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명_울새
김수영 외 지음 / 마요네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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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명_울새’는 작가 다섯 명의 폴더, 네 가지 형식의 작품을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은 조금 독특하다. 단지 새로운 소설들을 모았다거나, 같은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 새롭게 쓴 소설을 엮거나 하기만 한게 아니라 참여한 다섯명의 작가들의 동일한 형식의 글 네가지를 받아 작가별로 모은 구성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구성과 그걸 감싸고 있는 책 제목이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

각 작가 폴더에 담겨있는 네가지 글의 형식은 다음과 같다:

1. 작가노트
2. ‘눈을 떴을 때’를 주제로 한 엽편소설
3. 작가의 대표 단편소설
4. 다른 사람의 단편소설을 이어 덧붙인 ‘이어쓰기’

작가노트는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근황이나 경험을 얘기한 사람도 있고, 어쩌면 작품 활동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아이디어 같은 것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단편 소설에서 작가의 말이 이렇게 길게 담기는 것은 흔치않아 느낌이 새롭다.

엽편소설은 주제가 워낙에 광범위해서 그런지 각양 각색이다. 구성부터가 새로 쓰는 엽편외에도 다른 내용들이 많이 담기는 소설집이었던만큼, 주제도 애초부터 나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정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엽편은 내용 뿐 아니라 읽기 경험도 모두 달라서, 짧은 가운데서도 나름의 완결성을 잘 맺은 게 있는가 하면 마치 일상물의 일부를 떼어다 놓은 것처럼 뭔가 일어날 것처럼 굴더니 그만 끝나버리는 것도 있다. 분량도 짧다보니 조금은 맛보기라는 느낌도 든다.

각 작가의 대표 단편소설을 담은 세번째가 사실상 이 소설집의 주요 컨텐츠처럼 보인다. 대표작으로 꼽은 것인데다 (엽편보다는 긴) 단편인만큼 묘사도 더 충실하게 잘 되었다. 내용이나 주제도 나름 흥미롭다.

네번째인 이어쓰기는 이 소설집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데, 솔직히 호불호가 좀 갈린다. 아무래도 다른 작가가 쓰는 것이다보니 분위기도 좀 다르고, 나름 완결성있게 끝냈던 작품의 경우 굳이 들춰내는 것 같은 느낌도 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 작가는 해당 단편을 어떻게 읽었는지나, 거기에 무슨 이야기를 더 덧붙이고 싶었는지 같은 것을 알 수 있어 그것들은 또 그것들 나름대로 볼만하기도 하다. 길이가 엽편정도로 짧기 때문에 딱히 대단한 내용이 나오거나 하지는 것은 아니나, 반대로는 그렇기 때문에 부담없이 이어 읽어볼만도 하다.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작가 폴더로의 연결점을 느끼게도 하는데, 내용과 상관없이 단순히 이어쓰기를 다음 폴더의 작가가 맡았기 때문이다. 구성이 가져온 뜻 밖의 부수효과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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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진실 - 희망에 대한 오래된 노이즈
이시형 지음 / 델피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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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진실'은 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재조명해보는 소설이다.

기술 발전은 다른 소재에 비해 유독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격차가 크며 두가지 측면이 공전하는 일도 잘 없다.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을 낳고, 부정적인 측면은 다시 긍정적인 측면에 의해 보완되다보니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월등히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어느 측면으로 수렴한다고 보느냐에 갈린다는 말이다.

이것은 시대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다. 기술의 유용성이 두드러지는 시대라면 유토피아적인 상상력이 더 많을 것이고, 기술의 위험성이 강조되는 시기에는 반대로 디스토피아를 경계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두가지가 균형잡힌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 유토피아를 얘기해도 그것에 혹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디스토피아를 마냥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다만, 발전된 기술이 악용될 경우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공유되었다보니 디스토피아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비교적 강하지 않나 싶다.

이 소설도 다분히 기조로 쓰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것처럼 극단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좀 더 지능적으로 사람들에게 파고드는, 그렇기에 어쩌면 더 위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여럿 꼬집는다.

