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시 구역
김동식 외 지음 / 책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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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시 구역’은 특별한 모험 등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주제로 한 SF 단편집이다.

일상이란 늘 우리 주변에 있는 것, 그렇게 우리는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일상이 사라지거나, 갑작스레 변화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루하게 여기기도 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일상이 크게 일그러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 바라던대로 일상을 벗어났다며 기뻐할까, 아니면 혹시 되돌아 올 수 없는 일상을 아쉬워하며 그제야 그 지루함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까.

그런 점에서 미래의 일상을 주제로 한 이 단편집을 꽤 흥미롭다. 수록작 중에는 먼 미래에는 이런 일상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그린 가벼운 것이 있는가 하면, 흔들리는 일상의 위험을 그린 것이나 어떤 일상을 움켜쥘 것인가를 다룬 것도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살인게임’인데,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도 매력적이고 그걸 SF적인 아이디어로 그려낸 것도 잘 어울려서 좋았다. 다만, 그렇기때문에 더 끝부분의 얼버무리는 듯한 전개와 급한 마무리는 아쉽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다른 단편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단편집 전체적으로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짧은 분량에도 4개의 단편이 모두 각자만의 맛이 있어서 거기에 담겨있는 SF적인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래서 단편집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주제였던 ‘일상’이 그렇게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꽤 볼만한 SF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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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다 - 행복한 고교자퇴생의 일상, 개정판
버선버섯 글.그림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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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다’는 제목처럼 학교를 떠나는 과정과 그 후를 그린 만화다.


저자의 경험을 그린 일상툰이기도 한 이 만화는 자퇴라는 조금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퇴가 민감한 이유는 (대학처럼 꼭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학교라는게 거의 대부분 특정 나이대에서만 겪을 수 있는 교육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며, 어른이나 단체 생활 등을 통해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단지 학문만이 학교가 주는 값어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과연 저자가 자퇴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인생과 행복을 찾아나가는지 궁금한 한편, 자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자칫 충동적인 자퇴를 부추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괜한 우려였던 것 같다. 내용을 보면 막성 자퇴를 그토록 바랬던 저자도 자퇴를 그렇게까지 옹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그럴거면 자퇴는 왜 했어’ 싶은 장면들이 나오기까지 한다.

이야기도 자퇴 그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고 원하던걸 하는 것, 말하자면 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에 가깝다. 학교는 어떻게 보면 빡빡하게 굳은 일정으로 그걸 방해하면서 때로는 원치않는 관계 등으로 고통을 주는 곳으로 그려지는데, 비록 그 상세까지는 그리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학교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들을 품어봤던 적이 있을 것인지라 자퇴에 대한 바램이 어렴풋이 공감이 가기도 한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다린 끝에 자퇴를 한 것인데도 무엇을 할 것인가까지는 딱히 생각해둔 게 없다는 것은 조금은 한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퇴시기가 아직 어린 고1(약 16세)때 였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방황하던 몇달을 끝내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는 괜히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야기에는 의외로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꽤 많이 나온다. 과연 학교가 꼭 필요한 것인가는 물론, 고학력과 취업만을 위해 말 그대로 생애를 모두 쏟아붙는 교육 현실, 학교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적인 문제들도 있다. 개인의 이야기에 더 중점을 뒀기에 그것들은 스치듯 흘러가긴 한다만, 현실적인 문제라서 한번쯤 고민하게도 된다.

만화의 완성도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만, 그렇다고 잘 짜여진 것도 아니다.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거나, 중요한 듯 등장했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는가 하면, 뜬금없이 등장한 캐릭터가 전부터 나왔던 것처럼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 경험을 담은 것인데, 그 과정을 전부 다 담은 게 아니다보니 중간 중간 빈 곳이 있어서다. 어차피 픽션으로 각색한 건데, 등장인물도 좀 더 정리했으면 좋았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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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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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는 고려와 조선 왕 옆에 섰던 자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책에는 “왕을 움직여 역사를 바꾼 참모와 비선의 실체!”라는 문구가 마치 부제처럼 붙어있는데,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꽤 자극적이다. 그래서 흥미를 끌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사에서는 왕이 그렇게까지 신성화되거나 절대적인 권력을 갖은 적이 많지 않다. 오히려 신하들이 더 큰 권력을 가져 눈치를 보는 왕도 있었는데, 그걸 생각하면 역사를 그들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듯하다. 그리고 그건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건 이 책이 고려에서 조선까지 약 1000년에 걸친 한국사를 왕 옆에 있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사건 중심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사연과 의도, 일기를 중심으로 한 인물사가 확실히 더 재미있다. 이 책은 그런 인물사를 짧게 요약하게 집대성한 것 같은 책이다.

