 싶다. 차라리 그 시간에 더 질좋은 사진이나 찾았다면 더 만족스러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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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이성의 목소리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함미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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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이 사프콥스키(Andrzej Sapkowski)’의 ‘위쳐: 이성의 목소리(Ostatnie życzenie / The Last Wish)’는 독특한 괴물 헌터 위쳐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이 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위쳐 소설 시리즈로는 두번째로 나온 책이다. ‘운명의 검’이 더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1권으로 간주하는 것은, 내용적으로 ‘운명의 검’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책이 파일럿에 가까운 소설 ‘더 위쳐(Wiedźmin / The Witcher)’의 개정판이라 할 수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다.

시리즈 전체로 보면 이 1권 이전에도 단편이집이 몇개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1권인데도 불구하고 배경이나 캐릭터 설명이 조금은 부족한 느낌도 든다.


책에는 총 7편의 에피소가 수록되어있는데, 가장 긴 에피소드 ‘이성의 목소리’를 쪼개고 그 사이 사이에 다른 에피소드들을 배치했다. 그런데, 그게 이야기 흐름상 서순이 맞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에피소드가 딱히 ‘이성의 목소리’의 내용을 설명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굳이 왜 이런 배치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에피소드가 중간 중간에 끊기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썩 마뜩지 않았다.

소설은 신화나 동화처럼 이미 익숙할법한 이야기들을 많이 차용했는데, 그걸 그대로 가져다 쓴게 아니라 소설 속 세계관에 맞게 비틀어서 원래 알던 것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매력을 느끼게 한다. 마법과 돌연변이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이라던가, 사람들에게 썩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 위쳐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괴물들이나 인간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이야기 역시 매력적이다.

때때로 농담으로 느껴질만한 내용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잔인하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들도 나오고, 음모나 배신 같은 인간의 구린 뒷면 같은 것들도 다루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느 꽤 어두운 편이다. 인간과 괴물을 은근히 비교하기도 하기에 때로는 과연 누가 더 인간적인지 생각해보게도 한다.

아쉬운 것은 액션이 썩 훌륭하지는 않다는 거다. 눈에 그릴 듯 선명하지는 않아서 때때로 어쨌다는 건지 생각하느라 멈칫 하게 된다.


인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뒷 쪽의 인쇄가 그대로 묻어 나온 페이지가 꽤 있는 것도 아쉽다.

주석도 일부에만 단편적으로 달린 편이라 유럽 신화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건 인터넷도 뒤져보고 시리즈 보면서 익숙해지는 수밖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 소설 자체의 인기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던 것도 이런 것에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동유럽권에서 인기였던 소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된데는 역시 (공식은 아니나) 소설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 시리즈의 성공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화까지 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드라마는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니, 원작 소설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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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소담 고전 명작 시리즈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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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은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이룩하게 될 미래상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무려 87년 전인 1932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당시로부터 약 600여년 후의 미래인 A. F. 632년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서 A. F. 즉 포드 기원(After Ford)은 헨리 포드의 T형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시기(1908년)를 원년으로 삼은 역법을 말하는 것으로, 배경인 A. F. 632년을 서력(AD)으로 바꾸면 2540년이 된다. 지금을 기준으로 봐도 아직 먼 미래를 그린 이야기라는 말이다.

그런만큼 책 속 과학 문명은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약학과 생물학 부분에서 그렇다. 작품 속 세계에서는 이 두가지를 가지고 전 세계를 제어하고 있는지라 꽤 여러번 자세한 묘사가 나오는데, 생물학이 많이 발전한 지금 봐도 상당히 흥미롭다. 당연히 가상의 기술을 그린 것이겠다만, 정말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욱 흥미로운건 작가가 그려낸 사회의 모습이다. 처음 펼쳤을 때는 전달하려는 주제를 담기위해 조금은 무리한 사회상을 설정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보면 볼수록 이게 얼마나 말이 되고 가능성이 높은지가 실감이 되기 때문이다.

전쟁은 물론 냉전도 지나고, 그 사이 정보화 사회 등을 거치면서 얻고 또 잃은 것들이 결국 어떤 미래를 가져다 줄지를 정말 실감나게 잘 담았다. 향후에 다시 읽게 되더라도 또 다시 감탄할 소설이 아닌가 싶다.

출간 시기를 생각하면, 현대인들에겐 꽤나 와닿을 내용들이 많아서, 과연 예언서처럼 느껴질만도 해 보인다. 오히려 출간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 같은데, 과연 작품이 현실에 영향을 주어 이러한 사회로 흘러온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사회로 흘러올만 했기 때문이 이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인지 새삼 픽션과 현실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과연 현대사회는 작품 속에서와 같은 사회로 별질되어갈지도 그렇다.

꽤나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지만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꽤 괜찮다. 뒤가 어떻게 될지 흥미를 잘 끌고, 매끈한 세상속에서 조금씩 삐져나온 듯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도 재미있으며, 현대인에게 공감점이 많아서 흡입력도 좋다.

