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닷 허치슨(Dot Hutchison)’의 ‘나비 정원(The Butterfly Garden)’은 한 사유지 정원 폭발의 생존자를 통해 알아가는 진실을 그린 소설이다.

‘마야’라고 불리는 소녀를 통해 사건 뒤에 숨겨진 진상을 알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묘하게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을 연상시킨다. 이야기가 다른데도 그런 것은 일단 동일 장르이기도 할 뿐더러, 사이코패스와 그가 벌이는 끔찍한 범죄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 범죄에 몇몇 유사성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인터뷰를 이야기 전개의 주요 방식으로 사용했다는 것 등이 유명 작품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의 범죄를 다룬만큼 ‘나비 정원’의 실체 역시 꽤 기괴하지만, 의외로 소설을 읽으면서 그게 정신적인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장르나 내용을 생각하면 의외라 싶을 정도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거기엔 이야기의 주요 화자인 ‘마야’의 성격도 한 몫한다. 그녀가 마치 감정이 어느정도 결여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그저 일상적이었다는 듯 이야기를 꺼내놓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행동을 하더라도 그 내면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있었음을 내보이는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그녀는 좀 이질적이다.

이는 어느정도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모습을 통해 그녀가 사실은 공범자에 가까운 자가 아니었나 의심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비밀은 끝까지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방향성이 조금 뻔하기도 해서 잘 안먹힌게 사실이다. 비밀이란 것도 그렇게까지 충격적인 건 아닌데다, 거기엔 비록 이야기엔 큰 영향이 없어 사소하다 할 수도 있지만 의문스러운 점도 있었다. 이런 점은 이 소설이 스릴러로서는 좀 긴장감이 부족해 보이게 한다.

후반 전개에서도 좀 급작스러운 면을 보이는데, 이게 개연성을 떨어지게도 하며 기껏 잘 구축해논 캐릭터성을 허물어뜨리기도 한다. 물론 각 장면마다 주(主)가되는 캐릭터는 계속 잘 살아있으나, 그가 부각되면서 다른 캐릭터는 좀 죽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원사는 변했다고 할 정도여서 좀 당황스럽게도 한다.

그래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좋아서 끝까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현실성이 있느냐 하는 점도 은근히 이런 저런 이유로 잘 매꾸어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범죄 스릴러는 범죄와 범죄자를 역겨우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야 하는데, 나비 정원이라는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걸 제대로 이뤄냈다.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소설은 인기에 힘입어 ‘수집가 시리즈(The Collector Series)’로 여러 후속작이 나왔는데, 거기서는 또 어떤 수집가들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추가로, 번역은 좀 아쉬웠다. 전체적으로는 양호하긴 하나, 어색한 단어나 문장도 꽤 눈에 띈다. 뭐랄까, 이정도면 됐지, 하고 끝낸 느낌?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영상툰 4 오늘의 영상툰 4
오늘의 영상툰 원작,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 서울문화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영상툰 4’는 동명의 유튜브 채널 컨텐츠를 책으로 만든 네번째 시리즈다.

1~3권과 마찬가지로 4권도 설렘툰, 고민툰, 오싹툰 세가지로 구성되어있다.

얼핏보면 단순하다고 쉽게 볼 수도 있는 그림체다만, 상황 표현과 분위기를 잘 담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때론 세밀하게 그린 컷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것과도 위화감이 없다.

그림이 단순해서 전체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잘 보면 여러 그림체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림도 그렇게 쉽게 물리지는 않는다. (각 그림체마다 스타일이 나름 확실한걸 보면, 그림 작가가 여러 명일 수도 있겠다.)

설렘툰은 아무래도 썸을 다룬 게 많은데, 이번 권에선 유독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드라마를 막 보기 시작했는데 끝난 느낌? 후속 사연도 있다면 다음권에서 보고 싶다.

