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꾼의 아들 1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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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포이어바흐(Sam Feuerbach)’의 ‘매장꾼의 아들(Der Totengrabersohn) 1’은 이후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시리즈 1편이다.

제목인 ‘매장꾼의 아들’은 무슨 비유같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매장꾼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둔, 자기 역시 매장꾼으로서 일을 하고 있는 ‘파린’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의 매장꾼의 아들이자 매장꾼으로서의 삶은 썩 좋다고 하기 어렵다. 늘상 썩어가는 시체와 함께하는 직업이라서 그런 것 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말하자면 힘없고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조차 차별받는 밑바닥의 밑바닥 처지인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순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혈기왕성하고 젊은 18세 파린은 아버지의 소위 ‘현명한’ 이야기를 차마 충동적으로 따르지 못하고, 심지어 상황까지 의도치않게 꼬이게 되면서 뜻밖의 모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 시작부는 ‘판타지라 그러지 않았나?’하는 의문이 들게도 한다. 판타지라기엔 마법적인 요소보다 오히려 시대적인 이야기가 더 주요해 보여서다. 이는 1권이 일종의 배경을 보여주는 단계라 할 수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작품 속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나 주요 인물들의 위치와 캐릭터 등을 보여주는 게 많은만큼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은 좀 느린 느낌도 든다. 그만큼 배경에 공을 들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히 중세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각박한 작품속 세계관(시대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그게 인물들의 행동이나 생각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그건 저자의 필력이 꽤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기도 하고, 그걸 담아낸 문장도 좋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고 흡입력도 있다.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잘 그려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그 여정이 이르르는 곳은 어디일지 기대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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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1
김광호 지음 / 아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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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는 다소 호불호가 있을법한 옛스런 로맨스 소설이다.

무려 70년대부터 현대에 걸친 사랑을 그린 이 책은, 한때 전국의 청춘들을 사로잡으며 크게 유행했다가 지금은 잘 보기 어려운 정통 멜로를 표방한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옛 추억이나 감성을 떠올리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 성공적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겠다.

무려 20년에 걸친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보니 과거 이야기의 분량도 꽤나 많은데, 7, 80년대가 워낙에 사회적으로 강렬했던 시기이기도 했던데다 주인공들이 한창 어리석은 젊음을 뜨겁게 불태우던 때이기도 해서다. 과거를 주요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요즘이라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고 이제는 다소 클리셰처럼 식상해진 관계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요소들은 그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련한 마음이 들게도 하지만, 접점이 없는 사람에게는 낯설고 어색한 것일 수 있다. 소설을 좀 옛스러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도 다소 그렇다. 쉽게 말하면 좀 뻔하다는 거다. 조폭이 겉 모습이나 살아가는 세계와는 달리 (심지어 일반인들은 오히려 그러지 못하는 것에 반해) 순수하다 할만한 순애보를 보인다는 것도 그렇고, 조폭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격하게 거부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변치않는 모습에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도 그렇다.

그렇기에 더욱 그 과정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했는데, 전개 면에서는 꽤 아쉬움이 남는다. 갈등을 고조시키거나 관계가 바뀌게 되는 사건 등에서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행동이나 대사 등이 ‘다양한 일면을 가진 복잡한 캐릭터’라고 치부하기에도 다소 급발진적인 면이 있어서 핍진성이 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설사 ‘나라도 그렇게 할 것 같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럴만 하겠다’ 싶은 생각은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좀 공감점이 없었다.

두 주인공을 모두 각기 1인칭으로 그린 것도 좀 걸렸는데, 두 사람의 이야이가 번갈아 나오거나 누구의 이야기인지가 표기된 것이 아니다보니 각 장이 시작될 때 누구의 이야기인지 먼저 파악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괜히 번거롭달까.

양쪽의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감정이입이 지속되지 못하고 흩어지게 하는 단점도 있다. 차라리 ‘김범주’의 시점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뻔하더라도 지극한 순애보를 가진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일관되게 읽혔을거다.

때때로 전지적 작가같은 이해를 보이거나 제3의 벽을 넘기도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굳이 1인칭일 필요가 있었나 싶게 하는 요인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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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 웃는 침팬지의 비밀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타냐 슈테브너 지음, 코마가타 그림, 박여명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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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냐 슈테브너(Tanya Stewner)’의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웃는 침팬지의 비밀(Liliane Susewind #4 Schimpansen macht man nicht zum Affen)’는 릴리 수제빈트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묘한 행동을 하는 침팬지다.

사람처럼 입을 벌려 웃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 이 침팬지는,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릴리가 대할때는 어색한 점이 눈에 띄지만, 얼핏 봤을때는 딱히 이상할 것 없는, 오히려 기특한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현대 인간들에게 대중적으로 쓰이는 일종의 약속된 제스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역시 시대나 지역에 따라 같은 행동도 다른 의미로 쓰였고 또한 쓰이는 것처럼, 인간과 동물의 제스쳐도 인간끼리만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은 서로의 의도나 상태를 오해해서 전혀 엉뚱한 방식의 대응을 하기도 하고 그것이 의도치않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동물이 인간처럼 행동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뒷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 침팬지는 릴리마저도 좀 유추를 통해 문장을 완성해야 할 정도로 어눌한 의사소통을 하기까지 한다. 릴리의 능력이 딱히 동물의 지능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닌, 진정한 의도 등을 서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이건 분명 이상하다.

그렇기에 이 침팬지의 등장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는 꽤 처음부터 분명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이전 권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을 등장시켜 갈등 요소를 만들고, 동물원 동물들의 개별적인 서사나 사건 해결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든 건 꽤 좋다.

동물과 인간들의 사연을 통해서 동물권은 물론 진실을 밝히고 옳은 것을 추구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중간 준간의 전개가 너무 단순화된 느낌이 있기도 하다만, 재미와 메시지 모두 잘 담아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양호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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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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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맞는다면 꽤 재미있게 볼만한 연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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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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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는 기이들에 엮인 사건을 처리하는 기이현상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 소설이다.



연작 소설이라는 말은, 이 책에 담긴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개별 단편으로 봐도 무관할만큼 연결점이 낮다는 말이다. 연작 소설중에는 큰 이야기를 나누었다가 조각모음을 하듯이 합체시키는 것도 있기는 하다만, 이 소설은 그런 구성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기는 단점 중 하나는 한 이야기에서 부족해 보이는 설명 등이 다른 이야기를 통해 보충되거나 하지 않는다는 거다. 작가는 기이현상청을 굉장히 느슨하게 설정했고, 거기서 다루는 존재들이나 등장인물 역시 별로 세밀하게 묘사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보니 때때로 비거나 허술한 듯한 곳이 보이기도 하며, 그것이 이야기가 좀 덜 명료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는 조금 다르게 말하면, 딱히 심각하고 무게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처절한 한이라던가, 복수, 찐득한 느와르 같은 것은 커녕, 오히려 충분히 심각할 수 있는 상황이나 사연도 그저 그렇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넘겨버림으로써 가볍게 읽을 수 있게 한다.

그런가하면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여럿 집어넣기도 했는데, 꽤나 현실적인 사회문제와 심각할만한 사건성이 갖는 무거움과 그것이 가볍게 다뤄지는 이야기 전개의 가벼움이 완전히 섞이지 않고 조금 층지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만약 소설을 일종의 코믹한 퇴마물로 읽는다면 이런 요소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무거움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몇몇 부분은 기존작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만, 그것을 한국이라는 테마에 잘 버무려내 나름 개성적이고, 끝까지 세계관을 뻔뻔하게 들이미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어서 꽤 재미 있었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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