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시스터 12 - 수상한 블로거 벽장 속의 도서관 17
시에나 머서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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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머서(Sienna Mercer)’의 ‘뱀파이어 시스터 12: 수상한 블로거(My Sister the Vampire: Stake Out!)’는 프랭클린 그로브에서 벌어지는 뱀파이어 조사 소동을 그린 뱀파이어 시스터 시리즈(My Sister the Vampire Series)의 12번째 책이다.

왈라키아 아카데미에서 돌아온 아이비는 다시 이전처럼 올리비아와의 행복한 나날이 이어질 줄 알았으나 그게 꼭 그렇지가 않다. 떠나있던 동안 올리비아가 새로 사귄 친구 홀리 때문이다.

여러이유로 그녀가 맘에 들지 않는 아이비는 괜히 부닥치게 되고, 그런 아이비가 마뜩지 않은 올리비아와 사이가 어색해지고 만다.

거기에 뱀파이어들을 까발리려하는 블로거까지 등장해 짜증나게 한다. 그가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줄 뿐 아니라, 뱀조관(뱀파이어 조사 관광객)들까지 끌어모아 마을에서조차 좀처럼 편하게 지낼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비는 어떻게든 블로거의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소설은 크게 2가지를 다루고 있다. 하나는 자매와의 우정이고 다른 하나는 뱀파이어들의 노출 위기이다. 이것들은 모두 아이비와 올리비아에게 중요한데, 때로는 그게 다른 것에 가려져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면 설사 의도치 않았다고해도 상대방은 거기서 소홀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게 되는거다.

그걸 해소하는 방법은 결국 자신을 돌아보고 사로를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걸 소설은 잘 그려냈다. 둘의 마음이 어긋났다가 다시 봉합되는 것도 그렇고, 그 과정에서의 일을 통해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한다. 거기에 별 무리가 없어서 술술 잘 읽히고 이들의 생각과 마음에도 쉽게 공감이 간다.

거기에 블로거 사건도 잘 비볐다. 둘 간의 관계가 의외로 밀접하기 때문에 괜히 왔다갔다하며 따로 노는 듯해지는 것도 없고, 한쪽의 진행이 다른쪽으로 이저여 진행을 돕기에 흐름도 자연스럽다.

물론 그렇다보니 꽤 힌트가 많이 나와서 수상한 블로거를 찾아가는 미스터리한 맛 같은 건 없다. 그러나, 그게 이야기의 주요한 점도 아니고, 둘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도 아기자기해서 나쁘지 않다. 이제까지의 것들을 그러모아 정리하며 만들어내는 마무리도 괜찮고, 그를 통해 보여주는 따뜻한 결말도 작은 미소를 짓게한다.

인간보다 힘과 능력이 훨씬 뛰어난 뱀파이어를 그리면서도 자칫 인간에게 들킬세라 소심히 행동하는 점은 의외로 코믹해서 이야기를 가볍게 즐기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다음 내용을 슬쩍 일러주며 끝나는데, 그 와중에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그것을 또 어떻게 해결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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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6 - 어린 스파이들,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 스파이 걸스 6
앨리 카터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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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카터(Ally Carter)’의 ‘어린 스파이들,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United We Spy)’는 대망의 마지막 대결을 그린 ‘스파이 걸스 시리즈(Gallagher Girls Series)’의 6번째 책이다.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생각보다 빠른 마지막이다. 마지막인만큼 꽤 엄청난 스케일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그건 스파이들에게 있어서는 끝판왕급이라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과연 마지막 대결에 걸맞는다 싶다.

물론, 그만큼 거리감도 있기 때문에 나같은 보통 사람들에겐 세부 이야기가 피부에 잘 와닿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이전의 역사들을 참고해서 생각보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풀어내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식으로 일이 계속 진행된다면, 어쩌면 정말로 실현가능하지 않을까 싶게 만들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그정도로 큰 사건을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긴장감이 없다는 거다. 그건 어쩌면 주인공 무리와 그들의 활약에 비해 사건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로 그런 심각한 일이 터진다면 겨우 그런식으로 쉬쉬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들리가 없지 않겠는가. 대다수가 그걸 은근히 바래마지 않는게 아니고서야 말이다.

