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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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워터스(Sarah Waters)’의 ‘티핑 더 벨벳(Tipping the Velvet)’은 빅토리아 시대 바닷가 마을 굴 식당집 소녀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 원작으로도 유명한 작가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첫 작품인 이 소설은 소재나 이야기, 서술 등 여러면에서 상당한 문제작이다.

동성애자, 그 중에서도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고있는 있는데다가, 매춘같은 것도 태연히 나오고, 포르노만큼 말초적이지는 않지만 성애 장면도 상당히 노골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표현도 굉장히 야하다. 특정 부위나 행위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행위는 근현대에 들어 성적인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자리잡혀버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묘한 배덕감을 불러일으키는데다, 뱉어내는 방식도 도발적이다. 장면 역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상할 수 있을만큼 묘사가 좋아서 절로 이건 성인용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당시에 그들끼리 사용하던 은어를 되살려내 사용하는 등 언어적인 면도 꽤 매력적이다. 전혀 다른 것을 일컬으면서도 꽤나 노골적인 묘사를 담고 있어서 생각할수록 절묘해 한번쯤 써보고 싶게 한다. 그들끼리만 사용하는 표현이라는 것이 은밀한 것의 공유라는 묘한 감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있어할만한 소재와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표현하여 꽤 높은 호기심 충족과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거기에 이야기도 꽤 볼만하다. 말 그대로 파란만장하다고 할 수 있는 소녀의 이야기는 딱히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물론, 때로는 소위 ‘급발진’이라 할만한 이상 행동을 보이며 상황을 크게 엇나가게 하고, 그것이 중간에 이야기가 좀 붕 뜨는듯한 느낌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중요한 캐릭터의 서사를 너무 생략해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린다던가 하는 등 문제점도 보이기는 한다. 세부적으로는 캐릭터나 이야기 전개 등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다고 보긴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뒤로 가면서 어색하지 않게 수습을 하는데다가, 좀 뻔하고 오글거리는 면도 있으나 마무리 포장 역시 나쁘지않게 했다. 동성애자가 아니라면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했었던가 보다만, 로맨스라는 측면에서는 딱히 다를바가 없어 감정 흐름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준수하게 잘 만들어진 소설이다.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레즈비언들의 이야기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아를 찾고 성장을 이뤄내는 주인공의 모습도 나름 잘 담았다.

번역도 괜찮다.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감성이 부족한데다 동성애와 레즈비언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한국 사람이어도 아무런 문제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감정선을 충분히 따라갈 만하다.

다만, 몇몇 표현에서에서는 (개역판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색한 것들이 있다. 예를들면, 창백하다던가 잃어버린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원문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서 그렇게 한 것일수도 있고, 잘 쓰이지는 않아도 엄연히 그러한 뜻도 있어 그렇게 한 것일수도 있다만, 자연스럽지 않아서 읽을 때 좀 걸린다.

제목을 단순히 독음으로 바꾼 것도 아쉽다. 꼭 노골적으로 ‘애무하기’라고 하지 않더라도, ‘벨벳 핥기’라던가 ‘벨벳 젖히기’처럼 충분히 은유적이면서도 행위가 연상되게 바꿀 수 있었을텐데 쉽게 번역을 포기해버린 것 같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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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의 비밀
최진우 지음, 김영혜 그림 / 빈빈책방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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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의 비밀’은 광릉숲의 이모저모를 담은 이야기 책이다.

광릉숲은 2010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중 하나다. 그만큼 숲과 그곳에 사는 동물들이 역사와 보존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광릉숲이나 그 생태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심지어 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광릉숲에 해가 될만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것을 막기 위한 내용을 꽤 잘 담고 있다.

이야기는 숲을 좋아하는 주인공 ‘태영’이가 어느 날 꿈 속에서 광릉의 주인인 세조를 만나 괴 사건의 조사를 부탁받으면서 시작한다. 태영이는 숲속에서 다양한 나무와 동물들을 만나면서 대체 광릉숲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세조가 들었다는 울음소리는 누가 또 왜 내는 것인지를 찾아가는데…

이런 시놉을 갖고있기 때문에 이야기에서 상당분량을 광릉숲에 서식하고 있는 나무와 동물들은 무엇이고 그들의 특징과 생태는 어떠한지가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그렇게 억지스럽거나 하지 않다. 울음소리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건 조사를 자연보호로 연결하는 흐름도 자연스러웠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동식물과 이야기를 통해 왜 그것이 중요한지도 꽤 설명이 된다.

뒤에서 해소가 되기는 한다만 태영이가 너무 태연하게 동식물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좀 이상했는데 광릉의 주인인 세조로부터 그런 능력을 잠시 받는다던가 했다면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

애초에 광릉숲에 대해 알리기 위해 만든 책인만큼 부록으로 그런 내용을 담은 것도 좋다. 여기에는 이야기에서는 미처 다 담지 못했던 내용들도 있으므로 읽어본다면 광릉숲을 아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목적을 생각하면 꽤 잘 만든 책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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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화 세계사 - 웃다 보면 세계 역사가 머릿속에 쏙!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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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레이(赛雷)’의 ‘3분 만화 세계사(赛雷三分钟漫画世界史)’는 흥미로운 세계사 속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담아낸 만화다.