고민툰은 귀여운 그림과 달리 진지한 사연이 많았다. 하나 하나가 모두 공감이 가는 것들이라 댓글과 함께 분노하기도 했다.

개중에 하나는 정말 웃겼는데, 유명한 인터넷 짤을 패러디해서 더욱 재밌게 봤다. 신나게 웃으면서 봐서 그런가, ‘인간이 뭐 그럴수도 있지’하고 생각해서 그런가 딱히 고민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언제가 술자리 안주로 씹히며 소문이 다 퍼지게 되겠지만, 차라리 잘 됐다 하고 편하게 다니는 건 어떨까도 싶다.

이번권의 오싹툰은 이미 알던 것이기도 했지만, 이야기 자체도 그냥 평범해서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라는 컨셉과도 잘 맞지 않고 그리 오싹하지도 않았다. 추운 계절이긴 하지만, 좀 더 오싹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강왕 공포 요괴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8
이리사와 마코토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강왕 시리즈 18번째 책인 ‘이리사와 마코토(イリサワ マコト)’의 ‘최강왕 공포 요괴 배틀(戦う妖怪大百科 最恐物の怪決定戦)’은 다양한 일본 요괴들을 담은 요괴 도감이다.

책에는 무려 125종이나 되는 일본 요괴가 담겨있다. 그것을 동물 요괴, 환상 요괴, 인간형 요괴, 도깨비 요괴, 이형 요괴, 사물 요괴로 나누어 카테고리에 따라서 묶어 보여준다.

이런 구성의 장점은 유사한 요괴들을 비교해보기 쉽다는 거다. 특히 동물 요괴의 경우 동물들의 어떤 점들을 가져와 요괴의 특징으로 삼았는지를 봄으로써, 당시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능력이나 외형이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의 키메라를 연상시키는 동물 요괴들은 모델이 확실한만큼 모습도 명확해서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이다.

요괴의 구분은 명확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동물 요괴 중에는 그 능력 때문에 환상 요괴같은 것들도 있고, 반대로 환상 요괴 중에도 그 외형때문에 동물 요괴처럼 보이는 것도 있어서다. 요괴라는 것 자체가 여러 특징이 섞여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생기는 문제다. 책에서의 구분은 어디까지나 한 예시로서 보면 좋을 듯하다.

한권에 많은 요괴들을 담은만큼 아무래도 개별 요괴들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다. 전설까지 함께 소개하는 것보다는 모습과 능력만을 실은게 많은데,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매력이 좀 덜해보인다. 요괴는 확실히 그 자체보다는 관련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존재라는 걸 새삼 느낀다. 많은 요괴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좋으나, 익숙하지 않은 일본 요괴를 많이 다루다보니 엿보기 정도로만 실려있는 것은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요괴 이야기는 전설 외에도 ‘오싹오싹 요괴 이야기’라는 코너로 더 하기도 하는데, 이 중에는 요괴의 기원을 짐작케 하는 것도 있어 꽤 재미있다.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가상 배틀도 흥미롭다. 개인마다 좋아하는 요괴도 다르고, 그간 보아왔던 작품 속 요괴와 달라서 승패를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다만, 나름 요괴들의 특징을 살려서 승패를 갈르기 때문에 이건 이것대로 보는 맛이 있다.

강양각색의 요괴들은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다만, 요괴에 따라 그림이 조금씩 다른식으로 그려진 것은 조금 아쉬웠다. 어떤 것은 진짜처럼 사실적인가 하면, 옛 그림처럼 그려진 것도 있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처럼 그린 것도 있는데 이것들이 대중없이 나오다보니 좀 어색하다. 기왕이면 한가지 스타일로 통일했다면 더 좋았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 - 제1회 카카오페이지×창비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수상작
이지아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은 안드로이드로 다시 태어난 우주 정찰선과 그의 전 주인 손녀의 모험을 그린 SF 소설이다.

