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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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Delphine Perret)’의 ‘연애의 기억(The Only Story)’은 한 사람의 ‘사랑의 기록’을 담은 소설이다.

처음 봤을 때부터 평범한 사랑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줄리언 반스’기 때문이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이 작가라면 뭔가 다른게 있을 거라는 느낌이 컸다. 그리고 그건 꽤 잘 들어맞았다.

얼핏 보기엔 마치 흔한 연애 소설, 누구나 공감할만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이 소설은, 막상 펼쳐보면 그런 이야기라고 하긴 찝찝한 뒷맛을 남기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있다. 이야기가 안좋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만 표현하는 건 자칫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것 같은 찝찝함을 준다는 얘기다.

주인공 폴의 관점에서 쓴 이 소설은 주로 그와 그가 사랑에 빠진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있는데, 시작부터 평범한 로맨스는 아님을 드러낸다. 애초에 이 소설은 폴의 ‘기억’에 의존한 기록임을 전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비어있고, 그래서 설명되지 않는 점도 많으며, 그게 이 이야기를 미처 다 채워넣지 못한 미완의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긴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얼마나 그런 이야기를 기대하겠냐만은.

대신 소설은 기억과 감정, 사랑과 삶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이는 서사에 빈 곳이 있는 것과 함께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게 이 소설을 좀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는 번역도 한 몫 하는데, 마치 직역한 듯 불친절한 번역이 읽기 썩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번역 그 자체도 그렇고, 문장의 배열도 그렇다. 작가가 언어 유희를 많이 사용했기에 더 그렇다. 역자는 그걸 일단 단어 그대로 번역한 후 주석을 다는 방식으로 처리했는데, 그게 언어 유희적인 측면을 모두 죽여버려서 주인공들이 나누는 ‘유쾌한 대화’라는 측면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작가가 적극적으로 활용한 지방색도 접점이 없는 나로서는 낯설음을 느끼게 했다.

이야기 면에서 이 소설은 일반적인 연애 소설의 공식을 많이 벗어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파격적이다’고 할 것 까지는 아니나, 그래도 꽤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로서 봤을 때 그럴 뿐, 막상 따져보면 상당히 현실적인 것이어서 묘하게 소름이 돋기도 했다. 나도 결국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한다.

마치 자서전처럼 기록된 이 소설은 서술 시점도 1인칭에서 2인칭, 그리고 3인칭을 오가는데, 유독 2인칭 서술이 붕 뜬 느낌이 들어 어색하기도 했지만, 주인공의 심정이나 변화를 보여주는 듯한 이런 서술 방식도 꽤 신선했다.

한국어판 제목 ‘연애의 기억’은 원제 ‘The Only Story’와는 의미나 뉘앙스가 꽤 다르다. 해석하자면 ‘유일한 이야기’ 정도다. 왜 이런 제목일지 의아하기도 하면서도, 사랑 이야기라는 것의 속성을 생각하며 곱씹어보면 조금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그것은 누구에게든 있으며 얼핏 유사해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같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각자에 있어서만 의미와 진실이 있는 하나뿐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꽤 잘 지은 제목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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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악어 크로커다일과 미시시피악어 앨리게이터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5
델핀 페레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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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 페레(Delphine Perret)’의 ‘나일악어 크로커다일과 미시시피악어 앨리게이터(Pedro crocodile et George Alligator)’는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그림책이다.

얼핏 보기엔 똑같아 보이기도 하는 두 악어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는 차분히 따져보면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악어라고 하면 이름이 익숙한 ‘크로커다일’을 떠올린다. 앨리게이터는 그게 불만스럽다. 그래서 사촌인 크로커다일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자, 그건 지구 반대쪽에 있는 아이들이 헷갈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둘은 그런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기회가되면 따끔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 잡아먹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여행을 떠난 둘이 지구 반대편 도시에 도착해 길을 묻고, 아이들을 찾아가 일을 벌이고, 그러다가 결국 친해지는 모습은 꽤 재미있다. 자기들을 구분할 줄 아는 아이가 등장해 다름을 설명해주자 아이들이 좀 더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모델처럼 꼿꼿이 서 있는 모습을 웃음이 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한동안 아이들과 지내다 돌아온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 이제 아이들과도 친해졌으니 둘을 헷갈리지도 않고, 앨리게이터도 불만이 없을까. 작가는 끝도 이제까지처럼 유쾌하게 마무리한다.

이야기는 굉장히 유머러스하지만 서로 다름과 그걸 인정해주는 것을 담은 내용은 꽤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 검정 펠트펜으로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두 악어나 아이들의 얼굴 등 일부에만 색을 칠해 강조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배경의 문구 등에서도 작가의 유머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들도 나름 충실히 번역해서 좋다. 다만, 일부 폰트는 그림과 그렇게 딱 어울리지 않아서 조금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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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2 - 이게 사랑일까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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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토드(Anna Todd)’의 ‘애프터(After) 2’는 ‘이게 사랑일까’라는 부제를 가진 애프터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1권은 좋다고 하기만은 뭐한 껄적지근한 면을 많이 갖고 있었고, 그래서 로맨스보다는 막장에 더 집중한 듯한 모습이 불편하기도 해서 썩 좋게 다가오지만은 않았었다.