제목 역시 이러한 점을 잘 드러낸 듯하다. 적응해 버리는 것이 더 쉬워서 편리한 진실만을 취사선택하고 모른 척 하기 쉽지만, 그 속에 숨은 진실을 간과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듯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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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데아 케이스릴러
장해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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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데아’는 동명의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재벌 3세인 ‘원형’은 뒤늦게나마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기위해 후계자 수업을 하면서 아버지의 호감을 사고, 최종적으로는 부회장으로 임명되기를 기대하나 그게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권력과는 전혀 무관해 보였던 누나가 느닷없이 상속자 후보로 떠오르면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데…

사실 현실의 원형은 전혀 재벌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는 커녕 도무지 붙지 못하는 고시에만 벌써 수년간을 매달려있는, 거의 인생의 낙오자에 가깝다.

원형은 개인적인 일 뿐만이 아니라 가족관계역시 엉망이다. 그렇기에 멋지게 합격하여 그런 상황을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가상현실 게임의 또 다른 가족을 통한 부질없는 자존감 채우기와 대리만족일 뿐이다.

당신의 가족을 다시 꾸려 준다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발칙하다. 가족을 건드린다는 게 거의 금기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누구에게도 완벽한 가족이란 것은 없기에 조금 혹하는 측면이 있기도 해서다. 자연히 흥미를 끌 수밖에 없다.

작가는 거기에 현실에서의 사건과 미스터리를 더해 이야기를 더 장황하게 펼쳐냈는데, 사실같은 가상현실을 통해 실제와 허구를 헷갈리게 한다던가,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진위를 구분하기 어렵게 꼬아논다든가 함으로써 끝까지 흥미와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그게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야기의 중요한 연결점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꽤 큼직한 허점들이 있어서다.

여러 이야기를 오가고, 그러면서 반전도 일으키는 이야기다보니 더더욱 이야기가 전환될때의 급격한 변화 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포용하는 상황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 역시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중간에 갑작스레 시간을 건너뛰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을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다던가, 뒤늦게 그걸 챙기겠다고 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여기도 한다.

이야기 전환도 모두 신선하고 놀랍지만은 않다. 오히려 이랬다가 저랬다가 되는대로 왔다갔다 하는 듯한 면모가 더 두드러진다. 이건 소설의 주요 장치인 반전 역시 가치가 바래지게 만든다.

가상현실도 생각보다 현실감있지 못하다. ‘현실의 몸이 어떻게 되는가’도 일관되지 않으며, 얼마나 현실과 구별이 안될만큼 사실적인가 하는 부분도 때에따라 다르게 그려져 이상함을 느끼게 한다.

배경 역시 지금의 현실에 기반한 것 같은 부분과 상당한 후의 미래를 그린 것 같은 부분이 뒤섞여 있어 세계관 역시 좀 흐릿하다.

소재를 통해 흥미를 끌고 나름 볼만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좀 떨어진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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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 떠드렁섬 아이들판 창작동화 10
원유순 지음, 김종혁 그림 / 아이들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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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 떠드렁섬’은 아이들의 신기한 모험을 담은 판타지 동화다.

얼핏 떠들썩하다던가 들썩인다는 의성어/의태어를 이용해 말장난처럼 만든 것 같은 떠드렁섬은, 사실 떠내려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로 양평 양강에 있는 지명이다. 보기엔 마치 강 위에 산이 떠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떠드렁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까 움직이는 섬이라는 아이디어는 실제 해당 지명의 유례에서 따온 것인 셈이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이곳은 가장 유명한 동화 중 하나인 ‘청개구리 설화’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고전이야기를 가져와 재미있게 사용했다. 설화는 읽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배경인 떠드렁섬에대해서는 몰랐었는데, 덕분에 하나 알게되어 유익하기도 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문제에 맞딱뜨리게 되고 그것을 해쳐나가는 모험물이자 성장물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거기에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주제도 담아냈는데,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당장의 현실에 맞닿아있는 문제라서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들에 대한 기조도 그렇다. 하도 위험이 많고 문제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서 그런지 또 이전과는 달리 한아이 가정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이들 얘기를 할 때면 가장 먼저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조심하고 아끼려다 억압하는 경우도 많은 걸 생각하면 오히려 아이들을 믿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 좀 더 이상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이야기를 시국 해소로 시작하는 것도 눈에 띄었는데, 막상 현실에선 해소는 사실상 물건너가고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 생활을 하고 있기에 더 간절한 기원을 담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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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다단 1
타츠 유키노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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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츠 유키노부(龍 幸伸)’의 ‘단다단(ダンダダン) 1’은 오컬트를 소재로 한 코미디 액션 판타지 만화다.

