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1 - 조작된 기억 YA! 5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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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1: 조작된 기억’은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첫 인상은 소위 몇가지 영화가 섞여있는 것 같다는 거다. 영어덜트 장르에서 한때 유일한 소재인 것처럼 주류로 다뤄지던 서바이벌 게임이란 소재를 채택한것이나, 수명연장을 위한 일종의 부품으로서 복제인간을 활용한다는 설정이 꽤나 기존작을 강하게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스러운 설정을 덧붙임으로써, 과학이 굉장히 발달한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극단적으로 갈리고 분열된 사회상을 만들어냈는데, 이런 시대 배경과 사회 형성 과정을 얘기해주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럴듯함이 꽤 있기 때문이다.

다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썩 그렇지 못한 점이 많다.

가장 큰 첫 인상 중 하나였던 ‘로즈 게임’이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요란을 떨었던 것과는 달리 별 역할이 없다시피 한데다,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존재가 잘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작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법, 강등이라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게임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게임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더 그렇다. 지나치게 풍요로워 지루함밖에 남지 않거나 도덕치가 극단적으로 없어져 죄책감없는 살인이라는 쾌락과 죽을 수도 있다는 스릴만을 쫒게 됐다거나, 그래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게임의 내용도 참가 이유도 빈약하다.

주인공의 정체도 너무 허무하게 까발려진다. 1인칭으로 썼으면서도 정작 주인공의 심리 변화 등의 묘사는 거의 없이 어느날 갑자기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은 극의 긴장감을 완전히 잃게 한다. 애초에 그렇게 누구나 쉽게 알아볼만큼 특징적이었다면, 오히려 그 때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소설에 나오는 복제인간, AI에 대한 설정도 허술하다. 복제인간을 처분하지않고 여생을 살도록 풀어준다는 것은 그들을 배척하고 비인도적으로 대하는 사회 모습과 지나치게 상충한다. 말이 되려면 시민들도 양쪽으로 나뉘어 온건파와 강경파가 충돌하는 혼란스런 여론이어야 하지 않나? AI는 왜 그런 엄청난 파워를 가진 존재로 만들어져야만 했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그저 특정인에게 슈퍼파워를 주기 위해 각가 편의적으로 급조한 것처럼 보이는데다, 때때로 상세하게 얘기하는 CPU와 인터넷, 신체와의 작용 등도 썩 그럴듯하지 못하다.

설정면에서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기는 하고, 그게 이 소설을 여러 SF 작품들의 요소를 짜집기한 게 아닌 나름의 개성을 갖춘 것으로 보게 한다. 그러나, 상세와 전개면에서 이상하거나 의문스러운 점이 많아서 이야기에 잘 몰입하기 어렵다. 이상한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도 여럿 있어 읽는 중간에 걸리게 한다.

2권에서 과연 이런 아쉬움들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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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줘!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8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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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테큰트럽(Britta Teckentrup)’의 ‘잠깐만 기다려 줘!(Der große und der kleine Igel: Warte doch mal!)’는 잠시 멈췄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그린 그림책이다.

메시지 자체는 다소 뻔한 감이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대중앞에 나와서 가장 못해서 아쉬웠던 것,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며 건네는 말 중 하나가 잠시 멈추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들은 솔직히 잘 와닿지 않았는다는 거다. 오히려 거부감과 좀 삐딱한 심정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너야 성공했으니까 그렇게 뒤돌아보고 멈추느니 어쩌느니 하는 그런 여유도 있겠지.

그런 점에서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그저 그럼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경험담을 풀어놓듯 두 고슴도치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 책은, 똑같은 얘기도 조금 다르게, 보다 현명하게 전달한다.

현대인, 특히 현대 한국인에겐 이런 감탄이 좀 덜 할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얘기하는 것 같은 자연의 대단함이나 경이를 체감하는 그런 경험들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다. 주변에 딱히 자연이랄 게 없는 도시에서만 살아봤다면 더 그렇다.

