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셔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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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셔’는 환경공해를 소재로 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SF 소설이다.

환경공해가 극심해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거대 팬과 이를 관리하는 정부가 있는 세상 속에서 그런 세태에 불만을 가져 테러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내보이고자하는 저항자들의 이야기를 주 줄기로 하고있다.

그러면서 마치 무협소설을 연상케 하는 능력자나 초월자 같은 존재라던가, 오염물질 처리를 위해 만들어 낸 호흡구체나 그것들을 통제하리라고 예측되는 호흡구체, 그리고 오염물질을 버리는데 이용하는 가상세계까지 꾀나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몇 요소들은 과연 현실적인가(즉, 과학적이고 미래에 구현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좀 걸리지만, 설사 허황되었다고 하더라도 꽤나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걸 용병과 저항자인 러셔들을 통해 보여주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풀어낸 것도 좋은데, 그게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따라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의 행위와 목적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혁명’이라 할만큼 명분이 있는 것인지는 의문을 남기며, 결말도 좀 난해하다. 그것들이 허황되어 보이던 요소를 통해 얘기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데, 그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더 읽기 어렵게 만든다. 그건 또한 힘들게 만들어낸 설정들과도 조금 동쩔어져 보였는데, 그게 이 소설이 구축한 세계관에 아쉽움을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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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묘묘 종이구관 DIY - 관절이 정말 움직이는 종이인형 만들기
권지영, 고은별 지음 / 우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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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묘묘 종이구관 DIY’은 종이로 만드는 구체관절인형의 도안과 꾸미기에 쓰이는 각 부분의 제작법을 담은 책이다.


위드묘묘 종이구관의 장점은 역시나 정말로 관절이 움직이는 인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관절에 구체를 사용해 움직일 수 있게 만든 구체관절인형, 그걸 종이로 구현한 ‘종이구체관절인형’을 줄여서 ‘종이구관’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그에 부합하는 인형만들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팔과 다리, 머리 등을 모두 개별 부분으로 나누어 조립하도록 한 것이다. 관절을 기준으로 나뉜 두 부분을 서로 합단추 등으로 붙여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움직임이 좀 더 자유롭도록 만들었다.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가장 적당한 방법 같기도 하다.

몸체가 나뉘어있다보니 기존의 덧씌우는 식의 종이 인형과 비교하면 만드는 건 좀 복잡한 편이다. 몸체만해도 얼굴까지 총 10개 부품을 쓰이기 때문이다.



부품이 많은 건 의상도 마찬가지다. 관절이 움직여 형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의상도 통짜로 만들 수 없고 각 부위별로 쪼개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게 의상을 입히는데도 영향을 끼쳤다. 부품이 많으니 한 부분을 접거나 끼워 고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찍찍이를 이용해 각각을 해당 몸체 부분에 붙이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그게 의상을 입힌다는 느낌은 좀 덜하게 만들기도 한다. 찍찍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그게 두드러져 보인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찍찍이를 사용한 것은 가장 무난해 보이기도 하는 한편, 아쉬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완성된 인형은 보면 꽤나 만족스럽긴 하다. 디자인도 보고 가지고 놀기에 좋게 화려하고 예쁘며, 무엇보다 관절을 움직여 다양한 자세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다. 의상이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게 해 놀이 방법을 늘려준다.




아쉬운점은 이 책 하나만으로는 종이구관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거다. 그건 이 책이 실리콘 침과 찍찍이를 쓰는 걸 기본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팅은 옵션이긴 하나, 관절을 움직이면 그만큼 쉽게 해지기도 하므로 이것도 거의 해야한다고 봐야한다. 그런데 그런 필수 준비물이 별매라 좀 불편하기도 하고, 만만찮은 추가 구매 금액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종이인형의 장점은 저렴하다는 건데, 그런 장점은 좀 덜한 것 같다.

그래도 어쨌든 꼭 필요한 것이라면 함께 판매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요즘엔 ‘취미상자’라고 해서 열면 바로 즐길 수 있게 모두 준비되어있는 것을 팔기도 하는데, 그런식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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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
황선미 지음 / 이마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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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은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가 스스로 인생 최고의 작품으로 뽑은 소설이다.

시골 한 노인의 집에서 태어난 강아지의 삶을 그린 이 소설은, 나면서부터 특이하게 검은 빛을 띄고 긴 모를 지닌, 그래서 장발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른 형제들과 유달리 다른 외모 때문일까. 아니면 몸집이 크거나 힘이 없어서일까. 장발은 조금 겉돌기도 한다. 이게 조금은 외모 등으로 인한 차별 문제를 떠올리게도 했다.

어쨌든 장발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삶을 이어가며 그 사이에 가족과의 이별이나 주인인 목청씨와의 불화 등을 겪기도 한다. 그 외에도 결코 사이가 좋아질 수 없을 것 같은 이웃집 노 고양이와 티격태격하는가 하면, 새로운 식구도 맞이하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한 개의 일생을 나서부터 죽을때까지를 참 잘 그려냈다. 얼핏보면 별거 없어보이는 일상들이 이어지지만, 자세히 보면 그 속에는 각각 각자만의 의미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주인인 목청씨와의 우정도 잘 그렸다.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점이나 강아지 장수 문제 등으로 때론 삐거덕 대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믿고 기다리는 존재라는게 잘 드러난다.