책 소개만 보면 좀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컬트라는 요소를 상당히 강하게 밀어붙여서다. 이게 조금은 ‘난 그정도는 아닌데’ 싶게 만들어, 이걸 보면서 과연 재미를 느낄 수는 있을까 의구심이 일게도 한다.

그러나,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만화는 오컬트라는 다소 마이너한 소재를 뿌리부터 포장까지 대거 사용하긴 했다만, 그것들을 그대로 가져와 본격적인 오컬트물로 만든 게 아니라 그저 기본 소재로써만 사용했을 뿐 완전히 소화한 다음에 작가 자신만의 것으로 새롭게 그려낸 것이라서 오컬트 만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왕도 액션물에 훨씬 더 가깝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적과 마주하고서도 자신들이 얻은 힘과 적들의 뿌리칠 수 없는 특성을 이용해 파훼해나가는 이야기는 솔직히 오컬트적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대중적이다.

이야기를 전형적인 클리셰들을 붙여 만들었기에 더 그렇다. 덕분에 이 만화는 처음 보는 것인데도 굉장히 익숙하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다소 뻔한 면이 있다.

그런데도 그게 딱히 부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그건 작가가 그만큼 클리셰들을 적절하게 잘 사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또 그거냐’라는 식상함이 아니라, ‘믿고있었다구’에 더 가까운 약속된 전개를 보며 두근거림도 느낄 수가 있다.

이건 물론 클리셰 뿐 아니라 작품만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점 역시 살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귀신과 외계인 그 자체를 잘 그리기도 했을 뿐더러 그들에게 몇가지 설정을 더해 흥미를 더했다. 이건 이들에게서 어떤 일관된 세계관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마치 별개의 존재은 귀신과 외계인이 막상 하는 짓 등은 비슷하게 그려진 것이 대표적이다. 혹시 작품 속 외계인이란 것들은 어쩌면 외계인이라 분류되는 귀신의 한 종류인 건 아닐까. 이런 존재나 관계에 대한 의문과 미스터리들이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올지도 눈여겨볼 한 요소다.

진행에 막힘이 없어 지루할 틈이 없는데 그러면서도 전달력이 좋아서 따로 설명충을 등판시키지 않고도 세계관이나 이야기가 잘 들어오는 것도 장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을 왕도물의 일종으로 여기게 만드는 요인이다.

나름 유명작들에 참여했던 작가라 그런지 액션도 시원하고 작화도 꽤 수준급이다. 독특한 구도 때문인지 몇몇 장면에선 다소 어색한 감이 있기도 하지만, 마치 영상물을 보는 것 같은 카메라 워크나 연출이 전체적으로 좋다할만한 수준이며 액션감도 잘 살아있다.

빵빵 터지는 것은 아니나 코미디 요소도 나쁘지 않은데, 이게 다른 부분과 이질적이지 않고 잘 어울려있기 때문에 만화를 전체적으로 유쾌한 볼거리로 만들어준다.

소재를 오컬트로 광범위하게 잡았기 때문에 장기 연재의 가능성도 충분하고, 잘하면 오랫동안 즐길만한 수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후가 기대된다.

참고로,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첨언하자면, 절대 전자책으로는 사지 마라. 대체 왜인지 모를 검열 칼질을 많이 해놔서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히 종이책에는 그런 문제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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