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냐도르의 전설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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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발렌틴(Mira Valentin)’의 ‘에냐도르의 전설(Die Legende von Enyador)’은 검과 마법의 세계 에냐도르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중세 판타지 소설이다.

이 세계물은 보다보면 결국 다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고 계속 보게 되는 것은, 같은 내용이라도 그걸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모 작가는 이걸 스킨맛이라고 표현하던데, 정말이지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판타지 소설 얘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이세계물 얘기를 꺼낸 것은, 판타지 소설 역시 그와 크게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따지자면 이세계물이도 판타지의 한 세부 형태, 즉 기본적으로는 판타지의 틀 안에있는 장르이므로 이런 유사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실제로 판타지물은 ‘정석’이라고 할만한 요소나 이야기 흐름이 존재하고, 대부분은 장르의 특징으로서 고착화된 이러한 요소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큰 틀에서 보면 의외로 비슷한 것들도 많다.

그래서 더욱 개별 작품만이 가진 미묘한 차이, 즉 스킨맛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려냈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나 우수한 편이다. 전통적인 판타지의 요소들을 거의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친숙하고 설정 등에 대한 부담이 없에 만들었으면서도, 그 기원을 새롭게 씀으로써 완전히 다른 느낌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각 종족간의 관계나, 그로부터 벌어지는 일들도 새롭고 흥미롭다. 이게 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풀어놓은 작은 장치 덕분이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전쟁에 휘말리면서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쌓고, 감춰졌던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새로운 역할에 눈떠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각 인물들이 자기 앞에 놓은, 말하자면 ‘운명’을 어떻게 해쳐나갈지(또는 저항할지)도 기대된다.

다만, 이야기 진행을 위해 다소 어설픈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등장시켜 억지로 끌고가는 면이 있는 것은 아쉽다 당장 이 세계의 기원부터가 그래서 의문을 남기고 시작한다. 중요한 사건도 대부분 그러한 인물에 의해서 이뤄지거나, 다소 작위적인 우연에 기대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 과정을 해쳐나가는 주인공들의 매력이나 성장을 느끼기는 어렵다. 이게 뒤에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활약(?)을 좀 갑작스럽게 보이게도 한다. 갓 성년이 된 이들로 꾸려놓은 주인공 구성만 보면 꽤 YA소설같은 면도 있다만, YA소설의 장점까지는 갖고있지 못하다.

그 외에도 각자가 자신만의 서사를 펼치자 얽힌다기보다는 다소 짜여진 각본 위에서 노는 것 같은 느낌이 여러 곳에서 드는데, 이게 각 인물의 사연에 공감하거나 그들의 행동에 개연성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로맨스 부분이 그러해서, 당최 이들이 무엇때문에 끌리고 그렇게까지 격정에 사로잡히는지 알 수가 없다. 로맨스 자체는 이야기 흐름상 괜찮은 사용이긴 했으나, 단지 독자 서비스용이거나 필요에 의해 갖다 붙인 느낌도 남는다.

번역도 아쉽다. 특히 대사 번역이 그러해서, 도통 일관된 캐릭터도 잡히지 않고 때론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서 주인공들의 매력이 덜하다고 했던 것에는, 이것도 한몫한다.

그래도 매력있는 소설인 것은 확실하다. 이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주인공들의 향방도 좀 더 보고싶다. 그러다보면 앞서 얘기했던 아쉬움 중 일부는 덮어지게 될 수도 있다. 이야기가 꽤 진행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시리즈가 막 시간된 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그렇게 될지, 아니면 끝내 아쉬움으로 남을지도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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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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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은 미술작품들에 그려낸 다양한 에로스를 담은 책이다.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이런 류의 책은 분명 흥미롭기도 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기도 하다.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해 깊게 공부한 사람이 쓴 책일수록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런 책들은 전문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반면 좀처럼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흥미로운데다 재미도 있다. 그러한데에는 이야기의 중심을 미술작품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하다. 미술작품을 놓고 그를 분석하며 관련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내용을 채우지 않았다는 말이다. 반대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그에 어울리는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미술책이지만 보통의 이야기책처럼 잘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게 잘 읽히는 것은 신화와 역사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끌리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게 미술 작품의 주제가 된 이유이기도 한데, 그것들을 시대나 작가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재해석했는지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신화와 역사에는 종교가 깊게 관여되어 있어 어떻게 보면 종교의 변천사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에따라 성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또 그것들이 미술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났는지를 보는 것도 의미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책에 수록된 미술 작품의 질이 안좋다는 거다.

미술책이란 기본적으로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다른 무엇보다 작품을 제대로 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작품을 제대로 소개하는 것이나 그걸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은 그 다음이라 할만큼, 작품 자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싣는 것이야 말로 미술책의 기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출판물을 디지털로 만들게 되면서, 책에 수록할 삽화를 인터넷에서 대충 검색해다 다운받아 붙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불만없을만큼 양호한 것도 많기는 하나, 도저히 못봐주겠다 싶을만큼 도트가 튀고 저질인 그림 역시 상당하다. 이게 미술책으로서의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삽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도 많다. 책에는 고전 미술작품 뿐 아니라 피규어(Figure)나 일러스트 등 다양한 현대의 미술품들도 삽화로 넣었는데, 그런 것들은 대체로 누가 언제 만든 어떤 작품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미술책이라면 적어도 작품명과 작가, 발표시기 정도는 제대로 표기해야 하지 않을까.

