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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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은 가족과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이제야 읽었지만, 사실 이 책은 새로운 소설은 아니다. 2007년 초판이 나와 이제 3쇄가 된 책이기 때문이다. 당시엔 나름 ‘새로운 가족’을 담은 것이었다고 하는데, 그건 지금 봐도 어느 정도는 그러해서 10여년이 지났지만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소설은 나름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가족을 이룬 구성원들 때문이다. 그 중심인 엄마라는 사람이 무려 3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덕이다. 그래서 편모 가정에 성이 다른 남매가 3명이나 있다.

이들은 아빠가 다른만큼 서로 다른 나름의 사연을 갖고있으며, 그것들은 이야기가 진해되면서 조금씩 꺼내지기도 한다. 그러나 딱히 그걸 면밀히 들여다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건 주인공인 큰 딸 ‘위녕’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소설은 시작하면서 부터 중후반까지 그녀가 왜 엄마에게로 왔는지 그 사연을 안개 속에 놓아둔다. 뒤에 엄마의 대사 등을 통해 조금 풀어내긴 하지만 그때조차 그냥 그랬다는 식으로만 던지고 넘어간다. 이런 묘사의 부족함은 그녀의 행동이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갈등의 해소는 더 그렇다. 작가는 책 속 이야기들의 갈등 해소를 썩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무려 십수년을 끌어온 것을 잘 담지도 못했는데, 심지어 이제까지는 왜 그랬나 당황스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이해한고 하질 않나, 어떤 건 그냥 ‘시간이 풀어줄 것’이라는 듯 방치하기도 한다.

메시지나 생각을 전하는 방식도 좀 단순하다. 대부분이 대사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얘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담은 생각도 소설을 위해 정제한 것만이 아니라 저자 자신이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이 마치 날 것 그대로 드러난 것 같은 것들이 꽤 있다. 그것들 중엔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어 썩 좋게 읽히지만은 않는다.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도, 아무리 1인칭 시점의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한쪽 편에서만 풀어가는 면이 있다. 엄마의 이혼에 대한 것도 그렇고, 아빠와의 갈등도 그렇다. 그래서 독자는 소설에서의 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게 그런 사건들을 통해 바뀌고 성장해가는 인물들의 내면에 대한 이해를 더 어렵게 만든다. 아이같은 유쾌한 엄마를 통해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그게 진중하게 다뤄야 할 것들까지 가볍게 다뤄지게 만든 것은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

일상을 담은 것이다보니 때로는 붕 뜬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다른 내용들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딱히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그렇게 잘 짜여지게 쓴 소설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 책은 일단 소설이고, 그러므로 어디까지나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봐야하지만, 그 안에는 저자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마치 일기라고 할만큼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게 결국 그런 제대로 짜여있지 않음을,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음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정신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듯 하면서도 나름 진지하게 생각하는 엄마나,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하는 가족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은 나름 생각할거리를 던진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서로 아빠와 성이 다른 이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어주는 것은 무엇인지, 나아가 가족이라 하는 관계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특이한 엄마를 통해 나오는 행복에 대한 얘기들은 비록 조금은 교과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만,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것이라 책을 보면서 그런 시간을 가지는 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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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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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벌린(Lucia Berlin)’의 ‘청소부 매뉴얼(A Manual for Cleaning Women: Selected Stories)’은 그녀가 생전 발표했던 76편의 단편 중 43편을 선정해 엮은 소설집이다.

실제로 내가 본 것은 그 중 15편을 가제본으로 엮은 일종의 샘플북이다. 그래서 책 전체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으나, 읽으면서 받았던 공통된 느낌이 있어 그를 적어본다.