사실 이것도 스파이의 세계에서라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낌새를 소설 내에서는 은근히도 내비치지 않기 때문에 딱히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반대로 이들이 마주한 사건의 크기가 실제로는 그 정도로 충분히 대처할만한, 말하는 것보다는 작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작가가 사건을 그리 현실감있게 전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이야기도 뜻밖의 맥거핀이 아쉬웠다. 설마 그런식으로 할 거라고는 전혀 기대치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뿌린 여러가지 떡밥들은 의외로 많은 가능성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게 과연 어떤 전개로 갈지 흥미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분기를 정한 이후에는 나머지들을 충분히 해소해줘야 하건만 그러질 않는다. 딱히 설명도없이 그냥 미해결인채로 버려진단 얘기다.

이게 만약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거였다면 나름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음권에서 벌어질 반전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을 마무리하면서 그런식으로 내버려둔 것은 역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건 또 너무 간단하게 털어버린다. 상당히 무게가 있던 것을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고 땡처리하듯 후닥닥 해치워 버린다거나,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듯 기껏 꾸며놓더니 얼마 가지도 않아 뒤집어버리기도 해서 좀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아쉬운 점들을 나열해보니, 마치 아직 좀 더 길게 이어가려고 했던 것을 사정이 있어서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완성도가 썩 높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전혀 흥미롭지 않다거나, 읽는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활약하는 것이라던가, 위기에 빠지고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나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나름 볼만하다.

하지만 설정과 캐릭터도 꽤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봤던 시리즈였어서, 그 마지막이 이렇다는데 더 아쉬움이 남는 게 아닌가 싶다.‘앨리 카터(Ally Carter)’의 ‘어린 스파이들,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United We Spy)’는 대망의 마지막 대결을 그린 ‘스파이 걸스 시리즈(Gallagher Girls Series)’의 6번째 책이다.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생각보다 빠른 마지막이다. 마지막인만큼 꽤 엄청난 스케일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그건 스파이들에게 있어서는 끝판왕급이라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과연 마지막 대결에 걸맞는다 싶다.

물론, 그만큼 거리감도 있기 때문에 나같은 보통 사람들에겐 세부 이야기가 피부에 잘 와닿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이전의 역사들을 참고해서 생각보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풀어내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식으로 일이 계속 진행된다면, 어쩌면 정말로 실현가능하지 않을까 싶게 만들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그정도로 큰 사건을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긴장감이 없다는 거다. 그건 어쩌면 주인공 무리와 그들의 활약에 비해 사건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로 그런 심각한 일이 터진다면 겨우 그런식으로 쉬쉬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들리가 없지 않겠는가. 대다수가 그걸 은근히 바래마지 않는게 아니고서야 말이다.

사실 이것도 스파이의 세계에서라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낌새를 소설 내에서는 은근히도 내비치지 않기 때문에 딱히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반대로 이들이 마주한 사건의 크기가 실제로는 그 정도로 충분히 대처할만한, 말하는 것보다는 작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작가가 사건을 그리 현실감있게 전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이야기도 뜻밖의 맥거핀이 아쉬웠다. 설마 그런식으로 할 거라고는 전혀 기대치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뿌린 여러가지 떡밥들은 의외로 많은 가능성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게 과연 어떤 전개로 갈지 흥미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분기를 정한 이후에는 나머지들을 충분히 해소해줘야 하건만 그러질 않는다. 딱히 설명도없이 그냥 미해결인채로 버려진단 얘기다.

이게 만약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거였다면 나름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음권에서 벌어질 반전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을 마무리하면서 그런식으로 내버려둔 것은 역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건 또 너무 간단하게 털어버린다. 상당히 무게가 있던 것을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고 땡처리하듯 후닥닥 해치워 버린다거나,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듯 기껏 꾸며놓더니 얼마 가지도 않아 뒤집어버리기도 해서 좀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아쉬운 점들을 나열해보니, 마치 아직 좀 더 길게 이어가려고 했던 것을 사정이 있어서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완성도가 썩 높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전혀 흥미롭지 않다거나, 읽는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활약하는 것이라던가, 위기에 빠지고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나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나름 볼만하다.

