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상툰 1 오늘의 영상툰 1
오늘의 영상툰 원작,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전영신 구성 / 서울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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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툰 1’은 다양한 사연과 무서운 이야기들을 만화로 재구성해 사람들의 반응과 함께 담은 책이다.

유튜브에서 유명한 동영상 채널 ‘오늘의 영상툰‘은 제보받은 사연이나, 오싹한 이야기, 감동실화 같은 것을 조금씩 움직이는 만화(영상툰)로 재구성해서 올리는 곳이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괜찮은 걸 꼽아서 컨텐츠로 만드는데다 그것들을 만화로도 꽤 괜찮게 만들어서, 둘러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 책은 그곳에 올라왔던 여러 영상들 중 일부를 간추려 영상에 달렸던 사람들의 반응(댓글) 등과 함께 엮어낸 것이다. 만화를 담은 책인데도 ‘영상툰’이란 묘한 이름이 붙은 것도, 기왕 만들어진 브랜드(유튜브 채널명)를 그대로 가져와서다. 수백개의 영상 중에서 일부를 꼽은 것이므로 일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관건은 사실상 편집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걸 꽤 잘했다. 단지 영상을 중간중간 잘라서 붙이기만 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만화로 그렸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도록 컷 편집이나 말풍선도 적절하고, 일부는 영상과 다르게 장면을 새로 만들기도 해서 만화책으로서의 완성도가 꽤 괜찮다.

유튜브 원작이라걸 살려 영상에 달렸던 사람들의 반응을 넣은 것도 생각보다 괜찮다. 본문과 함께 보면 마치 실시간 반응을 보는 것 같아 책인데도 온라인 느낌이 살아있다. 본문을 볼 때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그것들을 페이지 하단과 별도 페이지에 둔 것도 좋다. 그 덕에 본문에만 집중하거나, 또는 사용자 반응과 함께 즐기거나 할 수 있다.

책이 유튜브에서 온 것이라서 내용 자체는 같지만, 그걸 책으로 읽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다. 당연히 책만의 장점도 있다. 그 하나가 나만의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거다. 유튜브에서는 대사를 빠르게 읊는 데, 그게 나완 맞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재생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하면 발음이 늘어지기에 그렇게해서는 듣고싶지 않았거든. 그러니 나와 같았던 사람에겐 이 책이 꽤 반가울 수도 있다.

물론, 유튜브 동영상과 같이 보는 것도 괜찮다. 그러면 책에는 다 싣지 못한 반응들을 보거나, 자기가 직접 댓글을 남길 수도 있어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다만 그러려면 해당 영상을 직접 찾아야만 한다. 유튜브가 유명해 책도 나온 것이고 책에 있는 컨텐츠도 거기에서 온 것이니, 기왕 동영상을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바로갈 수 있는 짧은 주소도 넣어두었으면 좋았으련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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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 바일라 9
김혜진 지음 / 서유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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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은 자기만의 수집벽을 가진 세 사람이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서로 친구가 되는 ‘나’, ‘모’, 그리고 ‘네이’는 전혀 다르면서도 또한 비슷한 점이 있다. 모두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거다.

주인공인 ‘나’는 길을 모은다. 학교에서는 물론, 병원이나 네이네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모두 모은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달라서 달라지는 길만 모으는 것이 아니다. 학교처럼 늘 반복해서 오가는 곳이라도 버스를 탈지, 지하철을 탈지, 혹은 걸을지에 따라 달라지는 길도 서로 다른 길로 모은다.

그것을 기록한 것에는 단지 어디어디를 거쳐가는지가 적혀있을 뿐이지만, 주인공이 모은 길에는 무엇을 볼 수 있다던가, 어떤 경험이 마음에 들었다던가 하는 것들이 포함되어있다. 그것들이 있기에 수집한 길들은 모두 각자만의 가치가 있다.

주인공이 길을 수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작은 일탈을 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을 향해가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이 있기에 신경쓰고 조심해야 하는 것에서 답답함도 느끼고 그래서 거기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다.