책에 실린 단편들은, 그 수에서도 어느정도 짐작 했겠지만, 굉장히 짧은 편이다. 가장 짧은 것은 달랑 1장(“나의 기수”)에 쓰인 것도 있다. 이렇게 짧다보니 이야기도 좀 함축적이고, 뭔가 알 것 같다 싶으면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보는 내내 상당히 난해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는 그녀의 단편들이 모두 특정 장소에서 벌어진, 특별한 경험을 얘기한 것이라 그렇다. 거기엔 성별적인 요소도 있고, 지역적이거나, 민족(또는 국가)적인 것도 있다. 그래서 만약 그런 것들을 미리 알고 있지 않다면, ‘이게 뭔 소리야’하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픽션으로서 잘 짜여진 이야기라기 보다 누군가의 고백이나 경험을 일부 떼어다가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다시 써낸 것 같아서 더 그렇다. 실제로 작가는 단편의 상당수를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결혼, 이혼, 알코올중독이나 임신, 낙태까지. 어떻게 보면 그녀의 단편들은 그녀 자신의 인생을 나누어 담은 일종의 조각 같은 것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안그래도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더욱 묵직하게 들린다. 당연히 그런듯히 담담하게 그려낸 사회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심지어 일부러 그렇게 보이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지 않는데도, 묘하게 소름돋게 하는 현실의 암울함이 느껴진다. 이런 삶을 살았다니, 참. 재미를 위한 픽션이라기 보다는 어느정도 논픽션으로 생각하고 보는 게 좋다.

번역은 썩 좋지 않다. 문장이 잘 읽히지 않을 뿐더러, 오역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원문을 보지 않아도 오역이 보일 정도라면, 과연 다른데는 얼마나 제대로 번역된 것일지. 앞서 작품이 난해하다고 했는데, 거기엔 번역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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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 구지봉 장편소설
구지봉 지음 / 렛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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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커다란 한 사건인 ‘6월 민주 항쟁’을 그린 소설이다.

사실 제목부터가 조금 노골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 때의 모습이나 그 안에서 벌어졌던 여러 인물들의 내면을 깊고 진지하게 파고들어가 보는 그런 소설일 줄 알았다. 아니면 소위 ‘프락치’로 인해 야기되는 배신과 의심이 만들어내는 스릴러나 느와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소설이었다. 일단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 2부에서 그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가 종종 ‘그 때 6월을 그린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나며 주인공이 겪은 일들을 일관된 흐름없이 추억을 되뇌이듯 하나씩 풀어놓았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마치 1, 2부는 픽션이 가미된 저자의 개인 경험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적어낸 일종의 에세이 같기도 했다.

그게 이 이야기를 어디로 끌고 갈거며, 그게 어떻게 이제까지 뱉어냈던 이야기들을 그러모으게 할 것인지 궁금한 한편 걱정스럽게 하기도 했다. 그간의 이야기들이 그만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잡스런 이야기들의 나열이라서다.

이런 불안은 3부에서 들어가 더욱 커졌다. 이제야 시작한 6월 이야기에 이전에 했던 얘기들은 딱히 필요해 보이지 않아서다. 물론 그것들이 여기 있는 인물들이 누구인지를 얘기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주인공이라 할법한 ‘호일’은 고등학교때의 이야기가 없었더라면 황당하다고도 할 수 있었던 만큼 1부를 통해 배경을 참 잘 깔았다는 생각도 들게했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배경을 가진 그가 갑자기 전혀 다른 인물이 된 것 처럼 보이는 행동은 의구심을 품게 만들기도 했다. 오죽하면 이야기가 끝날 때 까지 뒤가 구린 반전은 있지 않을지 의심했을까. 그런 점이 이 소설을 현실적인 6월 항쟁의 한 모습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일진 판타지’를 그린 것처럼 느끼게도 했다.

그건 또한 2부의 이야기를 더욱 퇴색시켜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생각을 보여준 것이라기 보다는 고등학교 시절에서 갑자기 점프하지 않으려고 대학 생활을 채우기 위해 넣은 그저 그런 에피소드들로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6월 항쟁을 소재로 했다고해서 단지 항쟁을 그린 것 뿐 아니라 그 후 거짓말처럼 항쟁의 성과를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는 정치인들의 이권 다툼과 시민들의 성숙하지 못한 의식을 꼬집은 것은 좋았다. 하지만, 그걸 그려낸 방식은 썩 마뜩지만은 않았다.

