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지성의 이야기
정아은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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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미투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현대에 페미니즘은 그야말로 ‘붐’이라 할 정도로 크게 일어났으며, 그 흐름에 맞춰 ‘미투’라는 운동도 활발하게 일어났었다. ‘나도 당했다’며 SNS 등으로 고발하는 것을 일컷는 미투는 마치 유행처럼 번지면서 여러 부작용들을 낳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무고죄다. 실제로 법적인 고소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SNS나 언론에 특정인이 가해자라며 던져놓는 식으로만 미투라는게 진행되다보니, 애초에 미투가 왜 일어났는지를 잊고 마치 진짜 유행인 것처럼 ‘나도 해봤다’는 도전과제 채우듯이 묻지마 찍기 식 가짜 미투가 많이 생겨났던거다.

무고 미투는 한 인간을 파괴한다. 미투 시발 당시에 생기는 사회적 위치의 추락과 경제적 손실은 이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으며, 조회수 장사가 되는 미투와 달리 무고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아 여전히 성추행범(또는 성폭행범)이란 각인이 남기도 한다. 결국 무고함이 뚜렷하게 밝혀지더라도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예도 있었으니, 이는 실로 거짓부렁으로 한 인간을 살해한 것이라 할 만하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어디까지 소급해야 하느냐하는 문제다. 현대 사회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선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보며, 그렇기에 법은 기본적으로 적절한 죄값을 치르고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공소시효’같은 것도 그런 차원에서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미투들이 이런 원칙을 무시한다.

과연 그 사람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와 변함없이 여전한 성범죄자일까. 그것은 과연 마땅히 한 사람이 파멸당해 마땅할만한 것일까. 미투와 성범죄자, 무고죄는 늘 이분법적으로 선악이 극명하게 갈리는 문제일까.

이 소설은 뜻밖의 미투에 당한 한 평론가의 시점에서 이런 여러 문제들을 꽤 잘 그려낸다. 딱 한가지 시선만으로 선악을 나누어 단정하지 않고 미투와 관련된 여러 측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꽤 긍정적이다. 게다가 그것들을 여러 당사자들을 통해 꽤 실감나게 잘 그리기도 했다.



*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그러나, 이것들을 모두 주인공인 ‘김지성’에게 엮음으로써 일종의 반전미를 주려고 한 것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 전까지의 것들을 모두 ‘맥거핀’으로 만들어 버렸기에, 그때까지 기껏 늘어놓았던 다양한 시각들이 좀 의미없게 되버리기 때문이다. 이 역시 똑같이 맥거핀화 되어버린달까. 보는 내내 그렇게만 되지 말라며 빌었었는데.

이것은 심지어 그 후에 이어지는 지성이나 ‘유경’ 등을 통한 내용들 역시 얄팍한 자기합리화처럼 비치게 해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볼만 한 것으로는 느껴지지 않게 만든다.

지성을 무려 50대로 설정한 것과는 달리 유치하고 쉽게 기분에 휩쓸리는 등 기껏해야 30대 중반 정도나 됐을법하게 그린 것은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해친다. 그 연장에서 벌이는 갑갑한 행동들도 그를 더욱 어리게 보이게 한다. 공상을 의심할만큼 비현실적인 ‘채리’는 말할 것도 없다.

개별 이야기로서의 완결성도 좀 부족하다. 또 다른 반쪽 중 하나인 채리와의 이야기가 이 소설에서는 거의 제대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의문만 남기다 의문스런 엔딩을 맞게하는 채리의 이야기는, 이 소설이 짝을 이루는 다른 소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의 완전한 반쪽임이자 앞권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둘 중 하나만 보는 것은 없다. 아예 안보거나, 2권까지 이어서 보거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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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 - 교과서가 다 담지 못한 안중근 의거
류은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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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은 대한제국의 마지막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담은 책이다.