책은 크게 23편, 인물 수로는 그 배 이상을 담고 있다. 책 제목과 달리 왕 주변에 있던 참모들 뿐 아니라 왕이나 그들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의 일화까지 소개하기 때문에 실제로 세보면 생각보다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런 점은 때때로 이 책이 ‘참모들에 대한 책’이란 것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보다는 고려로부터 이어진 한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는 느낌이다. 눈여겨 볼만한 참모들을 꼽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식으로 한 게 아니라, 고려의 성립에서부터 멸망, 그리고 이어진 조선에서의 일을 시간 순으로 이어가면서, 그 중간 중간 특히 눈에 띄었던 참모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신경써서 하는 식으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딱히 “참모와 비선의 실체”를 파헤치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책 컨셉은 좀 모호하다. 그냥 고려와 조선의 주요 인물과 사건들을 간단하게 훑어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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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쓸모 있는 요즘 과학 이야기 - 재미와 교양을 한 번에 채워줄 유쾌한 과학 수다
이민환 지음 / 블랙피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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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쓸모 있는 요즘 과학 이야기’는 생활하다 품을만한 사소한 궁금증에 관한 과학적인 풀이를 담은 책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접근 방식이다.

과학이란 말하자면 세계의 진리를 찾는 학문이기 때문에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당연하고, 그래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신기하게도 과학을 등한시 하는 한국의 교육 세태 때문에 학생시절에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기에 더욱 그렇다. 교육을 그딴식으로 하면서 과학 인재 양성을 부르짓어봐야. 쯧.

아무튼, 그래서 과학을 낯설어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편견과는 달리 과학은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가 보고 이용하는 것들엔 모두 과학원리가 담겨있으며, 과학 자체가 애초에 그러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정리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점을 정말 잘 보여준다. 나와는 멀리 떨어져있어 피부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이어가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고 그래서 누구든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법한 화두를 던지고 그걸 이제까지의 과학을 이용해서 정말 잘 설명한다는 게 그렇다.

익숙한 화재로 흥미를 끈 다음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적절하게 설명도 잘했다. 아무리 그래도 과학 이야기를 하다보면 전문 용어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러다보면 잠깐씩이라도 어려워지는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여러면에서 가볍게 즐기기위한 대중 과학서로서 참 적당한 책인 듯하다.

그건 잘 풀어서 썼을 뿐 아니라 그만큼 주제 선정을 잘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에 실린 주제 대부분은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지식인미나니‘에 올렸던 것인데, 영상물에 맞도록 주제를 정하고 적당한 선으로 정리했던 것이라 아무래도 그 덕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수록 내용은 기본적으로는 영상의 것과 동일하다. 그걸 책에 맞게 일부 수정하거나 문장을 다듬었으며, 유튜브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주제도 일부 수록했다. 유튜브 영상이 있는 것은 QR 코드로 바로갈 수 있게 했는데, 기왕이면 단축주소도 함께 표기했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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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 마음 잇는 아이 8
선자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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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은 학교폭력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오가며,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를 통해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가 어떤 다른 입장이 있는지,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을 담았다.

총 11개로 나눈 이야기를 작가는 마치 1인칭인 것처럼 특정 인물 위주로만 썼는데, 이게 해당 인물을 자세히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가리는 역할도 해서 마치 조각조각 나뉘어진 퍼즐같은 느낌도 준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겉보기와는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의 바램에 따라 조금씩 어긋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게 이야기를 와전시키기도 해 미스터리같은 면모도 보인다.

이런 점들이 이들의 향방과 진실이 무엇인지 흥미롭게 만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야기가 짧기 때문에 그런 점이 제대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미스터리가 무르익기 전에 바로 해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도 개별 인물의 입장에서 각자의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식으로 내놓기 때문에 진실을 알아가는 재미 같은 것은 그리 크지 않다.

가장 중요한 ‘그날’ 일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것도 좀 아쉽다. 학급 전체가 체험을 하러 간거라 과연 가능할까 싶은 것을 살짝 트릭을 써서 처리했는데, 그게 이야기를 좀 작위적으로 보이게 했다. 소율을 왕따로 설정한 것도 그렇다.

학교폭력 이야기는 짧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학교폭력 후의 일들도 과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서늘한 여운을 남기는 끝은 나쁘지 않은데, 그건 작가의 말 뒤에 이어지는 김소율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그날’의 사건이 썩 좋지만은 않은 흔적을 남기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이 더 좋다는 소율의 얘기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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