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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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부모를 주제로 한 연작 두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대게 생각의 흐름은 아래로 흐른다. 생명으로 치자면 후손으로, 즉 새로운 세대, 자식 쪽으로 눈길이 많이 쏠린다. 그러한 시선에서 부모는 자식을 있게한 근원이며, 또한 자식이 그러한 환경과 사상, 행동을 취하게 하는 주요한 문제 원인이다. 그래서 단순히 자식이라는 주인공의 배경인물만이 아니라, 그런 주인공이 마땅히 겪어내고 또 극복해야하는 일종의 빌런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좀 더 부모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 특징인데, 그것은 임산부를 주인공으로 한 첫 단편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뿐 아니라 자식인 소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년과 소년’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 연작’이라고 하는 것에 걸맞게, 여러가지 부모의 일면들을 꽤나 흥미롭고 또한 섬뜩하게 그려서 인상이 많이 남는다.

두 소설에 담긴 이야기는 사실 그렇게 뚜렷하지만은 않다. 관찰을 위주로 한 사실적인 문체가 아닌데다, 조금은 시적이고 몽환적인 부분들도 있고, 정확히 뭘 한건지 장황하게 해설을 늘어놓지도 않기 때문에 이야기의 세부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는 사람마도 좀 갈릴만해 보인다.

그렇다고 그래서 답답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소설을 통해 저자가 던지려는 물음은 그 와중에도 꽤 선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디테일들은 상상해보는 즐거움으로 넘겨도 될만했다.

불확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일부 문장은 좀 취향에 안맞았지만, 현실적인 물음을 SF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는 솜씨가 이 정도면 꽤나 좋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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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별 사랑 고블 씬 북 시리즈
홍지운 지음 / 고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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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별 사랑’은 달의 등대지기와 도망친 실험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SF 소설이다.

우주라는 스킨만 덧씌웠을 뿐 실제로는 판타지에 더 가까운 것도 많았던 예전의 SF 소설들에 비하면, 요즘의 SF 소설은 가능한 어느정도 핵심 원리나 이론이 세워진(또는 세워지고있는) 기술, 그렇기에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성이 예상되는 근미래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공상보다는 과학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한 게 많다.

이 소설은 그런 추세와 다르게 다분히 판타지스러운 설정 등을 사용했다. Lo-Fi/Sci-Fi 풍 소설인거다. 쉽게 말하자면 복고풍 SF라는 말이다.

실제로 정의로운 소년, 순수한 소녀, 마치 자본주의적 욕심쟁이의 화신과 같은 빌런, 초고대문명과 그 유산, 인간적인 메시지처럼 다분히 20세기 SF에서 가져온 것 같은 요소들은 절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절로 달토끼를 연상하게 하는 하얗고 빨간 눈이라는 외모라든가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는 이 소설을 일종의 동화처럼 느껴지게도 하는데, 이런 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옛 SF 애니메이션의 한 특징이기도 해서 더 그렇다.

많이 봤던 요소들, 단순한 캐릭터를 사용했기에 소설의 전체 플롯은 좀 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만, 그 조합이나 이야기 전개가 나쁘지 않고 공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춘 동화적인 SF가 오랫만에 반갑기도 해서 소설은 꽤나 읽는 맛이 좋은 편이다.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럽고, 영웅의 희생정신을 담보로 한 듯한 마무리까지도 대단히 복고적인데, 그래서 다소 급하게 끝나는 느낌도 있어 이는 좀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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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생일잔치 - 정해진찬의궤로 보는
박현정 지음, 한용욱 그림, 김윤희 감수 / 선한능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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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생일잔치’는 ‘정해진찬의궤’에 나타난 왕실의 생일잔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다.

‘고종정해진찬의궤(高宗丁亥『進饌儀軌』)’는, 대한민국 보물 제1901호 일괄 지정되어 있는, 조선 고종 24년 정해년(1887년)에 신정왕후의 팔순 잔치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여러권으로 절차나 복식, 음식 등을 꽤나 상세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당시의 왕실생일잔치가 어떻게 행해졌는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데, 그걸 잔치에 참가한 아이들이 작은 소동으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다는 줄거리로 사료에 기반해 다시 그린 그림으로 보여주며 하나씩 살펴보게 한게 꽤 괜찮다. 너무 자료집을 읽는 것처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과정과 모습 등은 그것대로 잘 담아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단지, 조선 왕실의 생일잔치는 어떻게 치러졌는지, 또 잔치에는 무슨 음식들을 먹었는지가 궁금하다는 식의 호기심만으로도 가볍게 펼쳐보기 좋은 그림책이다.