그를 통해 다양한 길을 찾아내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처럼도 보인다. 얼핏 환경에 매여있는 것 같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같단 얘기다. 어쩌면 단지 아직 알지 못하고 찾지 못했을 뿐은 아닐까. 가보기 전에는 어떤 길들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수집한 길들의 목적지가 모두 집이라는 것은 주인공이 결국에 향할 곳이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더라도, 얼마나 멀리 돌아가게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지던, 그래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던 결국엔 집, 그리고 가족에게로 돌아가다는 것이다.

주인공네 가족의 마음도 그렇다. 그 끝이 어렴풋하나마 확실히 보이는 어두운 풍경이 투병생활이기에 결국 참고 참다가 끝내 폭발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결국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는 듯이 서로에게 돌아오고 이해하며 위할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저자는 그걸 명확하게 그리지 않고 흘리는데, 그게 마무리를 대충 얼버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분히 민폐스러운 사건이 어떻게해서 일어나게 된 것이며 왜 그래야만 했는지도 똑부러지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언니의 대사나 주인공의 생각을 통해 은근히 흘리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잘 공감이 되지 않고, 해소가 되어야 할 감정도 그러지 못한채 찜찜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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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나오는 철학 입문
사이토 테츠야 지음, 김선숙 옮김, 정용휴 감수 / 성안당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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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테츠야’의 ‘시험에 나오는 철학 입문’은 서양철학의 흐름과 그 핵심 사상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한국으로 치면 수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대학 입시 센터시험’ 윤리 과목에 출제된 문제를 두고 그에 관련된 철학사를 이야기한다는 거다.

각 철학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관련 철학 문제를 보여 그것을 한번 풀어볼 수 있게 하고, 그 후 철학 이야기를 하며, 철학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처음에 보였던 문제의 답과 그 풀이를 실어 중간에 이야기했던 철학 이야기와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성을 이렇게 했기 때문에 자연히 센터시험에 나오는 철학 사상과 철학자에 대해 담고 있으며, 그 때문에 전체 철학사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는 주요하지만 빠진 인물이나 사상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이 단지 ‘센터시험을 위한 참고서’가 아니라 대중들을 위한 철학 입문서라는 걸 생각하면 좀 아쉬운 점이다. 구성과 컨셉에서 좀 벗어나기는 하겠지만, 기출문제가 없다면 센터시험과 유사한 문제를 만들어 그런 철학자들도 함께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철학 입문서’를 목표로 한만큼, 책은 전체적으로 읽기 쉽게 쓰였다. 물론 때로는 철학자들의 말을 이용하기도 해서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들도 앞뒤에 설명을 잘 했기 때문에 따라가는데는 문제가 없다. 어렵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쉽지만도 않게 나름 선을 잘 지킨 셈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르는 철학을 대부분 담았다보니 각각에 대한 내용은 좀 짧긴 하다만, 핵심적인 내용도 잘 담은 편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유익하고, 그것들이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철학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를 위해 뒷부분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것도 꽤 괜찮다. 다만, 일본출판을 기준으로 한 걸 그냥 그대로 번역한 것인지, 해당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에 출판된 한국어 제목을 기준으로 하고, 없다면 일본어 원서 제목을 병기해서 출판사, 저자와 함께 표기했으면 도움이 되었으련만 꼼꼼함이 아쉽다.

주석도 별로인데, 추가 설명이 있었으면 싶은 것엔 안달린 반면 익숙하게 사용하기도 하는 한자어에는 그 뜻이 주석으로 달리기도 해서다. 그냥 원서를 번역만 해서 이렇게 된걸까. 좀 더 신경써서 편집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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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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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 모왓(Farley Mowat)’의 ‘개가 되기 싫은 개(The Dog Who Wouldn’t Be)’는 특별했던 개 ‘머트’와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담은 소설이다.


누가 버리고 간 못생기고 몸도 틀어져 균형이 맞지 않은 특별할 것 없는 잡종인 머트는, 처음에는 마치 정말로 그러한 것처럼 마뜩잖은 존재였다. 비누를 먹지를 않나, 사냥터에 가서는 사냥감들을 쫒아내기도 한다.

