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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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플러 수용소’는 악플과 그로인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최종적으로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악플러들에게 그 죄를 물어 일말의 자비심없이 처벌을 가한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한 이 소설은, 다른 무엇보다도 얼마나 공감을 할 수 있게 그리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개인적인 복수극이 아니라 법으로써 공공연하게 제재하고 처리하겠다는 것을 내세웠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소설은 그것을 제대로 풀어내지를 못했다.



* 소설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애초에 소설의 전제가 되는 법 제정부터가 전혀 와닿지 않는다. 아니 아무리 한국 정치판이 개판이라지만, 무슨 군사 봉기나 계엄령 선포하에 억지로 밀어부치는 것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날치기처럼 통과될 수가 있나.

그래도 비록 억지스럽지만 이야기를 펼치기위한 판을 어떻게든 깔아보려고 그런 것이라고 감안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더라. 악플러 수용소에서의 이야기는 더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법치국가라는 틀 안에서 진행되는 게 맞나? 재판도 없이 약물까지 동원해 납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명확하게 밝혀진 증거가 없어도 일단 유죄추정으로 시작하는데다, 제재 역시 사적인 마음이 듬뿍 담긴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당최 공공기관에서 공무원들이 벌이는 짓이라고 봐주기가 어렵다는 거다. 아니, 이럴거면 대체 왜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리지 않은거냐.

심지어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렸어도 이 소설은 문제가 있다. 복수극이 전혀 시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도는 말할것도 없는데다, 마치 유대인의 복수극을 그린 모 영화에서처럼 잘못을 한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의 관계없는 제 3자까지 나락에 떨어뜨리는 짓을 태연히 저지르기에 이 복수가 전혀 정당해 보이거나 공감이 가질 않는다.

악플로 인해 망가지는 연예인의 이야기 역시 엉망이다. 주요한 부분은 빼먹고 대충 악플러의 악행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한 장면만을 갖다 붙였기 때문이다. 그덕에 오로지 선량한 피해자여야 할 고혜나에게도 자꾸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악플에 시달리고 그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니는 것 치고는 전혀 방어기제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시간날때마다 적극적으로 악플을 탐닉하는데, 대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환자에게 이런 정신나간 노출치료를 지시하는 의사는 뭐하는 작자란 말이냐.

아, 물론,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알겠다.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예 직접적으로 써두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럴거였으면 칼럼을 썼어야지. 그걸 괜히 소설로 쓴 덕분에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그게 전하려던 메시지까지 도리어 약해지게 만들었다.

좀 기대를 해서일까.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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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1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
조나단 가르니에 지음, 로니 호틴 그림, 문소산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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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가르니에(Jonathan Garnier)’가 쓰고 ‘로니 호틴(Rony Hotin)’이 그린 ‘모모 1(Momo - Tome 1)’은 마을 변두리의 꼬마소녀 모모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모모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화물선을 타는 아빠는 한번 일을 하러 나가면 몇주씩은 돌아오지 않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모는 늘 아빠가 보고 싶고 때론 그것 때문에 훌쩍거리기도 하지만, 마을을 돌아다니며 고양이와 놀기도 하고 할머니와 함께 마을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나름 유쾌하게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모모의 마을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특별한 듯도 하지만 잘 보면 평범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은근히 우리네 옛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건 그만큼 책에 담긴 이야기가 소소한데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거나 겪을법하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같진 않더라도 비슷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감정표현이 좋아 쉽게 공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 쳐다본다거나, 무슨 일이 있거나 얘기를 들었을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순간적으로 멈칫 하는 것도 그렇고, 충동적이어서 말 그대로 유치하다 싶은 행동들을 하는 것도 실제 그 또래 아이를 눈 앞에서 보듯 잘 표현해서 현실감이 넘친다.

덕분에 큰 맥락없이 몇몇 사건들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않게 책을 보게 해준다.

그게 80여쪽 남짓하는 이 책을 더욱 짧게 느끼게 만드는데, 그러면서도 군데 군데 의외로 묵직한 이야기들도 꽤 넣어뒀다. 그렇다고 그걸 딱히 두드러지게 표현하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아무것도 아닌 흔해빠진 일상과 별 다를 것 없이 같은 비중으로 다룬 것이 오히려 그걸 더욱 묵직하게 느끼게 한다. 다른 이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벼우리라 생각했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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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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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은 흥미로운 고전 판타지들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우리의 뿌리에는 판타지가 있다. 우리가 믿어왔던 것,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 그것으로 말마암아 최종적으로 삶을 결정하게되는 방식까지도 종교를 비롯한 신화에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는 인간들이 살아오면서 이룩한 정신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거의 고스란히 신화에 녹아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 역으로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했으며 무슨 생각을 했고, 또한 어떤 역사의 흐름을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가 있다.