작은 고슴도치의 행동이 다소 민폐처럼 보이는 것도 중간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다.

그래도 충분히 와닿을만큼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데다, 매력적인 삽화도 한몫해서 급하게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않고 늦었음에도 잠깐 멈춰섰기에 비로소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있었는지를 분명하게 알게 해주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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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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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오 유미(松尾 由美)’의 ‘수상한 목욕탕(嵐の湯へようこそ!)’은 목욕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코지 미스터리다.


이야기는 가난에 시달리던 자매가 뜻하지않게 삼촌의 유산으로 수상한 목욕탕을 물려받으면서 시작된다.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수상한 삼촌이 남긴, 기묘한 조건이 붙어있는 목욕탕을 그래도 선뜻 물려받은 건 두 자매가 천애고아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런 처지에 집까지 딸리 목욕탕이란 수입원을 마다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받아들인 목욕탕 운영이었지만, 그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가 하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벼운 일상 미스터리에서부터 실로 묵직해서 (일상적인 것과 달라) 살짝 거부감도 느껴질만한 판타지까지 여러가지 경험들을 하게 된다.

소설은 그렇게 자매가 겪은 일의 시작을 담은 것으로 시리즈물로 친다면 일종의 배경과 인물 소개에 해당한다고 보면 딱 드러맞는다.

이는 다른말로 하면, 한권으로서의 완결성은 좀 떨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일상에서의 작은 의문에 그럴듯한 해석을 들려주는 코지 미스터리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기조만 이어갔다면 좀 슴슴해도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복선을 남긴다거나 할 게 없는 가벼운 일상물의 일종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 판타지 요소를 더해 확장 가능성이 있는 세계관을 선보이면서 이야기의 완결성이 좀 애매해졌다. 그렇다고 빌런을 또 보고싶을만큼 매력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며, 여러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아지게 만드는 것도 섵불러서 복선과 그 회수가 좀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좋게 말하면 코지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둘 다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어느 쪽도 애매하다는 얘기다.

이는 단적으로 말하면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그렇다. 에피소드가 겨우 몇개 정도밖에 안되다보니 안락의자 탐정으로서의 캐릭터성도 너무 연하고, 판타지 요소도 좀 급작스럽게 느껴지는거다.

마치, 하려던 이야기를 충분히 써낸 게 아닌, 미리 정해진 분량에 구겨넣은 듯한 면모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배경과 캐릭터 등이 썩 나쁘지 않기에 더 그렇다. 좀만 더 장편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번역도 아쉬웠는데, 어디에선 현지화를 하고 어디는 직역을 하는가 하면, 글자수 얘기를 하면서 그걸 안맞춘 것도 좀 그렇고, 발음을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로 보이는 부분도 완전히 무시하고 단순번역을 해놔서 대체 얘들이 뭔 헛소리를 하는 건지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나마 전체적으로는 일상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볼만한 것이지, 조금만 이런 요소가 더 들어있었다면 최악의 번역으로 꼽아도 좋을 뻔했다. 연재물도 아니고, 단행본이라 전체를 보고 충분히 조조정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쪽 번역을 하듯 앞뒤가 안맞는 이런 번역을 보이는 것은 쫌 그렇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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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 - 시간과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다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위정훈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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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미즈 유이치(高水 裕一)’의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物理学者、SF映画にハマる)’는 12편의 영화에 담겨있는 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다른 동물과 대비되는 인간만의 특징은 상상력이라고 한다. 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배우는 것은 동물들도 할 수 있지만, 전혀 보지도 겪지도 못한 것을 인간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거다.

그런 상상력은 자연히 이야기로 만들어지고, 그것은 다시 현실로 이뤄지기도 한다. 상상 속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상상하고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SF 소설이나 영화 등은 일종의 미래 예측을 담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들은 어떤 미래가 오는 것을 피해야하는지 고민해보게 하는가 하면, 반대로 어떤 미래가 오면 좋겠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철저하게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거기에서 담긴 것들은 어떤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현재 과학 지식하에서 어느정도 말이 되는 것이며, 또 어떻게하면 현실화 할 수 있을까.