아이디어가 괜찮다. 버려진 우주선의 이야기라니. 미래에 응당 있을법한 자동 항법 시스템, 그것이 더욱 발전된 형태인 인공지능, 그것이 인간의 형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설정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운 SF를 기대하게 한다.

그걸로 펼쳐낸 이야기도 꽤 괜찮다. 애초에 인연이 있는 소녀와 만나면서 여행을 떠나지만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았던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반목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며 알아가는 이런 이야기는 여러 측면에서 왕도에 가깝운 것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서로 알아가는 이야기는 종족(또는 신분) 차이를 극복하는 이야기로, 남성형인 안드로이드와 소녀의 만남은 전형적인 Boy meets Girl 클리셰라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버려지게 된다는 사연으로 결국 화해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나, 둘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빌런에 해당하는 상대가 나타나면서 서로의 진심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 역시 전형적이다.

이런 점들은 소설은 조금 로맨스물과 유사하게 보이게도 한다. 하지만, 우주선인 ‘티스테’의 성장과 인간에 대한 고찰, 서로에 대한 이해와 화해를 더 주요하게 다루면서 그런 쪽으로는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만약 티스테를 소년으로 만들고 로맨스 요소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결론적으로는 그게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불필요하게 흩어지거나 흐려지지 않았으니 잘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 지구와 우주에서의 생활을 그린 것이나 SF적인 설정도 꽤 괜찮다.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SF는 이들의 사연과 모험과도 잘 어울린다. 이야기에 실린 메시지나 주제의식도 괜찮은데, 이야기에도 잘 녹아있어 어색하게 튀거나 낯간지럽지 않다.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부분에 꼼꼼하지 못한 설정(또는 전개)을 보이는 것이다. 스포가 될 수 있어 밝히지는 않는다만, 이건 전체 이야기와도 연관이 있어 소설의 좀 완성도를 갉아먹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스노볼’은 독특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소설이다.



사실 문자 그대로 ‘독특하다’고는 할 수 없다. 전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나 소재를 들고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설에 사용한 주요 설정과 플롯 중에는 이미 다른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보았었기에 익숙하고 그래서 보면서 자연히 비교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도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단지 이전 것을 연상케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한데보여 이 소설만의 세계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꽤나 매력있게 보인다.

그래도 이것 뿐이었다면 그저 그런 소설에 그칠 수도 있었을거다. 이야기가 부족했다면 말이다.

소설은 뻔한 드라마와 뒤집기가 몇번 반복되는 형태로 짜여있다. 뻔한 드라마는 다르게 말하면 대중적인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이 어느정도 이어지다가 순식간에 뒤집기를 하고 다시 대중적인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이 뒤집기 순간이 참 절묘하다.

단지 뒤집기만 그런게 아니라 그 전 후 이야기 역시 충실하다. 어느 한쪽을 소홀하게 취급해 버려지지도 않으며,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잘 읽히고 꾸준히 흡입력도 있다.

전체 구성도 잘했다. 이것 역시 쉽게 들어와서 보고나면 ‘아 이래서 이렇게 했구나’하게 된다.



복선도 상당히 잘 사용했다. 앞에서 은근슬쩍 뿌려두는 것들이 뒤에서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 꽤 있는데, 이걸 잘 맞아떨어지게 배치했기 때문에 어설프지않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독자가 복선을 놓치지 않도록 굉장히 친절하게 사용한 건 좀 독특했는데, 깔때도 이것이 떡밥입네 하면서 대놓고 깔고, 회수할때도 정확하게 무슨 떡밥을 회수하는건지 친절하게 다시 언급해주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암시적인 복선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건 자칫하면 복선이 지나치게 얕아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만, 깔고 회수하는 시점도 적절하고 이야기와 어울리게 쉽게 읽히게 하기 때문에 따지자면 이 역시 장점으로 꼽을만 하지 않나 싶다.

다만, 그렇기에 더욱 회수하지 않은 복선을 남겨 둔 것이 더 걸리기도 한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