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소녀 1
모쿠미야 조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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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쿠미야 조타로(木宮 条太郎)’의 ‘수족관 소녀(水族館ガール)’는 갑작스레 수족관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들을 담은 일종의 직업 소설이다.

갑작스런 수족관으로의 파견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좌천과도 같은 것이다. 심지어 그게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더 그렇다. 그러니 일은 어렵지, 근무처에서도 곱지 않은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성격적인 것에 도움을 많이 받은 때문일까. 어렵게만 여겼던 수족관의 일에도 점점 적응해가고, 그곳에도 조금씩 애정을 갖게 된다.

이 소설은 얼핏 봤을때는 꽤 가벼운 소설처럼 보인다. 주인공 버프를 상당히 받아 썩 어렵지 않게 일을 해치워 나가면서 주위를 놀라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일에 진지해 별 다른 연애는 없었던 멋진 남자를 만나 연애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펼쳐보면 의외로 수족관의 진짜 모습에 대해서 많이 다룬다. 우리가 흔히 ‘구경’하러 가는 수족관이 아니라, 생물을 전시하는 수족관으로서의 의의와 역할이나, 그것을 운영하면서 겪는 일, 그리고 한가로울 것 같은 수족관에서 매일 바쁘게 해야하는 관리 업무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비록 그렇게 깊게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수족관에 대해 더 알 수 있다. 특정 직업에 대해 다루는 직업 소설로서 면모를 꽤 충실히 수행하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주인공과 주인공이 만나는 수족관 식구들과의 이야기도 잘 풀어내서 인간드라마로서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 두 부분은 서로 적당하게 잘 어우러져 있어서 어느쪽을 메인으로 두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그래서 딱히 수족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번역은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하지만, 가끔 쌩뚱맞아 보이는 문장도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돌고래도 고등어에 해당한다.”는 문장이 그렇다. 괄호치고 ‘(저항력은 있다)’라고 덧붙여 놓기는 했지만, 그것까지 봐도 도통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일본의 말장난이거나 수족관에서 쓰는 표현인 모양인데,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걸 알아먹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밖에도 앞뒤 문장이나 상황에 안맞는 표현도 종종 눈에 띄었다. 그 중에는 그저 단순히 직역해논 건 아닌가 싶은 것도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이럴 때 일러스트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싶은 장면이 꽤 있는데, 소설 안에는 삽화는 하나도 없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2011년에 ‘아쿠아리움에 어서오세요(アクアリウムにようこそ)’란 제목으로 처음 쓰였던 이 책은, 이 후 제목을 바꾸고 재간을 거쳐 현재는 (일본 기준으로) 4권까지 발매되었으며, 2016년에는 NHK에서 동명의 7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야기 자체는 이미 어느정도 검증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보통은 보지 못할 수족관의 안쪽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흥미롭고,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는 인간드라마도 꽤 괜찮다. 가볍게 즐기기 좋으므로 부담없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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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 나를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쉬운 정치 매뉴얼
임진희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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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잘 모르는데요’는 대학생 6명이 모여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의 여러 면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인간은 정치적인 생물이라고 하던가. 실제로 정치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한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이 있든 없든 말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더욱 정치란 무엇이고, 거기에서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으며, 더 나은 정치를 위해 어떤 선택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런 정치를 아는데 길잡이가 되줄만한 책이다.

이 책은 정치 수업을 받던 대학생 6명들이다. 그 말은 저자들 역시 정치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배우면서 정리를 했단 얘기고, 그래서 깊은 얘기까지는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반대로 아직 특정 사상에 깊게 빠져있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정말 딱 그렇다. 여러 자료들을 뒤져, 정치의 여러 면들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며 따라갈 수 있도록 정리도 잘 했고, 진보다 보수 등 어느 특정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자료와 각각의 의견들을 잘 소개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그 시작으로 보기에 꽤 괜찮아 보인다.

책에서는 현재도 논란이 되고있는 이슈를 다루기도 하는데, 주인으로서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게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정치 형태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쩌면 부패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 부패하기 쉬운 운영 형태에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지점에 부패의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본다면, 더 나은 방식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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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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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출신 일러스트레이터 ‘페이샤오마(裴小馬 / Pony Pei)’의 ‘회사는 다닐 만하니?(Office Life)’는 회사살이를 하면서 겪는 일들과 거기에서 유용할만한 팁들을 유쾌하게 엮은 에세이다.

회사살이는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다. 그것은 단지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업무와 그 양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에서 함께 부딧치며 살아가야 할 상사와 동료, 또한 후임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도 자기와 안맞는 사람은 있는 법이라고, 회사도 그러해서 웬만하면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편하기는 어렵다.

회사에선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그리고 그런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책에는 그런 상황과 그럴때에 유용할만한 팁을 일부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딱히 어떤 ‘해결법’이나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한번 보면서 욕하고, 그것에 대해 말하는 저자의 소소한 팁들과 그림을 보면서 한번 웃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책은 딱히 직장생활을 위한 자기계발서 같은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직장생활을 소재로 한 코미디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로도 유용한 팁이 있는가 하면, 이걸 진짜로 하는 얘긴가 싶은 미묘한 내용들도 많다. 상담도 마찬가지다. 말투는 시종일관 진지하지만, 책은 전체적으로 미묘한 팁과 코미디의 중간즈음에 있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될 것들’이 꽤 많다. 그렇다고 또 100% 코미디인 것만은 또 아니라서, 이 책에 기대하는 것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볍게 본다면 나름 나쁘지 않다. 진지한 듯 코믹하게 그려진 일러스트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무거움을 떠나 가볍게 볼만한 책을 원한다면 한번 펼쳐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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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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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垣谷 美雨)’의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嫁をやめる日)’은 남편이 죽고 시집살이를 시작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출장이란 거짓말을 뒤로한채 시내 한 호텔에서 죽은 남편에겐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무려 15년을 같이 산 남편이지만 부부라기엔 너무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활도 남편에게 용돈을 받았을 뿐, 따로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벌어서 해왔기 때문에 딱히 어려울 것은 없었다. 별로 달라질 것은 없는 거다.