하지만 설정과 캐릭터도 꽤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봤던 시리즈였어서, 그 마지막이 이렇다는데 더 아쉬움이 남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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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는 순간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푸른도서관 83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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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는 순간’은 묵묵히 아픔과 외로움을 견디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영서’는 부모는 물론 가까운 친척도 없는 중학생 소녀다. 오죽하면 외삼촌이라고는 입때 들어본 적도 없었던 연아네로 오게 되었을까. 그래서 그런지 연아로서는 나름 편하게 대하려고 해보지만, 영서의 마음 속에는 왠지 모르게 부담이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연아네 올 때 그랬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작스레 인사도 없이 영서는 이모네로 간다며 연아네를 떠나고 만다.

영서 이모는 그나마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다. 그러니 거기서라도 서로 위해주며 잘 지냈으면 좋았으련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영서는 혹시 모를 엄마를 기다리기로 한다.

이 소설은 구성이 꽤나 좋다. 제목도 그렇고, 시점도 그렇다. 주인공인 영서가 아니라 거기서 한발 떨어진 그녀가 만난 사람의 입장에서 그녀와의 만남을 그렸는데, 덕분에 마치 절망의 밑바닥을 기어다니는 듯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강도를 크게 줄였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닿는 정도에서만 묘사하는데다, 영서가 혼자서 꾹 참는 아이여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도 않아서 더 그렇다. 그래서 감정이입을 하면서도 거기에 너무 깊게 빠지지는 않게 한다.

그렇다고 영서가 처한 현실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닥쳐올 때마다 그녀가 느껴야만 했을 아픔과 외로움도 쉽게 짐작이 간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제3자의 입장에서 영서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또한, 영서와 그렇게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별 다른 힘이 되지 못하거나 때로는 오히려 아픔을 더해주기도 하는 주변 사람들의 변명이기도 하다. 급작스러운 일이어서, 자기 사는데에도 버거워서, 딱히 별다른 사이인 것은 아니어서, 실상이 어떤지 알지 못해서, 자신의 마음 챙김이 더 중요해서, 단지 그래서 였을 뿐, 특별히 악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이라고 말이다. 이는 또한 다시 영서에게 돌아와, 그러니 그들에게 딱히 실망하거나 그들 때문에 절망할 필요가 없다고도 얘기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다른 방식의 위로인 셈이다.

참고 또 참는 영서는 때론 답답하기도 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네의 모습이라 더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다소 충격적이고, 조금은 과한 몰아가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또한 적절한 마무리이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되는 소설 속 인물들처럼 우리에게도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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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 이삭줍기 환상문학 2
윌리엄 벡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림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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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벡퍼드(William Thomas Beckford)’의 ‘바텍(Vathek)’은 인간의 탐욕과 그 끝을 그린 고딕 판타지 소설이다.

중세 고딕 양식으로부터 유래된 고딕 소설은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어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인간의 이상 심리를 다룬 소설’을 일컫는다. 이야기의 특성상 공포물이 되는 경우가 많기에 고딕 호러라고도 한다.

장르문학으로서 ‘판타지’를 그린 작품인 경우에는 ‘고딕 판타지’라고도 하는데, 특성상 어두운 분위기와 이야기가 많기에 ‘다크 판타지’라고 하기도 한다.

