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케르스틴 에크만(Kerstin Ekman)’의 ‘길 잃은 강아지(Hunden)’는 혼자가 된 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여기 숲 속 어딘가에 남겨진 강아지가 있다. 강아지는 그 주인이 데리고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으로 스스로 찾아갈만큼 성장한 것도 아닌데다, 그가 남겨진 곳 역시 집과 그렇게 가까운 곳이 아니다보니 도저히 스스로 집을 찾아갈 수도 없고 주인 역시 강아지를 쉽게 발견해내지도 못한다. 그렇게 강아지는 혼자가 된다.

어쩌면 눈이 쌓인 추운 숲속에서 강아지는 쉽게 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숲속에는 강아지를 쉽게 해칠만한 야생 동물들도 많지 않던가. 하지만, 뜻밖의 천운에 힘입어 강아지는 숲 속에서 꿋꿋이 생존해난다.

대게 홀로 떨어진 개의 이야기라고 하면, 대체 어떻게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주인의 흔적을 찾아 집으로 되돌가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개에 관한 (인간에게 있어서) 감동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는 달리 숲에서의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릴 때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나, 그 후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꽤나 그럴듯해서 사실감이 있다. 그 점에는 강아지가 아직 어릴 때 숲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나 사냥개였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해서 그게 강아지가 숲 생활을 기꺼워 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문비나무를 일종의 기점으로 사용하는 듯한 모습이 마치 주인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희망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강아지가 결국 사람과 다시 정을 나누게 되리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렇게 되는 과정도 꼼꼼하게 잘 그렸는데, 크게 경계하던 강아지가 먹이와 소리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은 마치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처받은 유기견이 다시 믿음을 회복해나가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찡하다.

소설은 대부분 강아지의 시점에서 서술되어있는데, 그것을 1인칭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듯 그렸기 때문에 소설은 일종의 관찰기같기도 하다. 이것은 이 이야기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이게도 하는 한편 감정적인 부분없이 사실들을 담백하게 나열해 좀 심심하기도 하다. 그래서 소설적인 재미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와 내용이 독특한 호러 소설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리아나 엔리케스(Mariana Enríquez)’의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Los peligros de fumar en la cama)’는 저자의 대표적인 공포 단편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익숙한 호러 소설집을 생각했다면 좀 물음표를 띄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벗어난 불안정함 등으로 심리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나, 혐오스럽거나 끔찍한 것을 통해 생리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 혹은 나에게도 닥칠 수 있으리란 현실 가능성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하던 기존의 익숙했던 호러 소설들과는 꽤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자는 딱히 긴장감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배재한 채, 마치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라도 되는 듯 담담한 문체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는데, 그래서인지 이야기 자체에서는 쉽게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지는 않는 편이다. 오히려 보통의 호러물이었다면 공포감을 느꼈어야 할 대상에게 안타까움이나 안쓰러움을 느끼게도 한다.

이야기에 인간들의 이야기가 꽤 진하게 녹아있는 것도 특징이다. 때로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문화나 역사를, 또 때로는 사회의 일면을 담아낸 이야기는 소설이 단순히 이형의 존재들로 인해 벌어지는 호러물이 아님을 알게한다. 현실의 연장에서 벌어지는 각박함이나 뒤틀림, 그를 통해 느껴지는 고통 등은 몇몇 이야기를 다분히 사회 비판적인 소설로도 읽히게 한다. 아마 이런점이 무엇이 공포스러운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소설은 한국인에겐 다소 낯선 라틴아메리카의 일면들을 담고 있기도 한데, 얼핏 비슷해보이면서도 낯선 이야기들도 꽤 흥미롭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크릿 허즈밴드
김류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크릿 허즈밴드’는 작은 인연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소설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땐 뭔가 비밀스런 사연이 있는 남자와의 로맨스를 그린 소설인 줄 알았다. 그랬다가, 영문 제목이 ‘Secret Husband’가 아니라 ‘Secret Her’s Band’인 것을 보고 ‘아, 비밀스럽게 음악 밴드 활동을 하는 이야긴가 보다’하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데, 막상 소설은 처음 생각에 가까워서 좀 당혹스러웠다.

의아한 제목 못지않게 이야기 전개에서도 중요한 부분들에 꽤 허술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비교적 가볍다고 할만한 접촉사고에 무려 기억상실까지 잃으킨다는 것도 그렇고, 생면부지의 사람을 선뜻 혼자 사는 집에 덜컥 들여놓는다거나, 모든 것이 크게 어그러질 수도 있었을 때 그것을 틀어막는 것도 그리 현실성(실제로 그럴듯함)이 없다. 어쨌든 대외적인 문제가 남아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떻게 하지 못할 문제들이 이어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벌과 투닥거림이나 직장에서의 일, 때에따라 이랬다 저랬다하는 주인공의 인간관계라던가, 기타 인물들(특히 제니스)의 행동 역시 잘 이해되지 않는 의아함을 남겨 마뜩지 않다.

이는 저자가 그것들을 확실하게 해소하지않고 은근슬쩍 넘기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런 점이 이 소설을 다소 비현실적이고 주로 낭만적이며 세세한 서사와 짜임보다는 전체 흐름과 둘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걸 알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볼만했는데, 나름 분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막히는 부분없이 잘 읽히기도 할 뿐더러 주인공인 ‘진미’를 중심으로 마치 운명처럼 엮여있는 인연과 인간관계, 그리고 여러 일들을 겪으며 발전해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나름 잘 그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장면 묘사나 이야기 전환이 마치 TV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시각적이고 흥미를 잘 유지한다. TV드라마의 극본 작가라서 확실히 그런 쪽에선 강점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너무 꼼꼼하게 따지기 보다는 적당히 가볍게 볼만한 로맨스로는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밀꽃 필 무렵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이효석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이효석의 작품은 대게 교과서를 통해서, 추천도서의 하나로서 처음 접하게 된다. 학교 공부의 연장으로 읽는 것이기는 하다만 덕분에 (어쩌면 쉽게 접하지는 않을) 작품을 접할 기회를 얻게되고, 더불어 학습이라는 명목하게 작품을 분석하며 더 깊게 들여다보며 나름 빠지게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그의 작품을 다시, 다른 작품들과 함께 읽어볼 수 있게 엮여나온 소설집은 반가울 만하다.

소설집엔 표제작인 ‘메밀꽃 필 무렵’ 외에도 6개의 단편과 장편이라 할 수 있는 ‘화분’도 실려있어 그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것들을 두루 읽어볼 수 있다.

수록 소설은, 솔직히, 그리 읽기 편하지는 않다. 그가 써낸 문장들이 소설로서는 조금 독특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국어가 그가 소설을 쓸 무렵의 것과는 좀 다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의 소설에는 지금은 쓰지 않는 단어나 표현들도 곧잘 나오는데, 어느 정도는 앞뒤 문맥으로도 유추할 수 있기는 하나 그래도 그것들은 읽을 때 좀 걸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도 엄밀히 따지자면 그리 치밀하지 못하다. 설정이나 이야기의 전개에서 의아함을 보이는 것도 있으며, 그 중에는 명백한 오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가 소설가로서 유명한 것과는 달리 정작 평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은 어쩌면 이런 점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나름 잘 전해지는 것이 신기하다. 정확한 사실관계나 잘 짜인 구성은 아니더라도 어떤 흐름이나 느낌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는 의외로 잘 느껴지는 편이다. 어쩌면 이런 감성적인 면모가 이효석 소설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