그러던 머트가 어느 순간 깨우침을 받은 것처럼 활약을 하고, 순식간에 새사냥개로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머트의 활약은 사냥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어렸을 때 부족해 보였던 게 마치 연기이기라도 했다는 듯 그 후 다양한 곳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때론 이 녀석이 사실은 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다른 개들은 하지 않는 짓을 정말로 많이, 그것도 굉장히 잘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나’는 그런 머트를 지켜보며 감탄을 하는가 하면, 함께 다니며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 장난 중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과하다’ 싶은 것들도 있는데, 그걸 저자는 한결같이 신기하고 유쾌하게 써내서 별 거부감은 없다. 오히려 은근히 미소를 지으며 보게 된다.


이 소설은 소년과 개의 추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대부분이 머트의 다양한 활약들을 그린 것이라서 어떻게 보면 ‘대단한 머트’를 기리는 찬사같기도 하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당시의 모습이나 그때 사람들을 담고있어 꽤나 추억을 자극하는데, 현대 한국인에겐 시대는 물론 지역과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공감할만한 점이 좀 적긴 하다.

그래도 이야기 자체가 볼만하고, 개와 교감하고 함께 하면서 쌓은 추억 이야기는 어린시절 키우던 개와의 그것을 떠올리게도 해서 괜시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도 한다. 어쩌면 작가가 실제 함께했던 개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것이라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무려 1957년에 나온, 20세기 초반의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공감점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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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 』로 가득 차 있다 - JM북스
사쿠라 이이요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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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이이요(櫻 いいよ)’의 ‘세상은 『 』로 가득 차 있다(世界は「 」で満ちている)’는 10대들의 오해와 외로움을 다룬 성장 소설이다.

이야기를 참 잘 썼다.

따지자면 사실 거창한 건 없는 이야기다. 전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뭔가 있어보이게 그려놓은 것도 있어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만, 막상 그게 드러나면 정말로 별게 없어서 ‘뭐야, 그거였어?’ 하고 조금은 김이 셀지도 모른다.

그래서 극적인 맛은 없는 대신,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가 됐다. 사소하지만 누구든 겪어볼만한 이야기, 해봤을법한 실수들을 그려서 자연히 그 일들로 인해 변해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이야기를 다섯개 장으로 나누고, 각각을 모두 조금씩 다른 분위기로 채웠다. 분위기로 바뀌는 시점에서 장을 전환하고 제목의 빈칸을 채운 소제목을 붙였는데 그게 참 적절하다. 그에 맞게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바껴가는 생각, 주변 이야기 등도 잘 담았다.

장이 바뀌면서 생기는 변화는 마치 계절이 다른 것처럼 명확한 편인데, 그 흐름 역시 계절 변화처럼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감정선을 따라가는데도 어색함이 없다.

주인공들이 겪고있는 문제나 그에 대한 해결도 나름 납득할만하게 제시한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정리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기에 여전히 현실에 남아있는 문제들이 보여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마냥 산뜻해지는 것만은 아니다만, 이들이 이룬 성장과 도달한 답이 남아있는 것들도 충분히 잘 헤쳐나가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느끼게 한다.

마음의 상처와 그 해소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혹자는 지나치게 사건의 해소에만 집중하고, 그래서 정작 당사자들의 마음은 무시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데, 그렇게해서는 비록 관계 자체는 회복해도 묵혀버린 감정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 감정은 끝끝내 남아 계속 그 때를 생각나게 하므로 언젠가는 결국 더 안좋은 방식으로 터져버리기도 한다. 그 때가 되면 이미 화해했으면서 왜 그러느냐고, 이제 그만 좀 하라고 다그칠건가. 소설에서는 그러는 대신 당장은 골이 남더라도 충분히 해소될 수 있게 시간을 두고 보기로 하는데, 이게 차라리 더 현실적이고 모두에게 더 나은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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