바텍이 바로 그런 고딕 판타지에 속한다. 특이한 점이라면 장르 이름의 유례가 그렇듯 대게 중세 유럽적인 물건이 많은데, 이 소설은 동양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사람이라만 낯선 것에 더 신비한 매력을 느끼는 법이기 때문이다. 동양 사람이 서양 판타지에 매력을 느끼듯, 서양 사람도 동양 판타지에서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한때 동양풍의 이야기를 유행처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이 소설도 그런식으로 쓰여진 것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꽤나 완성도가 높다는 거다. 소설에서 차용하는 아랍의 문화나 신화 등이 꽤나 깊이가 있어서, 저자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본다면 충분히 유럽인의 순수 창작물이 아닌 동양의 신화를 정리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엄밀히 말해 이는 정확한(사실적인) 감상은 아니다. ‘동양’이라고 퉁쳐서 이야기하긴 한다만 정확하게는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라 딱히 유럽인들보다 더 익숙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신화와 문화들 중 무엇이 진짜 아라비아의 오랜 것이고 무엇이 저자가 만들어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는 그정도로 저자가 아라비아 판타지를 잘 그려냈기 때문만 아니라, 아라비아가 한국사람에게 그만큼 낯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은 생각보다 그리 쉽게 읽히진 않는다. 거기엔 낯선 내용 뿐 아니라 문장 기호나 문단 나눔 등에 인색한 형태의 글도 한몫한다.

종이를 아끼기 위해서인 듯 다닥다닥 붙여놓은 형태는 은근히 옛날 신화인 성경이나 경전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이야기도 신화적인 것들이라 묘하게 더 그런 느낌이 든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의외로 간략하게 요약이 되는데, 그걸 여러가지 사건으로 늘여놓음으로써 점차 되돌릴 수 없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점은 조금 ‘크툴루 신화’와도 비슷해 보인다. 중간에는 아직 희망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게 이들의 결말을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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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팩 - 제9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7
이재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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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팩’은 청소년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리코더를 사랑하는 ‘강대한’은 고2가 되면서 크나큰 시련을 맞게 된다. 같이 리코더부를 만들고 함께 연주하던 친구들이 모두 떠난데다, 철인스포츠부에게 부실까지 빼앗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말로는 부원이 없으니 자연히 폐부되는 것 아니느냐나.

하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부끄럽다며 리코더를 그만둘 생각이 없는 대한은 부원이 줄었다고 폐부가 된다는 학칙도 없으며 부원 역시 새로 모집할 것이라며 퇴실 요청을 강하게 거부한다. 그렇게 리코더부 대신 부실을 차지하고 싶어하는 철인스포츠부와 대립하다가 대한은 졸지에 생각지도 않았던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게 된다.


그렇게 소설은 학기초인 3월부터 철인3종경기가 벌어지는 6월까지 대한이가 리코더부로서 활동하고 철인3종경기를 준비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걸 빠르지만 급하지는 않게 전개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도 번잡하거나 중심이 흩어지지 않게 담아냈다.

주요 아이템으로 리코더를 설정한 것도 꽤 좋았다. 리코더는 대게 초등학교때만 해보고 그 후엔 안하기에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런 인식이 ‘고2씩이나 되서 리코더를 분다’며 부끄러워 하게 만들고, 그게 주인공이 부원들을 잃고 혼자서 고군분투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끈다.

리코더에 대한 인식이 낳은 ‘고작 리코더’라는 편견은, 대한이가 혼자서 자신의 것을 지키고자하는 것을 더욱 애처롭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꿋꿋하게 나아가는 대한이의 모습은 소중한 것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한편, 남들에겐 사소한 것일지라도 충분히 그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같다.

대한이가 그렇게 소중히하는 게 왜 하필 리코더였나 하는 것도 잘 풀어냈다. 이건 대한이가 방황하게 되는 이유와도 직결되는데, 그게 방황을 끝내고 가족과 화해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해서 리코더로 시작한 이야기를 리코더로 끝내는 꽤 괜찮은 구성이 됐다.

대한이가 변화해 가는 것도 잘 그렸다. 어느날 갑자기 바뀌는 게 아니라, 처음엔 아니꼬운 마음도 있던 것이 점차 눈에 익고 도움이 되는 걸 새삼 실감하며 익숙해지고, 그런 과정을 함께하면서 전에는 못봤던 것을 보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며 응어리진 것이 풀어지거나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공감이 가도록 했다.

리코더부를 지키려고 시작한 싸움이었지만, 그를 통해 그가 얻은 건 그보다 훨씬 크고 소중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대단한 변화나 반전 같은 걸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유쾌하면서도 잔잔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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