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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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투어(Brain Tour)’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단편/엽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새롭게 이름지어지면서 마치 전에는 없었던 개념인 것처럼 거론되곤 한다만, 사실은 이미 있던 또는 발전중인 것들을 하나로 통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SF에서 메타버스는 정말로 새삼스러운 용어처럼 느껴진다. 벌써 수많은 SF들이 이미 메타버스를 소재로 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나름 최신 경향을 반영한 소설집이 좀 평범한 소설집처럼도 보인다.

그래도 메타버스라는 단일 주제를 무려 17개나 되는 단편을 통해 조금씩 다른 요소와 측면들을 보여줌으로써, 메타버스가 보다 깊숙히 뿌리내린, 어쩌면 곧 도래할지도 모를 가까운 미래를 살펴보고 그것이 초래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고 의미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질문들을 잘 던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엽편에 해당하는 짧은 이야기들인데도 불구하고 실로 핵심이라 할만한 점들을 굉장히 잘 집는다.

그래서 단편으로서의 완성도도 나름 좋은 편이다. 세부적인 설정이라던가 주변의 이야기는 물론 이후의 이야기도 두루뭉실하게 남겨둔 채 끝내는 경우도 있지만, 하려는 얘기는 다 했기에 그런 것들도 딱히 부족함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그것들을 채워보고 싶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저자는 일부러 명확하게 이런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를 애써 규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같지만, 아무래도 부정적인 측면, 악용될 여지가 더 많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렇기에 디스토피아다’라고 하기는 좀 약하다만 결코 유토피아는 아닐 것이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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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메카의 미니 변신 로봇 - 미니미니 로봇과 아기공룡 변신 로봇의 대모험!
최상철 지음 / 위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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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메카의 미니 변신 로봇’은 레고를 이용해 쉽고 간단하게 변신 로봇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레고(LEGO)는 볼 수록 대단하다. 여러가지 것들을 재현해놓은 제품을 잘 내놓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럴 때에도 특수 목적에만 맞는 브릭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범용성을 띄게 만들어 다른데에서 다른 목적으로도 재사용 할 수 있게 한 것, 즉, 다르게 재조립할 수 있게 한데다 오랫동안 동일한 규격으로 만들어오면서 다양한 브릭들이 쌓인 것, 그리고 정확한 규격을 공개함으로써 브릭을 표준화함으로써 브릭간의 호환성을 엄청나게 높여 어떻게든 갖다 끼우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레고(및 레고호환제품)를 이용해서 자기만의 모형을 만드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저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저자는 이름그대로 레고 브릭을 이용해 로봇과 같은 메카물을 만들어 소개하는 사이트(및 유튜브), 브릭메카(Brickmecha)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곳에 소개했던 것들 중 비교적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을 간추려 담은 것이다.

원래 동영상으로 제작했던 컨텐츠를 그저 부분부분 자르거나 재촬영을 한 게 아니라, 깔끔하게 공식 조립설명서처럼 다시 만든 것이 좋다. 익숙한만큼 더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덕분에 레고를 만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구조를 파악하고 제작법을 익힐 수 있다.

추가로 메카를 만들 때의 일화라던가 변주할만한 포인트 등을 집어주기도 하는 등 부수적인 읽을 거리도 있다. 이것은 이 책을 단지 조립설명서가 아닌, 일종의 브릭 에세이로 보게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굳이 따지자면 레고로 로봇을 만드는 것이나 그것들이 변신과 합체를 한다는 것은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니며, 수록작들이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할만한 것인 것도 아니다. 더 복잡도나 완성도가 높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굳이 개인제작을 뒤질 것 없이 정식 출시한 볼트론만 봐도 그렇다.

이는 수록작을 어디까지나 ‘미니’라 할만한 수준에 해당가는 것만으로 제한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록작들은 그저 구경하며 대단하고 감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얼마든지 실제로도 만들어보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좀 더 장난감친화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간단하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변형해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적은 수의 브릭만을 사용하면서도 구동과 변형에 관한 기본은 꽤 잘 담겨있기도 하므로, 스스로 이러한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시작점이 될법도 하다.

저자가 운영중인 사이트에는 그같은 관점으로 만들어진 더 많은 모델들과 좀 더 복잡한 것들도 있으므로 책으로 모두 놀았다면 브릭메카에 놀러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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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 이현숙 옮김 / 씨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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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폴 에번스(Richard Paul Evans)’의 ‘노엘의 다이어리(The Noel Diary)’는 상처의 회복과 화해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주인공인 ‘제이콥’의 어린 시절이 다소 트라우마적이기 때문이다. 방치에 가까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결국 가족과의 연에서 벗어나 홀로 삶을 이어나간다. 비록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랬기에 뒤늦은 어머니의 사망 소식에 이은 유산 이야기는 더욱 뜻밖의 것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을 싫어했던 게 아니었나. 의문 약간, 알 수 없는 끌림 약간으로 제이콥은 어머니의 집으로 자신도 알 수 없는 답을 찾기위해 떠난다.