본문에서 언급하는데도 삽화가 없는 게 있는 것도 좀 아쉽다. 최소한 언급된 작품들은 주석으로라도 소개해서 원하면 찾아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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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메이커 2 : 카야의 눈알 찾기 대소동 타임메이커 시리즈 2
박진영 지음, 루인 그림 / 로보트리책부엉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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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메이커 2: 카야의 눈알 찾기 대소동’은 카야의 눈알을 찾기위한 시간여행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몇 안되는 존재인 카멜레온 카야를 찾기 위해 주인공들의 할아버지가 박물관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한다. 이를 알게 된 ‘루오’와 ‘루라’는 할아버지의 뒤를 쫒아 박물관으로 카야를 찾으러 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과거로 가게 되면서 일이 커지게 된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조심해야할 게 많다. 자칫하면 패러독스 등 여러 오류들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에서 과거에 영향을 끼치고, 그게 다시 미래로 연결되는 것을 잘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의 시간 관련 내용들은 나름 신경써서 구성한 점이 보인다. 앞에서 별 생각없이 얘기했던 것이 뒤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드러나는가 하면, 과거에 끼친 영향이 미래에 어떻게 반영되는가도 나름 나쁘지 않게 그렸다.


그러나 그 반대로 뭔가 있을 것처럼 언급했다가 아무것도 아닌 듯 잊어버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너무나 형편좋은 방편이 등장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등 허술한 점도 많다.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그저 등장만 할 뿐 제대로 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문장력도 아쉬워서 이야기 역시 그렇게 재미있거나 흥미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 소설 시리즈는 로보트리의 종이 장난감 ‘로빗 시리즈’와 연계된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목적을 당성하는 거라고 볼 수 도 있을거다. 그렇더라도 기왕이면 좀 더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도 높였으면 좋았겠단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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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펜션
김제철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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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펜션’은 역사와 진실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소설집인 이 책에는 ‘그린펜션’과 ‘끝나지 않은 계절’ 두 중편이 실려있다.

첫 작품 ‘그린펜션’은, 성천의 한 펜션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초대받은 사람들이 방문해 만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다. 그들은 왜 자신들이 초대받았는지 의아해 하면서도 은근히 짐작하는 바도 있었는데, 그것들을 서로가 서로에게 털어놓는 방식으로 조금씩 조간들을 풀어놓으며 전체 그림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책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마치 실제했던 것을 적은 것 같지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 실제 역사 위에 가상의 사건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그것들을 꽤나 잘 엮어내서, 그들간에 얽힌 관계를 읽어내는게 꽤 재미도 있었다.

두번째 작품인 ‘끝나지 않은 계절’은 병원에서 죽은 회복 가능성이 없던 환자에게서 부자연스러운 부종을 발견하면서 그 원인이나 뒷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두 이야기는 모두 과거의 역사와 그것이 남긴 것들, 그리고 거기에 숨은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걸 나름 미스터리한 방식을 도입해 풀어냄으로써 흥미를 끄는데, 조금씩 조각이 맞춰지는 식으로 풀어낸 것이 꽤 괜찮다.

다만, 본격적인 미스터리를 생각했던 나로서는 그보다는 역사에 더 중점을 둔 이야기가 기대와 좀 달라 아쉬웠다. 풀어낸 이야기가 온전한 조각이 아니라서 이야기가 끝나곤 난 뒤에도 몇몇 의문점을 남긴다는 점도 그렇다. 이는 내가 당초 책 소개를 보고 미스터리를 기대했었기에 더욱 불만스러움으로 남았다.

책 편집도 아쉬워서, 오타 뿐 아니라 몇개 문장 전체가 중복되어 나오는 등 제대로 된 퇴고를 거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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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학교를 구하라! - 비교하지 않고 ‘나’를 찾아가는 어린이,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2020 신학기 추천도서, 2020 문학나눔 선정 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2
범유진 지음, 김유강 그림 / 파랑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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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학교를 구하라!’는 진짜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얼핏보면 소위 ‘열혈’이 묻어나올 것 처럼 보인다. 여러 영웅들이 활약하는 세계관에서 그들처럼 영웅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초대권에 당첨되어 영웅학교로 가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초대권의 행운을 얻은 이들이 받게 될 영웅 수업은 무엇이며, 그를 통해 새로운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그런 점에서는 생각하던 것과 좀 다른 이야기이긴 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판타지에 가까운 영웅들의 이야기와는 꽤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현실비판적인 내용들로 가득 들어차 있으며, 환상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진짜 영웅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다른 것보다는 교훈적인 내용을 더 중시한 셈이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이야기에 그러한 내용들만 나열해 놓은 것은 아니다. 엄청난 능력들이 나오거나 혀를 내두르게하는 활약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결점이 있는듯한 아이들이 모여 난관을 해쳐나가는 이야기도 볼만하고, 현실비판적이고 교훈적인 내용도 이이야기에 잘 어우러져 있어서 구성을 꽤 잘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야기의 마무리도 적절하다. 아빠의 이야기, 세계 영웅 모임, 만화 등이 영웅학교에서의 활약과 이어져서 주인공의 고민을 해소하면서 나름 깔끔하게 끝을 냈다.

다만, 기왕 소방관을 영웅으로 놓고 그 아들이 아버지의 능력을 이어받아 새로운 영웅이 되는 식으로 그렸는데, 정작 그 능력이 딱히 소방관과 무관한 것이라는 건 좀 아쉽다. 기왕이면 소방관과 연관된 능력이어서 앞뒤가 맞아떨어졌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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