오래 전에 쓴 소설이다보니 미래의 모습은 조금 어색한데, 특정 기술은 유독 발달한데 반해 어떤 것은 과거의 지점에 머물러있기도 해서다. 그렇다고 그게 단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대의 세련된 SF들과는 다른 이런 스팀펑크같은 면모가 조금은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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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날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고든 코먼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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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코먼(Gordon Korman)’의 ‘불량소년, 날다(Restart)’는 청소년 문제를 참 영리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청소년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학교폭력이다. 거기엔 실제 물리적인 폭력도 있고, 따돌림같은 사회적이거나 정신적인 폭력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불량소년 ‘체이스 앰브로즈(Chase Ambrose)’는 거의 대부분의 청소년 문제를 모두 일으키고 다녔던 놈이다. 그래서 무려 법원으로 부터 거의 무기한의 사회봉사활동을 명 받기도 했으며, 정도가 심해진다면 소년원에 가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악질이다. 오죽하면 ‘알파 쥐’라고 부를까.

그런 그가 사고로 기억을 일으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함께사는 형과 엄마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잊어버린 채이스는 그와 함께 인간성까지 완전히 잃어버려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런 그가 정신적으로 불완전한 상태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이전에 같이 어울려다니던 패거리나 자신이 피해를 주었던 사람들과 만나며 다른 시선으로 보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은 꽤나 재미있다. 때떄로 주변 사람들은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이용해서 전에는 해볼 수 없었던 걸 과감히 시도하기도 하는데 그것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소설은 전체적으로 밝고 희망찬 편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갱생물의 일종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말하는 체이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너무나 차이가 나나보니 일종의 착각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저자가 이 부분만은 확실하게 놓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게 선악이나 가해자/피해자 구도를 모호하게 그려 자칫 피해자 코스프레나 가해자 감싸기로도 비쳐질 수 있던 기존의 갱생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저자는 나쁜 친구들에게 휘둘렸다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다던가, 또는 개인의 사정 상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던가 하는 합리화(개소리)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일말의 변명거리조차도 남기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단지 취향에 맞거나 신선해서만이 아니다. 그게 주제를 더 살려주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대로 마주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로 ‘재시작(Restart)’ 한다는 건 무엇인지가 바로 그렇게 했기 때문에 더 잘 두드러진다.

기억상실이란 소재도 정말 꼼꼼히 잘 써먹었다. 달라진 체이스가 자신의 옛 행동의 결과와 기억을 마주하는 이야기는 단지 과거는 지울 수 없다는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불량 청소년의 심리나 왜 그들이 어긋나 있으며 또한 쉽게 돌아오지 않는가도 잘 보여준다.

또한 주변인물들을 통해 학교폭력을 겪는 다양한 모습들이나 생각들,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 같은 것들도 담아내서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이야기가 생각보다 풍부하다. 학교문제와 청소년의 성장, 그리고 갱생 등도 잘 담아냈다.

여러 등장인물들을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도 조금씩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볼 수 있어 흥미로우며, 그들이 각자 또 체이스와 함께 펼치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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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3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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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의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Chair Person)’는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이 되어버린 의자 이이기를 그린 소설이다.

오래 사용한 물건에 혼이 깃든다고 한다. 소위 도깨비라는 것이다. 보통 물건의 소중함과 이어지기도 하는 이런 이야기들은 동양에선 흔하다만 서양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과연 동양의 물건 도깨비와는 또 어떻게 다르게 그렸는지 비교해보게 된다.

동양의 물건 도깨비가 요정이나 작은 신과 같은 존재인데 반해 이 소설속의 의자 사람은 마치 증오를 품고 태어난 것 같다. 하는 일마다 문제란 문제는 다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건 어쩌면 그의 태생이 버리려던 의자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가족들이 그리 소중히 하지는 않아서 덕지덕지 때가 묻고 해진데다, 불에 태워 없애버리려고 했으니 혹시나 의지를 가지게 된다면 어느정도 원망할 법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을 풍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가 보이는 여러 모습들은 모두 인간들에게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중요를 가리지 않고 되는대로 떠들어대는 TV, 오로지 자기 할말만을 하며 사람들을 교묘히 조종하고 이용해먹는 크리스타 이모, 불우이웃과 굶주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우아하게 티타임을 갖고 맛나는 음식을 풍족히 먹는 것 등 그의 맘에 안드는 여러 모습들은 모두 인간을 비춘 거울과도 같다.

어쩌면 그래서 그의 본질이 의자인데도 불구하고 (인간상을 투영해서) 쉽사리 처리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동안 소중하게 아끼며 사용했던 의자였다면, 표리부동하게 말만이 오가는 관계가 함께하는 불만스러운 일상이 아니라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지켜보았더라면 어땠을까. 묘하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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