이 책은 만화의 장점을 굉장히 잘 살린 역사책이다. 만화의 장점이란 무엇보다도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는 것인데, 그런 형태로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담은 내용이 역사라면 너무 진지하고 무겁거워져버려 만화의 본래 장점을 잃는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만화의 본래 방향에 맞게 역사를 즐길거리로 잘 각색한게 장점이다.

애초에 주제부터도 쉽게 흥미를 끌만한 것들을 골랐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당시의 문화라던가, 지역에따라 특징이라 할만한 점들은 그것만으로도 시선을 끈다.

그것들을 귀엽고 단순화된 그림으로 담은데다 내용의 압축률도 줄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내용을 소홀히 하지도 않았다. 세계사에서 벌어진 여러 이야기나 문화 현상들은 왜 생긴 것인지, 문화 현상은 무슨 이유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 자리를 잡은 것인지를 굉장히 잘 담았다. 이해하기 쉽게 앞뒤 관계나 흐름 역시 깔끔하게 정리해서, 단순하게 축약했지만 전체 내용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구성을 잘했다.

단점은 그런 구성 덕분에 세계사를 아는데는 적절하지 않다는 거다. 세계사 속 문화나 사건 등에 대해서 담고있기는 하나 어디까지나 그것 자체만을 다룬 단편적인 만화를 모은 것이라서 전체적인 역사나 문화의 변화 흐름등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 세계사를 좋아한다면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들만 있을 가능성도 크다.

그것은 구성 뿐 아니라 분량 때문이기도 하다. 시리즈로 나온 게 아니라 단권으로 나온 책인 듯한데, 그러다보니 일부만을 추릴 수밖에 없어 자연히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세계사 입문으로 괜찮은 책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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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팅 사고력 보드게임북 - 게임으로 교육을 즐기다 교육과 만난 보드게임북 시리즈 3
박점희.김미성.이미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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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만난 보드게임북 시리즈’ 3번째 책인 ‘컴퓨팅 사고력 보드게임북’은 컴퓨팅 사고력 교육을 위한 보드게임을 담은 책이다.

책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보드게임과 그것을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이나 평가법 등을 담은 매뉴얼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 역시 대부분 보드게임을 위한 구성품이 차지하고 있다.

수록된 보드게임은 책으로 엮어서 만들기 쉬워서인지, 대부분 카드게임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주제나 문제 등에 적당한 카드를 내고 거기에 게임 참여자들이 말로 내용을 채움으로써 진행된다. 이런 특성상 수록 게임들은 게임 그 자체만으로는 진행이 되기 어렵고, 반드시 토론과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점은 다분히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교육쪽에 더욱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소정의 교육 효과는 확실히 얻을 수 있어 보인다. 다만, 토론은 그를 위한 사전 지식의 습득도 요하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교육 효과를 얻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대신에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사용해 볼 수 있으므로 복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단점은, 토론 수업의 일종인 만큼 제아무리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접근성이 썩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거다. 게임이라고 하기엔 진행과 승리 요건에 인간에 의한 요소가 비교적 크다는 것도 아쉽다.

장점은 게임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유롭게 배운 내용을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는 거다. 이건 형식화된 토론에서도 얻기 어려운 효과일 것이다. 또한 게임처럼 한명씩 돌아가며 액션을 하는 것은, 토론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일부에 의한 진행을 중일 수 있을 듯하다.

잘 사용한다면 나름 긍정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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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가는 길
데이브 에거스 지음, 앤젤 창 그림 / 상수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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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에거스(Dave Eggers)’가 쓰고 ‘앤젤 창(Angel Chang)’이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가는 길(Most of the Better Natural Things in the World)’은 한 흰 호랑이의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어쩌면 ‘글쓴이’가 따로 있다는 것이 조금 놀라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떤 경치를 담은 것인지를 나타내는 단어가 쓰여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글 없는 그림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본문의 단어들을 번역하지 않은 것도 ‘한국어판’인 것 치고는 좀 특이한 점인데, 대신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를 각 풍경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책 뒷부분에 따로 실어두었다. 그러니까 글쓴이는 이 글과 책의 구성을 정한 사람을 말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따로 글은 없고 서로 다른 풍경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중이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씩 겹치는 지역이나 풍경도 있어서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경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는 흰 호랑이의 존재나 앞뒤 속지에 그려진 세계지도도 그런 느낌을 주는데, 기왕 지도에 호랑이가 지나간 지역의 궤적을 그려 표시했더라면 더 확실했겠다는 생각도 든다.

마치 화보같기도 한 이 책의 장점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림이다. 파스텔톤의 유화 스타일로 그려진 그림들은 한컷 한컷이 모두 매력적인 자연을 표현하고 있어서 보다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본문이 그림만으로 되어있는 것은 이 책이 저연령을 위한 그림책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한데, 풍경에 딱히 말이 필요없기도 하고, 심지어 풍경 감상에 따로 걸리는 것이 없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어서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뒤에 이어지는 마지막 풍경은 발음을 이용한 일종의 말장난이기도 하면서 또한 여정의 끝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서 마지막 장면으로 더없이 알맞아 보였다.

아쉬운 것은 모든 그림들이 2쪽 이상에 걸쳐져 그려진 것인데도, 책은 활짝 펴기가 안되는 제책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운데가 반드시 접히도록 만들어졌는데, 내구성에는 어떨지 몰라도 감상하는데는 역시 단점이 아닌가 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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