아쉬운 것은 초대장을 통해 생일잔치에 들어가는 식으로 시작했던 것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거다. 막상 실제 내용은, 전혀 독자가 직접 체험하는 식이 아니라, 책속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라서 기껏 재밌었던 초대장 아이디어가 의미없이 죽어버렸다는 것이 아까웠다. 혹시나 초대장을 통해 참여인원을 선발했던 거라면 또 모르겠으나, 그런 내용이 밝혀져 실린 것도 아니고, 국가 행사에 가까운 진찬을 초대장 같은 걸로 선별하진 않았으리란 걸 생각하면, 좀 쓸데없는 것 아닌가 싶어 더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다보니 진찬의궤의 내용을 상당히 압축해서 실었는데, 보다 상세한 정보를 보고 싶다면 인문정보학 위키를 통해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좋다.

위키에서는 책에 실린 것처럼 그린 그림은 같은 건 없는 대신 사료 속에 그려진 그림 자료나 문헌, 3D로 재현한 것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 정리한 자료라 그런지 상세 설명이 없는 것도 있긴 하다만, 장식품이나 음식, 관련된 사람 등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어 나름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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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18 -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 암호 클럽 18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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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워너(Penny Warner)’의 ‘암호 클럽 18: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The Code Busters Club #18: The Haunted Treasure Hunt)’는, 지오캐싱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18번째 책이다.

지오캐싱(Geocaching)은 현대 기술을 고전적인 놀이에 정말 멋지게 결합시킨 활동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한번쯤 경험해봤을 ‘보물찾기’ 놀이에 GPS라는 요소를 붙임으로써, 단지 소풍 장소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제약하지 않고 도시 전체로까지 장소를 넓혀 좀 더 활동적이고 탐험이나 관광 등을 결합할 수도 있는 여지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무려 20년이 넘은 꽤 오래된 활동이지만 그렇게 널리 알려진 활동은 아닌데, 대부분은 이미 유사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부적인 것이 다르기는 하지만, 포켓몬GO(Pokémon GO)도 일종의 지오캐싱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그런 지오캐싱의 기본적인 개념과 규칙을 소개하고 도시관광과 결합된 활동을 아이들이 해나가면서 예상치 못했던 일을 겪는 것으로 야외활동과 그를 통한 탐험,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장소들을 훑어보는 관광, 그리고 비밀과 의문을 밝혀내는 추리가 적절히 섞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암호 클럽이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하게 되면서 여행물과 암호풀이를 결합한 이야기를 자주, 그리고 꽤나 잘, 보여줬었는데, 이번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일종의 미국편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히 지오캐싱만 소개했다면 좀 심심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거기에 미스터리 요소를 추가해 흥미를 더한 것도 괜찮다.

특히 이미 익숙해진 암호들 외에 시각이나 키보드를 이용한 새로운 암호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는데, 주변에 흔하게 널린 것도 얼마든지 암호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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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
오드 고에민 지음, 안 로르 바루시코 그림, 손윤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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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 고에민(Aude Goeminne)’이 쓰고 ‘안 로르 바루시코’(Anne-Laure Varoutsikos)가 삽화를 더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Les Héros de la Mythologie)’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물 중심으로 재미있게 엮어낸 책이다.

각색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소설처럼 다시 써낸 것이나 에피소드 중심으로 엮는 대부분의 것들과 달리 이 책은 신과 영웅들을 중심으로 신화를 다시 짜집기 했는데, 이게 신화를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관련된 이야기를 한번에 훑어볼 수 있는데다, 해당 인물을 중심으로 한 전후 이야기가 확실한 서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신들의 계보와 서사시의 분류를 먼저 보여준 것도 좋다.

신화의 각 에피소드는 물론 특유의 형식과 방대한 분량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서사시까지 핵심 내용을 잘 요약해 담은 것도 좋아서, 심화를 전체적으로 가볍게 훑어보기 좋은 책이 되었다.

각 인물들을 소위 명화들에 그려진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그 굉장한 솜씨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고, 실제 역사와 현대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을 덧붙여 놓은 것은 신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그것이 무슨 영향을 끼쳤는지 (또 이용하는지) 알 수 있어 재미있게 볼 만하다.

과거의 명화와 유물, 현대 문화의 사진을 함께 수록했지만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는데, 코믹한 카툰으로 책 곳곳을 전체적으로 채우면서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어내는 게 거기에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편집과 구성을 참 멋진 책이다.

아쉬운 것은, 아프로디테에게 ‘제우스의 부인들’ 표시가 달리는 등 오류가 있다는 것과 내려오면서 변용된 다른 이야기들까지는 제대로 소개하지 않는다는 거다. 판도라의 ‘희망만이 남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실은 것도 그 하나다. 가벼운 책인만큼 신화를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깊이가 좀 아쉬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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