주인공이 호일에 대해 갑자기 호감으로 변한 듯 하는 거나, 투쟁의 한 복판에 있으면서도 늘 제3자처럼 한걸음 바깥에 있는 듯 그려진 것도 묘한 찝찝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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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벡 도리-스타인 지음, 이수경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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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 도리-스타인(Beck Dorey-Stein)’의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From the Corner of the Oval)’는 오바마 대통령의 속기사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소설’이라고 생각했을거다. 왜냐하면, 이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비슷한 제목의 소설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특히 영화화가 잘 되어서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특별한 직업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잘 보여줬다. 그래서 자연히 비슷한 제목의 이 책에도 그와같은 재미를 기대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기대는 반만 충족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100% 리얼 스토리를 담은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백악관 속기사라는 직업이나 그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은 꽤 들여다 볼 수 있다.

물론, 소설같은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그녀가 백악관 속기사가 된 과정부터가 그렇다. 그저 흔해빠진 구인공고에 지원했던 거였는데 그게 백악관 속기사를 뽑는 거였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게다가 실수를 했는데도 다시 기회를 주는 것까지. 몰래 카메라라 해도 믿을 정도다. 마치 그녀가 특별한 존재같지 않은가. (사실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들과 만나고 사랑을 하고, 그러면서 알아가고 깨우치는 것을 담은 것도 꽤 볼만하다. 물론 개인의 생각이나 입장을 담은 것들이 때론 조금 미묘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게 어느 한 쪽으로 심하게 치우친 것은 아니어서 썩 나쁘지는 않으며,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이야기 사이 사이에서 양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의 말을 보면 처음에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 없었다고 하는데, 잘 추가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큰 굴곡없이 담담한 편이며, 영화와 같은 대단한 클라이막스도 없다. 우리네 직장생활이 그러하듯 그녀의 이야기도 무덤덤하게 막을 내린다는 얘기다. 그러니, 소설처럼 잘 짜여진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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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물이 대단하다! : 이상한 나라의 희귀 동물 - 드래곤빌리지 지식 체험 만화백과 이 생물이 대단하다!
크리에이터:D 지음 / (주)하이브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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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물이 대단하다!: 이상한 나라의 희귀 동물’은 독특하고 귀한 희귀 동물들을 담은 만화백과다.

희귀 동물이란 말 그대로 희귀한 동물을 어림잡아 일컫는 것으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정의 같은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 귀하거나, 또는 생김이 독특하거나 매력적인 동물들을 대게 희귀 동물이라고 얘기하는 편이다.

이 책은 그런 일반적으로 통용될만한 기준으로 희귀 동물을 선별하고 그들에 대해 소개한다. 그래서 팬더나 사막여우처럼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동물들도 나오고, 나뭇잎해룡이나 천산갑처럼 처음본다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만한 신기한 동물들도 나온다. 책에는 그들의 모습을 실은 사진과 간략한 특징을 적고, IUCN 적색 목록 등급을 표시해두었다. 이게 작지만 동물 백과로서의 역할을 한다.

동물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알아두면 좋은 정보나, 생각해볼만한 문제들에대해 다루기도 한다. 이것들은 재밌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해서 꽤 맘에 들었다.

드래곤빌리지 캐릭터를 활용한 만화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적당히 패러디해 담아서 의외로 보는 맛이 있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보니 이야기가 치밀하지는 않지만, 반전이 있는 이야기나 시시각각 바뀌는 다양한 상황들도 나름 볼만했다. 그 속에 여러 동물들이 나와 각자의 특징이나 생태를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짧은 분량안에 만화와 동물 백과 양쪽을 모두 담으려다보니 세세한 부분까지는 제대로 챙기지 못한 건 흠이다. 동물 백과 면에서는 각 동물에 대한 설명이나 사진 등이 부족한 게 그렇고, 만화에서는 백과의 동물들을 보여주려고 좀 무리하게 등장시킨다는 것이 그렇다. 그렇다고 저평가하게 될만한 것까지는 아니나,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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