장발의 삶과 행복을 그려낸 듯한 이야기의 엔딩도 나름 나쁘지는 않으나, 거기까지 가는 결말부는 다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장발이 그렇게 되는 이유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개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전개상으로는 그럴듯 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비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가며 중얼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따위를 통해서라도 좀 더 보충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소설에는 작가의 어린시절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시골의 정감도 잘 살아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나 문장도 읽기 좋다. 시골에서 강아지를 길러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향수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중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비록 소량이라고는 하나 개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초콜릿을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는 거다. 그래서 이게 나중에 병원 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냥 달고 좋은 것 그 이상은 아니어서 의아함도 남았다. 이 이야기가 처음 쓰여 나온것은 꽤 전인데 아마 당시엔 이런 정보가 널리 퍼지지 않아서 실수한 게 아닐까. 소량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그냥 ‘과자’ 정도로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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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한진아 옮김 / 페이퍼타이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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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에리코(小林 エリコ)’의 ‘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この地獄を生きるのだ)’는 정신장애인의 수기를 담은 독특한 책이다.

어려서부터 정신적으로 불안했던 저자가 사회에서 소위 ‘블랙 기업’에 들어가 고생하며 보람도 찾지못하고 치이다가 결국 삶에 대한 희망마저 버리게 된 이야기는 단지 그가 정신장애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만큼 공감이 많이 간다. 솔직히 나도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자신이 없달까.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가 한 정신장애인의 사연을 다룬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어쩌면 흔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자살미수 후 병원에 다니면서 끊임없이 기댈 곳을 찾고, 기초생활보장을 이용하면서 주변의 못마땅한 시선을 받는 이야기라거나, 그러나 실상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러한 점들이 기껏 생존한 사람들을 어떻게 더욱 부추기는지도 잘 담았다.

공무원으로서 해야할 의무를 저버린채 방관하는 자들이나, 더 나아가 그런 사람들을 이용해 먹으려고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일본 인간과 사회는 참 한국과 많이 달았다는 생각도 든다.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일까. 아니 어쩌면 오랜 일제강점기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잔재를 끝내 뿌리뽑지 못하고 권력자와 자본자를 그대로 남겨버린 잘못된 역사가 이런 유사함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르겠단 얘기다.

각설하고. 그런 좋을 것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주변과 자기자신 그리고 죽음과 싸우면서 그래도 결국엔 생존해낸 한 인간의 이야기는 느끼게 하는 바가 많다. 그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다시 생각하게도 하고, 그런 그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며,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다. 어쩌면 그게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가 아닐까. 한편으론 어쩌면 더 잔혹한 한국사회에서라면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떨게 달리 쓰여졌을지도 궁금하기도 하다.

책 뒷부분에는 저저가 직장생활을 그린 만화도 수록했는데, 본문 만큼이나 깔끔하게 정리해서 내용이 잘 읽힌다. 다만 만화에서는 암울한 생활이 덜 두드러져서 자살시도가 좀 극단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본문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기에 나쁘지는 않았으나, 표현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니 조금 의외였다.

무거운 주제와 내용이 가득 담겨있지만, 생각보다 가볍게 읽기 시작해도 괜찮은 책이다. 자기만의 독립된 생활과 환경을 가진 사람이라면 별 필요 없겠으나,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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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서의 단청
박일선 지음 / 렛츠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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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로서의 단청’은 단청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책은 먼저 단청에서 영감을 받아 그와 같은 색과 방식을 사용한 예술과 그것으로 표현한 작품, 장소, 인물 등을 소개한다. 작가의 단청 작품들은 마치 단청의 색과 특징을 뽑아다 화폭에 옮겨 놓은 듯한 그림으로, 색이나 패턴 뿐 아니라 인상파, 그 중에서도 고흐의 것을 연상케 하는 소용돌이 무늬가 독특하다. 비록 건축물의 단청에서 보아왔던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강렬한 개성이 말 그대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단청 발전을 위한 한 시도로 ‘회화로서의 단청’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패턴화된 그림들을 보면서 마치 컴퓨터 그래픽 작품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는데, 그건 패턴 반복이나 그라데이션이 있는 색의 선들이 3D 파이프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무려 한지에 전통방식으로 그려낸 것이라니 나름 놀랍다.

책에는 작가의 작품을 실은 것 외에 단청 그 자체와 그 멋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여러가지 단청의 종류와 문양들을 살펴보는가 하면, 단청의 기원이라던가, 특징 뿐 아니라 그에 얽힌 역사 등을 살펴보기도 하고, 다른 문화나 예술, 디자인 등과 비교를 하기도 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전통의 색과 문양 정도로만 알았던 단청이 사실은 훨씬 다양하고 광범위한 예술의 하나라는 점을 알고 그러한 것들을 살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패턴을 그리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었는데, 이는 당초에도 관심이 있던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면 반복 패턴이란 것이 얼마나 수학적이고 실용적인가를 알 수 있는데, 멋지고 복잡해 보이는 패턴들이 사실은 작업을 단순화 위한 방편의 하나로 탄생한 것이란 걸 생각하면 예술이란 참 묘하것이란 생각이 든다.

글은 잘 구성된 것이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것들을 이것저것 꺼내며 이야기해보는 에세이에 가깝다. 그래서 조금은 두서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덕분에 어렵지 않고 가볍게 읽기 좋다.

수록된 사진들엔 아쉬움이 남는다. 뿌옇거나 도트가 보일 정도로 저화질인 것도 있고, 색이나 표현을 제대로 보기 어려운 것도 있으며, 관련 사진없이 글만으로 채워진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예술이란 말보다는 사진이나 그림으로 한번 보는게 더 좋은 장르이기에 더 그렇다. 글과 사진의 배치 등 편집도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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