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요괴 추적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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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선 요괴 추적기’는 사방에 여러 신이 있는 시대에 요괴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만약 전형적인 퇴마 판타지를 기대했다면 생각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애초에 작품의 주요 인물인 ‘구랍 법사’부터가 전혀 그런 소위 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엄연히 판타지에 가까운 고독이나 염매같은 저주 술법이 등장하고 그게 꽤나 효과를 본 것처럼 그리는 장면도 있어 어느정도는 판타지적인 요소 역시 혼존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으나, 그것을 분명하게 그리지는 않으며 오히려 믿음에 의해 만들어진 그릇된 인식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기에 소설은 겉 모습과는 달리 꽤나 판타지색이 옅다.

사건과 이야기의 분위기 뿐 아니라 주인공도 그렇다. 소설에서 구랍 법사는 한결같이 일종의 사기꾼과 같이 묘사되는데다, 심지어 그가 좀 예외적인 방법으로 법사가 된 것을 드러내며 더더욱 능력자와는 거리가 멀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써 무능하게까지는 그려지지 않는데, 그것이 신을 믿는 시대의 벌어지는 인간들의 문제를 법사로써 일을 의뢰받은 말빨밖에 없는 무능력자가 특유의 재치와 상황판단으로 은근히 사건을 잘 파헤쳐내는 판타지를 가장한 해결사물 처럼도 보이게 한다.

허당같아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은근히 적절한 활약도 보이기에 이야기는 꽤 볼만하다. 중간 중간에 던져둔 단서들을 어떻게 그러모을지도 나름 기대하게 한다.



* 주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그렇게 다다른 결말부는 나름 감탄스러우면서도 또한 아쉽기도 하다.

감탄스러운 것은 이제까지의 이야기나 단서에서 일관되게 이어지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결말을 알고나면 그동안의 힌트가 얼마나 대놓고 남긴 것이었는지도 새삼 알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스포를 당했었다는 걸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역시 결말이 좀 쌩뚱맞은 면이 있다는 거다. 이러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다를게 없지 않은가. 이야기의 그럴듯함도 이 부분에서는 크게 떨어지며, 중요한 의문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끝내기에 결국 마뜩잖음을 남긴다. 요괴를 나름 재미있게 해석하기는 했다만,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했단 느낌이다.

조금 다르게, 이야기가 결국 일종의 판타지의 끝난 것도 아쉬웠다. 마지막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반대로 판타지란 없다는 것을 내비치며 꽤나 현실적으로 풀어낸 요괴와 방사 이야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근본이 어긋나있기 때문에 허당같으면서도 은근히 날카롭게 사건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사기꾼 (자칭)법사 캐릭터도 은근 괜찮아서 그의 얼렁뚱땅 사건 해결록을 그리는 식으로 갔어도 나름 재미있었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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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명_울새
김수영 외 지음 / 마요네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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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명_울새’는 작가 다섯 명의 폴더, 네 가지 형식의 작품을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은 조금 독특하다. 단지 새로운 소설들을 모았다거나, 같은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 새롭게 쓴 소설을 엮거나 하기만 한게 아니라 참여한 다섯명의 작가들의 동일한 형식의 글 네가지를 받아 작가별로 모은 구성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구성과 그걸 감싸고 있는 책 제목이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

각 작가 폴더에 담겨있는 네가지 글의 형식은 다음과 같다:

1. 작가노트
2. ‘눈을 떴을 때’를 주제로 한 엽편소설
3. 작가의 대표 단편소설
4. 다른 사람의 단편소설을 이어 덧붙인 ‘이어쓰기’

작가노트는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근황이나 경험을 얘기한 사람도 있고, 어쩌면 작품 활동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아이디어 같은 것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단편 소설에서 작가의 말이 이렇게 길게 담기는 것은 흔치않아 느낌이 새롭다.

엽편소설은 주제가 워낙에 광범위해서 그런지 각양 각색이다. 구성부터가 새로 쓰는 엽편외에도 다른 내용들이 많이 담기는 소설집이었던만큼, 주제도 애초부터 나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정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엽편은 내용 뿐 아니라 읽기 경험도 모두 달라서, 짧은 가운데서도 나름의 완결성을 잘 맺은 게 있는가 하면 마치 일상물의 일부를 떼어다 놓은 것처럼 뭔가 일어날 것처럼 굴더니 그만 끝나버리는 것도 있다. 분량도 짧다보니 조금은 맛보기라는 느낌도 든다.

각 작가의 대표 단편소설을 담은 세번째가 사실상 이 소설집의 주요 컨텐츠처럼 보인다. 대표작으로 꼽은 것인데다 (엽편보다는 긴) 단편인만큼 묘사도 더 충실하게 잘 되었다. 내용이나 주제도 나름 흥미롭다.

네번째인 이어쓰기는 이 소설집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데, 솔직히 호불호가 좀 갈린다. 아무래도 다른 작가가 쓰는 것이다보니 분위기도 좀 다르고, 나름 완결성있게 끝냈던 작품의 경우 굳이 들춰내는 것 같은 느낌도 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 작가는 해당 단편을 어떻게 읽었는지나, 거기에 무슨 이야기를 더 덧붙이고 싶었는지 같은 것을 알 수 있어 그것들은 또 그것들 나름대로 볼만하기도 하다. 길이가 엽편정도로 짧기 때문에 딱히 대단한 내용이 나오거나 하지는 것은 아니나, 반대로는 그렇기 때문에 부담없이 이어 읽어볼만도 하다.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작가 폴더로의 연결점을 느끼게도 하는데, 내용과 상관없이 단순히 이어쓰기를 다음 폴더의 작가가 맡았기 때문이다. 구성이 가져온 뜻 밖의 부수효과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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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진실 - 희망에 대한 오래된 노이즈
이시형 지음 / 델피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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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진실'은 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재조명해보는 소설이다.