그러나, 그만그만한 사이였던 시댁이 남편의 죽음 이후로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며느리로서의 역할과 미래를 얘기하는 것엔 점차 숨이 막혀온다. 남편의 숨겨왔던 비밀을 마주하면서 자신은 뭐였나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며느리를 그만 두기로 한다.

남편은 이미 죽었는데, 그래서 이혼도 불가능한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간단하다. 그저 관광서에 인척관계종료신고서(姻族関係終了届)를 내기만 하면 된다. 원한다면 추가로 구성회복신청서(復氏届)를 제출해 원래 성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1 그렇다. 이 소설은 어떻게보면 이런 제도를 알리기 위한 홍보물이기도 한 셈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주인공에게 박하게 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치 ‘이래도 이 제도를 이용 안할래?’라고 묻는 것 같달까. 그렇다고 그게 너무 억지스럽지는 않았다.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와 제도 홍보를 잘 버무렸기 때문에 마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막장드라마 같다고 한 것은 발암 요소가 너무 많아서다. 매력적이며 담고 싶은 어른이었지만 곧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는 시어머니에, 세상과는 담을 쌓은채 부모에게 얹혀사는 히키코모리 시누이는 물론,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이웃, 비밀을 감춘듯한 전남편의 지인들, 남편의 비밀스런 여자,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여동생과 그런 여동생만을 가엽어 여기는 무관심한 어머니까지. 그 뿐이랴 주인공을 등쳐먹으려는 사기꾼까지 있다.

심지어 주인공인 가요코는 어떤가. 그녀는 불만이 아무리 쌓이고 쌓여도 그걸 제대로 털어놓지도 못하는 소심하고 답답한 인물이다. 그런데다가 남의 말에 휘둘리고 휩쓸려가기까지 하니, 때론 주변 사람들이 악해서 그녀가 당하는 것인지 그녀가 도저히 어쩔 수 없게 글러먹어버린 호구라 사람들을 그런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런 그녀이기에 ‘감히’ 며느리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그걸 실천으로 옮긴게 더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저자는 마냥 그게 좋은 것이라고만 얘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요코가 종종 후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또 자신을 괴롭혔던 인물들에게 다른 일면이 있다는 것도 얘기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임을 은연중에 얘기하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 이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더 나은걸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혼하지 않고 사별한 경우엔 배우자의 혈족과 인척관계가 유지된다. 재혼할 경우에는 자연히 그 관계가 소멸하지만, 일본처럼 임의로 인척관계소멸을 할 수도 있을지 궁금하다. 부양의무도 일본은 인척 3대까지 의무가 있다고 하는데 한국은 어떤지 기왕이면 주석이나 참고 페이지로 관련 내용을 담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름 번역도 조금 아쉬웠는데, 코타츠(炬燵 / こたつ)를 고다츠라고 하는 등 거센소리 상당수를 예사소리로 적었는데 이게 일반과 달라 쫌 어색했다. 그래도 번역은 전체적 양호했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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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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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은 미와 쾌락을 탐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도리언 그레이는 마치 요정이나 미의 화신같은 소년이었다. 그래서 화가는 그에게 매료되었고,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그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초상화를 완성한다. 모델이었던 도리언 그레이조차 질투할 정도로 아름다운 초상화. 그래서였을까. 그는 변해갈 자신의 모습에 벌써부터 절망하며 자기 대신 초상화가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것은 푸념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그는 곧 자신의 기도가 현실이 되었음을 알아챈다.

이제는 이미 익숙한 고전인 이 소설은 안에 동성애 코드나 불륜, 마약 같은 말초적인 흥미요소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퇴폐성을 옹호하는 자기만의 기묘한 철학을 펼치기도 하는 등 가벼운 이야기와 쓸데없이 진중한척 하는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도리언 그레이의 타락과 그 주변 인물들의 몰락을 보여준다.

도리언 그레이는 냉혹하면서도 자기애만은 강하고, 내적갈등에 부닥쳤을때는 자기합리화를 시전하며, 그를 통해 자신의 잘못마저 남탓으로 떠넘기는 쓰레기다. 그렇기에 그의 미모가 얼마나 아름답든 썩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의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그레이를 부추기며 타락으로 몰아가는 헨리 경은 물론, 그의 악운에 치여 아무런 정의도 실천하지 못하고 허무히 쓰러져가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헨리 경의 지나치게 확고한 개똥철학은 언뜻 중2병스럽기도 해서 묘한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도 읽는 내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번역 때문인지 계속 입에서 또 머리에서 씹히는 길고 의미불분명한 문장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고나면 묘하게 다시 곱씹어보게 만드는 주제의식을 느낄 수가 있다. 어쩌면 그게 이 작품을 지금까지 사랑받게 만든 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이번에 VISUAL CLASSIC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 책은 기존의 소설에 새로운 표지와 삽화를 덧붙인 것이다. 전문 만화가의 손으로 재탄생한 그림들은 나름 매력적이다. 다만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인물상과는 좀 달라기에 조금 이질감이 일기도 했고, 삽화의 수도 생각보다 적어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삽화가 작품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갱신해 이미 유명한 고전인데도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게 꽤 좋았다. 그저 재간만 하는 대신 새로운 시도를 한것은 꽤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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