이 책의 특징도 바로 그런 것들을 담았다는 거다. 신화나 설화, 기담 등을 일종의 사전처럼 그러모았다고해서 단지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대체 무엇이 녹아있는 것인지를 파헤쳐보려고 한다.

그래서 익숙히 알고있던 이야기도 그것들로 인해 조금은 낯설게 보이며, 그게 봤던 이야기도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신화는 의외로 인간의 소위 ‘승자의 역사’를 통해 조금씩, 때론 크게 변현되어왔는데 그것들을 통해 개체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원했으며 어떤 것을 퍼트리고자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물론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전혀 확실하거나 분명히 밝혀진 근거를 기반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것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역시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제까지 시행착오를 하고난 이후에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가설들이 대체로 그럴듯하고 당시의 시대상과도 잘 엮여있어서 상당히 정설에 가까워 보인다.

덕분에 단순히 흥미를 채우기 위해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아는 척’하기 좋은 지식을 꽤나 잘 채워준다.

이만하면 책 컨셉을 굉장히 잘 만족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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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니야 3
곽영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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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는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변천사를 개괄적으로 담은 책이다.

지구는 상상도 하기 어려울만큼 까마득한 시간동안 변해왔다. 지구를 기준으로 보자면 인간들이 자랑하는 수천년의 역사 정도는 티끌로 치부해도 좋을만큼 가벼울 정도다. 그러니 인간이 지구에대해 아직 잘 모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지구의 긴 역사에 비하면 인간은 아직 갓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건 생명의 변천사에 대고 봐도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의 연구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생명은 수십억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해왔으며 인류의 등장은 극히 최근의 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인류는 과연 어떤 생명들을 거쳐 나타나게 되었으며, 거기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지구의 변화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이 책은 시간 순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생인류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생명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현재까지의 연구로 알 수 있었던(더 정확하게는 그럴 것이라 짐작하고 있는) 지구 전체의 역사를 담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구의 역사 중에서도 지구과학과 생명의 진화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였지만 그것만으로 굉장히 방대한 내용이다보니 대체로 개괄적으로 훑고 넘어가는 게 많으며 그래서 상세함에서는 아쉬움을 느낄만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 덕에 한권으로 전체를 모두 살펴볼 수 있으며, 책이 굉장히 읽기 편해서 의외로 장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구와 생명의 역사 속에는 초대륙이나 대멸종처럼 흥미로운 주제들도 꽤 많은데, 그것들에 대한 여러 이론들을 소개함으로서 호기심도 꽤 채워주기에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

이야기 구성도 꽤 잘했다. 질문으로 시작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꼬리를 물며 풀어놓고, 그걸 다음 이야기로도 잘 이어서 말 그대로 술술 읽힌다.

처음 이 분야를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꽤 좋지 않나 싶다. 다만, 일종의 입문서로 상세는 빠진 책인만큼 더 깊은 내용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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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퍼즐 두뇌게임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존 브렘너 지음, 이은경 옮김, 멘사코리아 감수 / 보누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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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브렘너(John Bremner)’의 ‘멘사퍼즐 두뇌게임(Mensa: Brain Training)’은 머리를 쓰는 다양한 퍼즐을 담은 책이다.


책 속 퍼즐은 대부분 패턴을 찾는 것들이다. 비슷한 그림 사이에는 어떤 규칙이 있는지, 숫자들은 무슨 수식으로 연결되어있으며, 그것들로 부터 유추할 수 있는 빈 공간(중간 혹은 다음에 나올 것)을 채우는 것들이 많다.

그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난이도에 따라서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책 속 퍼즐들엔 모두 한가지 해답이 제시되어 있지만, 사실 꼭 그 답만을 낼 수 있게 퍼즐이 빡빡하게 짜여있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답으로 칠만한 다른 패턴을 발견하게 될 때도 있다. 정답이라는 게 속된말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보이기도 한단 거다.


애초에 그런 느슨함을 허용하는 유형의 문제가 있는만큼 책에서 제시하는 정답은 가장 가능성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낼 수 있는 패턴이라고 보는 게 좋다. 자신이 새로운 패턴을 발견해 냈다면, 그걸 정답으로 봐도 상관 없다는 말이다.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아쉬운 것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즉, 문제가 이상해 보이는) 퍼즐도 있다는 거다. 패턴을 찾으려면 문제의 순서도 중요한데 그게 어그러져 있어서다. 그러니 만약 문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왜 그런 순서로 패턴을 찾는 것인지도 설명이 되어야 하건만, 그런 것 없이 단순하게 몇마디로 답이라는 것만 던져놓아서 왜 그게 답이라는 건지 모르게 만든다.

아무리 IQ 148을 위한 책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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