기술 발전은 다른 소재에 비해 유독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격차가 크며 두가지 측면이 공전하는 일도 잘 없다.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을 낳고, 부정적인 측면은 다시 긍정적인 측면에 의해 보완되다보니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월등히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어느 측면으로 수렴한다고 보느냐에 갈린다는 말이다.

이것은 시대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다. 기술의 유용성이 두드러지는 시대라면 유토피아적인 상상력이 더 많을 것이고, 기술의 위험성이 강조되는 시기에는 반대로 디스토피아를 경계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두가지가 균형잡힌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 유토피아를 얘기해도 그것에 혹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디스토피아를 마냥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다만, 발전된 기술이 악용될 경우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공유되었다보니 디스토피아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비교적 강하지 않나 싶다.

이 소설도 다분히 기조로 쓰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것처럼 극단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좀 더 지능적으로 사람들에게 파고드는, 그렇기에 어쩌면 더 위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여럿 꼬집는다.

제목 역시 이러한 점을 잘 드러낸 듯하다. 적응해 버리는 것이 더 쉬워서 편리한 진실만을 취사선택하고 모른 척 하기 쉽지만, 그 속에 숨은 진실을 간과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듯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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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데아 케이스릴러
장해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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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데아’는 동명의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재벌 3세인 ‘원형’은 뒤늦게나마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기위해 후계자 수업을 하면서 아버지의 호감을 사고, 최종적으로는 부회장으로 임명되기를 기대하나 그게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권력과는 전혀 무관해 보였던 누나가 느닷없이 상속자 후보로 떠오르면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데…

사실 현실의 원형은 전혀 재벌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는 커녕 도무지 붙지 못하는 고시에만 벌써 수년간을 매달려있는, 거의 인생의 낙오자에 가깝다.

원형은 개인적인 일 뿐만이 아니라 가족관계역시 엉망이다. 그렇기에 멋지게 합격하여 그런 상황을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가상현실 게임의 또 다른 가족을 통한 부질없는 자존감 채우기와 대리만족일 뿐이다.

당신의 가족을 다시 꾸려 준다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발칙하다. 가족을 건드린다는 게 거의 금기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누구에게도 완벽한 가족이란 것은 없기에 조금 혹하는 측면이 있기도 해서다. 자연히 흥미를 끌 수밖에 없다.

작가는 거기에 현실에서의 사건과 미스터리를 더해 이야기를 더 장황하게 펼쳐냈는데, 사실같은 가상현실을 통해 실제와 허구를 헷갈리게 한다던가,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진위를 구분하기 어렵게 꼬아논다든가 함으로써 끝까지 흥미와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그게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야기의 중요한 연결점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꽤 큼직한 허점들이 있어서다.

여러 이야기를 오가고, 그러면서 반전도 일으키는 이야기다보니 더더욱 이야기가 전환될때의 급격한 변화 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포용하는 상황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 역시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중간에 갑작스레 시간을 건너뛰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을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다던가, 뒤늦게 그걸 챙기겠다고 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여기도 한다.

이야기 전환도 모두 신선하고 놀랍지만은 않다. 오히려 이랬다가 저랬다가 되는대로 왔다갔다 하는 듯한 면모가 더 두드러진다. 이건 소설의 주요 장치인 반전 역시 가치가 바래지게 만든다.

가상현실도 생각보다 현실감있지 못하다. ‘현실의 몸이 어떻게 되는가’도 일관되지 않으며, 얼마나 현실과 구별이 안될만큼 사실적인가 하는 부분도 때에따라 다르게 그려져 이상함을 느끼게 한다.

배경 역시 지금의 현실에 기반한 것 같은 부분과 상당한 후의 미래를 그린 것 같은 부분이 뒤섞여 있어 세계관 역시 좀 흐릿하다.

소재를 통해 흥미를 끌고 나름 볼만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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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 떠드렁섬 아이들판 창작동화 10
원유순 지음, 김종혁 그림 / 아이들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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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 떠드렁섬’은 아이들의 신기한 모험을 담은 판타지 동화다.

얼핏 떠들썩하다던가 들썩인다는 의성어/의태어를 이용해 말장난처럼 만든 것 같은 떠드렁섬은, 사실 떠내려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로 양평 양강에 있는 지명이다. 보기엔 마치 강 위에 산이 떠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떠드렁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까 움직이는 섬이라는 아이디어는 실제 해당 지명의 유례에서 따온 것인 셈이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이곳은 가장 유명한 동화 중 하나인 ‘청개구리 설화’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고전이야기를 가져와 재미있게 사용했다. 설화는 읽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배경인 떠드렁섬에대해서는 몰랐었는데, 덕분에 하나 알게되어 유익하기도 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문제에 맞딱뜨리게 되고 그것을 해쳐나가는 모험물이자 성장물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거기에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주제도 담아냈는데,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당장의 현실에 맞닿아있는 문제라서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들에 대한 기조도 그렇다. 하도 위험이 많고 문제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서 그런지 또 이전과는 달리 한아이 가정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이들 얘기를 할 때면 가장 먼저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조심하고 아끼려다 억압하는 경우도 많은 걸 생각하면 오히려 아이들을 믿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 좀 더 이상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이야기를 시국 해소로 시작하는 것도 눈에 띄었는데, 막상 현실에선 해소는 사실상 물건너가고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 생활을 하고 있기에 더 간절한 기원을 담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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