책은 총 12편의 영화를 크게 시간과 우주라는 두가지 주제로 나누고, 거기에 담겨있는 과학적 상상력과 배경 지식등을 영화 내용과 함께 풀어냈다. 덕분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거기에서 연결되는 과학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영화를 안본 사람이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대중서로서 잘 읽히도록 어렵지않게 쓴데다, 영화에 나온 과학적인 내용들도 꽤나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들도 다루기 위해 영화의 엔딩 부분까지 이야기하기도 하므로, 아직 안본 영화가 있다면 먼저 영화부터 보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서 다루는 영화들은 모두 어느 정도 괜찮은 것들이라 봐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그렇게 깊은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는 거다. 여러 영화와 내용들을 다루는 만큼, 겉만 살짝 훑는듯한, 적당히 얘기하다 마는 느낌도 좀 있다. 이는 가볍게 만들었기에 생긴 트레이드오프성 특징이기도 하다.

오류도 있는데, ‘디스트릭트 9(District 9, 2009)’을 ‘디스트릭트(District)’라고 언급하는 게 그거다. 스쳐지나가듯 얘기하는 거라 많은 언급이 없어 다른 영화일 가능성도 있으나, 곤충형 외계인이 나온다던가 인간과 외계인의 관계, 격리지구 등 주요 요소가 동일하므로 잘못 기재한게 분명한 듯하다.

책이 영화를 소재로 하고있고, 책에서 말한 SF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영화를 찾아볼만도 한데, 한번쯤 좀 찾아보고 퇴고했으면 좋았겠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사소한 문제이고, 책 전체적으로는 과학 자체의 재미와 과학을 앎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알아보는 재미 역시 느낄 수 있게 해주기에 꽤 괜찮은 과학 교양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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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 - 심리학, 경제학, 교육문화로 읽는 영화 이야기
이승호.양재우.정승훈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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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는 걸작 영화 18편을 여섯 가지 주제와 세 가지 시선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책 제목은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 이 책이 딱히 다른 영화에는 없지만 위대한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가지고있는, 영화를 위대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를 분석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문 소리를 하는 것은 또 아니다. 위대한 영화들에 책에서 말하는 요소들이 포함되어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재미있으면서도 생각거리로써 곱씹을 수 있게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들을 걸작으로 꼽을만 한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그러한 요소들 중 자아, 가족, 사랑, 인생, 죽음, 행복 여섯 가지를 꼽고, 각각이 두드러지는 영화를 세편씩 꼽아 총 18개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을 다시 세명의 저자가 각기 서로 다른 시선 즉 심리, 경제, 문화/교육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영화를 봄으로써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했는데, 이게 꽤 괜찮다.

굳이 따진다면 언급하는 영화가 꼭 그러한 요소들만을 주요하게 담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저자들 역시 모든 부분에서 해당 관점을 철저하게 지킨 것도 아니며, 딱히 저자들의 이야기가 전문성이 빛나는 분석이라던가 하는 것도 아니긴 하다만, 그러한 면모를 첨가한 일종의 리뷰 모음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때로는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해서 지금으로서도 지금대로 나름 볼 만하다.

수록된 리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행복을 찾아서’의 ‘경제편’으로, 공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너무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봉당시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행복을 읊조리는 걸 들으면서 상당히 뜨악한 심정이었는데,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싶었달까. 그 뒤에 승승장구했기 때문에 그 때를 시발점으로 여겨 결과론적으로 행복이었다고 되뇌이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행복 혹은 그에 가까운 그 무언가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공감할 수 없고 심지어 꺼려지기까지 하는 그 무언가였으니까. 차라리 ‘성공을 찾아서’라고 하지.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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