주요 캐릭터나 큰 갈등 요소 등은 이 소설을 전형적인 로맨스의 일종으로 보게 하지만, 소설은 사실 그보다 다른 부분들을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가족의 파탄으로부터 비롯된 상처와 가려져있던 각자의 사정이라던가 가족 사이의 화해, 거기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은혜라는 것, 그리고 종교나 사회적인 이유로 받는 기대나 압박이라던가 그로인해 억눌린 삶과 그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자신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렇다보니 로맨스의 함량은 상대적으로 적어보이기도 하는데, 둘의 여정이 불필요한 늘어짐 없이 짧게 끝나기에 더 그렇다.

그래도 둘(특히 주인공)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정도까지 잘 그려냈으며, 그들의 사연이나 이야기 전개도 크게 무리한 점이 없어 잘 읽힌다.

무엇보다 마음 한 구석을 찌르고드는 날카로운 가시가 없다는 게 좋다. 덕분에 소설은 실로 크리스마스라는 시리즈 소재에 어울리게 따뜻하고 포근하며 가족적이다.

로맨스로나 가족 드라마 양쪽 모두 무난하게 양호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영화화가 결정되었는데, 소설에서 받았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려낼지 궁금하다.

한가지, 제목의 ‘노엘(Noel)’은 작중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다이어리의 주인 이름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 자체로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널리 쓰이는 단어이기도 하다. 소석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중요한 기점으로 활용했다. 그래서 원제는 좀 중의적으로 느껴지는데, 한국어판에서는 그런게 사라져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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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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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인간다움’을 주제로 한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있기는 하지만, 작가가 다른만큼 수록된 9개의 단편들이 가진 개성도 서로 크게 다르다.

얼마나 SF적으로 느껴지냐 하는 점에서만도 그렇다. 개중에는 딱히 SF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어 보이는 게 있는가 하면, SF적인 상상을 배경 소재로만 사용한 것도 있고, 소재부터 내용까지 SF가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것은 물론, 같은 내용이라도 SF로 만들었기에 그 이야기가 더 와닿고 무게감이 있는 것도 있다.

인간다움을 주제로 한 만큼 인공지능과 로봇, 인간증강같은 것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아이디어 자체는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왔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딥러닝 등 최신의 현실화된 것들이 연상되서인지 전과는 다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게 좀 신기하다.

수록작들이 선보이는 아이디어들은 익숙하면서도 또한 신선하게 활용한 면도 있어 대체로 흥미롭게 볼 만하다.

다만, 상세에서는 좀 걸리는 것도 있었는데, 예를들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묘사가 그렇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를 위해 굳이 그렇게 한 것 같은 부분이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전제로 한 게 되어 더 작위적이고 납득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동작/처리와 다르게 하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더 설득력있게 그려냈어야 했는데, 딱히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니어서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글을 썼음을 알게한다. 간단한 자문이라도 받았으면 어땠을까.

제도 등 사회의 변화를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퉁치고 넘어가는 것도 있는데, 그 변화가 단계적이지않고 좀 극적이어 과연 그렇게 될까 의구심이 들게 한다. 충분히 납득할만하게 그리기엔 단편이라 분량이 모자랐나 싶기도 하나, 최소한의 감안할만한 전개도 없는 것은 역시 아쉬운 점이다.

수록작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간의 대리인’이었는데, 이 역시 걸리는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소재도 흥미롭게 사용했고 그게 주제나 이야기의 기승전결과도 어울렸으며, 변호사라는 캐릭터나 법정극이라는 것 역시 꽤나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실제 변호사라는 지은이의 경험이 작품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단편이라 장점이 더 두드러진 면을 부정할 수는 없고, 그렇기에 장편화되면 자칫 평이한 에피소드가 이어지게 될 가능성도 크나, 그래도 주인공의 활약을 좀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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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억
최정원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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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억’은 인간의 악한 내면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야기의 시작에는 한 소년의 죽음이 있다. 소설은 그걸 ‘기석’, ‘영환’, ‘유경’ 세사람의 시선을 번갈아 따라가며 현재 이들의 상황과 과거의 행적,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일종의 미스터리인 만큼 여러 감춰진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 구도는 비교적 쉽게 잡히는 편이다. 세 사람이 어떤 관계에 있고, 누가 나쁜놈인지 같은 것이 그렇다. 그래서 소설은 조금 복수극처럼 읽히기도 하는데, 그 복수의 방식과 정당성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들어있어 마냥 시원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이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몹쓸 취향과 악행을 갖고있었다는 것은 꽤나 익숙한 소재인만큼 별로 신선하지는 않다. 이야기에 큰 굴곡도 없어 좀 평이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소재도 소화를 잘했고 이야기 전개 역시 나쁘지 않기에 끝까지 잘 읽힌다. 결말도 과하거나 허하지 않게 적절히 잘 지은 편이다.

기석의 악행은 좀 소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악인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느끼기 힘든데, 이는 반대로 그가 그만큼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별 특별한 게 없더라도 인간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이야기의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생각하면 더 그러해서 과연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낸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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