2권은 그에 비하면 좀 나은 편이다. 물론 전권에서의 이야기와 관계가 이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한 요소도 좀 남아있으며, 가슴을 치게 만드는 답답한 관계도 여전하기는 하지만, 소설의 초반부도 그렇고 주변 관계도 뭔가 좀 정리된 느끼을 준다. 그게 연속된 이야기이면서도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2권을 보게 만들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수업을 빙자해 고전 소설을 언급하며 이용하는데, 이게 두 주인공의 관계를 적당히 암시하는데 꽤 훌륭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패턴이 반복되는 게 한편으론 조금 우려스럽기도 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걸린다고 할만한 정도는 아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답답한 밀고 당기기는 여전하다. 그래서 대체 이들의 관계는 왜 이따구인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후반에 가서 그걸 한번에 터트려 버리는 걸 보고 꽤 놀랐다. 물론 청춘 드라마에서 여러번 나온 방 있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장치이긴 하다. 하지만, 솔직히 여기서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꽤 충격적이었다.

이건 둘의 관계에 또 다른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부수적으로 그간의 여러가지 것들을 설명해 주는 역할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의미있지 않았나 싶다. 계속 심지가 타들어가고 있던 폭탄을 꽤 적절한 시기에 나쁘지않게 터트린 셈이다.

그게 ‘3권으로 이어진다’는 문구를 보며 ‘아직도 안끝났어?’하며 못내 안풀려 답답한 가슴을 치게 만드는가 하면, 이 폭발 후의 잔해들을 어떻게 긁어모아 수습할 것인지 다음권을 궁금하게 하기도 했다.

이야기 사이 사이에 진하게 깔려있는 막장스러움은 심지어 주인공마저 사랑스럽지 못하게 그리고, NTR 또는 타락물스러운 내용이나 속 터질듯 답답한 전개 역시 취향을 너무 크게 탈만한 것이었으나, 그래도 다음권을 펼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원래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법”이라더니, 이 소설 시리즈도 그렇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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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3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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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알렉산더 밀른(Alan Alexander Milne)’의 ‘곰돌이 푸(Winnie-the-Pooh)’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곰돌이 푸 시리즈’의 원작 소설이다.

아들이 동물 인형들과 함께 노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이 소설은 마치 저자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잠자리 이야기(Bedtime Story)와 같은 형식을 띄고 있다. 아이에게 들려줄만한 가벼운 이야기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각 이야기들은 별거 없는 일들이 큰 사건이나 반전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며 진행된다. 그래서 편하게 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각 캐릭터들의 성격도 꽤나 특징적이다. 식탐이 강한 푸, 푸를 놀리면서도 애정을 갖고 대하는 크리스토퍼 로빈, 겁쟁이 피글렛, 우울한 이요르, 굳이 어려운 말을 쓰면서 유식한 척 하는 올빼미 등. 그래서 이들이 나와 티격태격하는 듯한 이야기들은 소소하지만 아기자기하고 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곰돌이 푸 자체는 따져보면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깊게 생각하지도 않지, 그래서인지 잘 잊어버리지, 그런 주제에 잘난 척은 하고 싶어하지만,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늘 ‘바보’라고 놀림받을 정도로 미련하며, 그래서 사고도 잘 치는데, 그런 주제에 남의 것까지 노골적으로 탐낼 정도로 식탐까지 강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민폐’에 가깝지 않은가.

그런데도 푸를 보면 왠지 모르게 미소 지으며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게 된다. 늘 바보같은 짓만 하는데도 말이다.

이는 곰돌이 푸가 다분히 아이들의 모습과 행동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아이들에게는 쉽게 공감 할 수 있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게 자연스럽게 동심을 떠오르게 한다.

책 뒤에는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도 부록으로 실려있는데 여기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으므로 읽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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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트 특급열차 철도 네트워크 제국 2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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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리브(Philip Reeve)’의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Black Light Express)’는 ‘레일 헤드(Railhead)‘에 이은 철도 네트워크 제국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1권에 바로 이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의외로 이야기가 급박하게 흘러간다. 1권 마지막에 그래도 사건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마치 ‘속았지’ 하는 듯 했달까. 이게 조금은 전의 이야기를 너무 뒤집어 엎는 거 아닌가 하는 불편함을 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새로운 곳에서의 모험도 꽤 좋았다. 과연 새로운 게이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또 게이트와 관련된 외계 문명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지 궁금했는데, 그걸 너무 과하지 않은 정도로 제한하면서도 그럴듯한 개연성을 부여해 억지스럽지 않게 잘 풀어냈다.

물론 속시원히 모든 비밀을 풀어내지 않은 것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한데, 워낙에 이게 중요하고 또 이야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밀스런 떡밥이기 때문에 다음권을 위해 일부러 남겨둔 듯하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일부 정도는 말하려면 충분히 말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걸 “일부러” 자제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하다만,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음 권으로 넘겨도 괜찮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새로운 게이트 너머의 세계와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권력 변화로인해 벌어지는 사건, 그리고 가디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또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그 중 하나는 1권에서 젠 스탈링의 생각과 행동에 불만을 남겼던 것이 여전히 이어진다는 거다. 그나마 다행히도 그게 1권 만큼은 아니긴 한데, 그것도 그의 비중이 그만큼 적어서 그런거란 걸 생각하면 뭐라하기 좀 미묘하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일부 문장이 앞뒤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읽을 때 조금 걸리게 만들기도 했다.

철도 네트워크 제국 시리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SF 소설이다. 이런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아이디어가 주는 신선함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점은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1권을 봤을 때처럼 세계 자체의 모습이 신기하고 흥미롭지는 않다. 대신 1권에서 구축했던 세계와 인물에 새로운 이야기와 나쁘지 않은 전개를 더해 시리즈를 이어가는 아우로서 형 못지 않은 매력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철도 창조자라는 가장 중요한 떡밥을 남겼다. 철도 네트워크 제국과 가디언과의 갈등은 사실상 거의 해결된 듯 보이는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줄지, 또 철도 창조자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을지 벌써부터 마지막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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