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배 페스카마
정성문 지음 / 예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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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배 페스카마’는 직장과 취업, 노동 문제 등을 다룬 콘셉트 소설집이다.

콘셉트가 콘셉트다보니 좀 사회소설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한다. 현대 사회가 안고있는 취업 문제, 일그러진 직장의 구조와 그로부터 불거지는 병폐들, 그리고 노동 착취와 같은 것들을 꽤나 적나라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자연히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띄게 된다는 말이다.

일종의 시대상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가 특히 IMF와 그 즈음의 정세 등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이는 다분히 작가의 사회와 정치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것으로, IMF 사태로부터 가시화된 한국 사회의 문제가 지금 다시 봐도 익숙할 정도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좀 더 심하게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면모는 특히 표제작이기도 한 ‘페스카마’에서 두드러진다. 모티브가 된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 사건’은 무려 27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인데도, 전혀 그러한 시대 격차가 확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도 얼마든지 자행되고 있을 듯 해서다.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이야기를 잘 만든 것 같다.

수록작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이렇게 끝나? 싶은 좀 모호해 보이는 것도 있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구성원들의 행동, 생각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정도만 하는 게 그렇다. 그런 작품에서는 문제나 비판점 같은 걸 분명하게 집지는 않고 그저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놓아둔다. 그러나 소설집의 기조를 생각하면, 그런 것들도 방향성은 꽤 분명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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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이뿌이 모루카 : 공식 캐릭터북 뿌이뿌이 모루카
미사토 도모키 지음, 고향옥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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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루카들에 대해 더 알 수 있어 좋다. 모루카를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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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정세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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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단편집이다.

딱히 컨셉을 두고 만든 소설집은 아닌 것 같다. 출판사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서성이는 이야기’라고 소개를 한다만, 딱 그런 이야기인 것은 또 아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그런 분위기랄까 뉘앙스를 갖고있기는 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는 왠지 알 것 같다.

책에는 미스터리에서부터, SF, 판타지, 드라마까지 여러 장르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상당수가 꽤 큰 굴곡, 반전, 전환점 같은 걸 갖고 있어서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다.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 그 지점에 마딱뜨렸을 때의 반응, 그 이후의 이야기 등도 꽤나 잘 엮었다. 그래서 읽다가 걸리는 부분이 없으며, 대부분이 흥미롭다가 재미있게 마무리된다.

단편인만큼 뒷이야기 같은 게 궁금한 것도 있고, 연출이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면도 있기는 하다만, 그렇다고 뭔가 부족하단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각각의 단편들은 그것만으로도 꽤 완성도가 있다.

‘숲을 벗어나려면 다른 길로 가라’의 크게 크게 바뀌는 이야기 전개, ‘안티 바이러스’의 묘하게 연결되는 엔딩, 영화 ‘메멘토’를 생각나게 하는 ‘조작된 기억’의 전체를 재구성해보는 재미, 뭔가 짠한 공감대를 일으키는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도 좋았다.

뭐 하나를 꼽으면 다른 것도 눈에 밟혀서, 어느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꼽기 어려울 정도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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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중의 정원
김다은 지음 / 무블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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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중의 정원’은 훈민정음 언해본을 소재로 한 역사 소설이다.

이야기는 뜻밖의 연서, 즉 연애편지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깟 연애편지따위가 뭐 그리 중대한 일이냐고 할 수도 있겠다만, 그게 무려 왕의 후궁이 보낸 것이라면, 심지어 그 연애편지의 상대가 무려 왕의 조카라면 이건 더 이상 가볍게 넘길만한 그런 일이 아니게 된다.

역사에서는 사건의 전후 등을 짧게만 기록하고 있는 이 ‘소용 박씨(昭容 朴氏), 덕중(德中)’의 연서 사건은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부분들도 눈에 띄는 쫌 의문스런 사건이다.

작가는 거기에 살을 붙여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실제 역사와 당시의 정세를 엮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덧붙이면서 전체적으로 꽤 흥미로운 소설로 완성해냈다.

역사를 재구성해서 전개해 나가는 것도 볼만하고, 무엇보다 연애편지로 시발되는 사건을 그린 것인 만큼 실제로 주고받았을법한 내용을 편지 형식으로 써내서 마치 비밀 서신을 훔쳐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재밌다.

역모의 흔적이 훈민정음 언해본에 숨겨져있다는 상상은 얼핏 들으면 좀 엉뚱하기도 한데, 계속 듣다보면 괜히 솔깃해지게 되는 소위 음모론스런 비밀결사 이야기는 어떤 점에서는 파편적인 역사와 사실들을 통해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실로 흥미로운 상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은 2010년 ‘모반의 연애편지’란 제목으로 출간했던 소설의 개정판인데, 원작을 접할 수 없던 독자의 불만에 이렇게 다시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문장을 가다듬거나 한 정도가 아니라 구성과 내용까지 바꿔서 거의 개작에 가깝게 다시 써 나온 것이다. 말하자면, 리메이크판인 셈이다.

원작은 프롤로그 등을 제외하면 총 84통의 서찰로만 구성되어있다고 하는데, 서간체 소설은 또 그만의 맛이 있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접해보고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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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품고 슬퍼하다 - 임진왜란 전쟁에서 조선백성을 구한 사명대사의 활인검 이야기
이상훈 지음 / 여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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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품고 슬퍼하다’는 사명대사의 생애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임진왜란하면 퍼뜩 떠올리는 이는 단연 이순신이다. 그의 절절했던 생애, 누구도 다시 이루지 못할만한 전과, 안타까운 마지막 등이 그를 둘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한국인들이 그의 업적과 이야기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또한 널리 퍼뜨리면서 그의 영웅성을 계속 공고히 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무려 ‘사명대사’라고까지 칭하며 추앙하고, 그가 세운 전공과 대일 강화 조약 등의 공훈에 대해서도 공공연히 인정하는데 반해 생각보다 그의 서사를 재생산하거나 그의 영웅성과 고뇌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극의 한 등장인물 정도로 나오거나, 특집 다큐멘터리 정도에서 그나마 깊게 다루는 정도다. 그렇기에 그를 주인공으로, 그의 생애를 재구성해 그린 이 소설은 꽤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당연히 소설적인 각색도 했다. 가상의 인물을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것들은 얼핏 보면 좀 사족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그저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단편적인 인물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도 품고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점 중 하나는, 사명대사의 생애가 꼭 거대한 흐름을 탄 것처럼 보이는 점들이 있다는 거다. 조선은 유교 국가인데 불교가 부흥했던 것에서부터, 여러 일들을 겪으며 불교에 귀의한 것이라든가, 왜란이 일어나 앞서의 흐름에 이어 자연스럽게 의병을 일으킨다든가 하는 것 등이 그렇다. 작위적이라 할만한 사건과 전개들이 그의 서사를 마치 소설처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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