안중근 의사는 가장 유명한 독립운동가 중 하나다. 그만큼 그가 이룬 성과도 대단했거니와 그 과정에 보여준 면면들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한 무력항쟁으로서의 결과 뿐 아니라 의거 후 그가 재판에서 했던 발언이라던가 ‘동양평화론’ 등 사상적인 내용 역시 여럿 남겼다. 후대에 따져 보았을 때는 비록 아쉬운 점들도 보이기는 하나 이것들이 그를 더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그의 마지막 업적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기점에 두고 두 사람이 해온 일들을 주요한 일들 위주로 정리했다. 그를 통해 이토 히로부미 등 일본측이 어떤 짓들을 해왔으며, 그게 대한제국을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뜨렸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대한제국의 무력한 모습도 빼놓지 않았다. 그 중에는 후대로선 결코 이해할 수 없을 이상한 결정들도 많아서 절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아니, 그 와중에 집안싸움이나 하고 있어야 겠느냐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손바닥 뒤집듯 일본측에 붙어먹은 인간들도 마찬가지다. 세부적으로는 나름 고평가해야 할 부분도 있겠고 어쩔 수 없었던 측면 역시 있겠으나 이런 것들은 대한제국이 얼마나 끝물에 있었는지를 알 것 같다.

단순하게 안중근 의사의 활약만을 얘기하지 않고 동아시아가 전란에 휩쌓이게 된 배경에서부터 얘기한 것은 당시의 상황이나 이토 히로부미 저격하고자 마음먹은 이유 등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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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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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자와 요(芦澤 央)’의 ‘나의 신(僕の神さま)’은 완성도 높은 학원 미스터리물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초등학생으로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잠작케 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그렇게까지 심각한 사건을 다루지는 않는다. 무려 ‘신’이라는 거창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 치고는 아이들이 ‘미즈타니’에게 들고오는 것이나 미즈타니가 해결해주는 일들은 꽤나 일상적인 범주에 있는 것들이다. 적어도 절반은 말이다.



*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나머지 절반은 ‘가와카미’의 가정 문제를 중심으로 좀 더 심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도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다소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어디까지나 고민의 범주를 넘지는 않는다만, 그러면서도 소재부터 이야기,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고민하는 것까지를 굉장히 묵직하게 전달해준다.

사토하라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의 소개를 겸한 첫번째 봄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소설 전반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친다.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이야기에 자신을 애써 합리화 하기도 하고, 그를 위해 친구를 의심하면서도 외면하고 맹신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이런 심리 변화는 자기가 행동에 대한 것이나 추앙하면서도 부러워하여 또한 질투하기도 하는 아이들의 우정에 관한 것들과 함께 아이들의 상태나 심리 등을 보여주며 그들이 보고 겪는 것들에 굉장히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좋은 것 만큼이나 미스터리를 다루는 방식도 훌륭하다. 딱히 대단해 보일 것 없는, 그래서 쉽게 흘려버릴만한 사실들을 통해 복선을 잘 깔아두고, 그것들이 얼마나 뜻밖의 결론을 가리키는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종의 반전같은 결론들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사회적인 문제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냈다. ‘나 메시지요’하며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튀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시급히 돌아보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인지도 잘 알게한다.

생각해보면 이것들을 조연의 위치에 있는 ‘사토하라’가 1인칭으로 적게 한 것도 적절하다. 그것이 더 그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가 겪었던 일들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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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동 어벤져스 이야기강 시리즈 2
이지혜 지음, 김숭현 그림 / 북극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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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동 어벤져스’는 열두 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 세개를 담은 연작 동화집이다.

‘재윤’, ‘상혁’, ‘호준’은 우정과 의리로 끈끈하다고 자부하는 삼총사다. 이들에게는 앙숙처럼 대립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바로 ‘수아’와 ‘주연’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장난을 걸며 놀리곤 하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는 책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책에 담긴 세개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이 두 그룹이 서로 대립하면서 생긴 일들을 담고있다고 할 수 있다. 표제인 ‘박달동 어벤져스’ 사건도 그 일환으로 일어난 것이다. 아이들의 대립은 때론 귀엽게 봐줄만한 귀여운 장난에 그칠 때도 있지만, 어떨땐 의도치 않게 일이 커지면서 이상하게 꼬이기도 한다.

저자는 세개의 이야기를 통해 단지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소동극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것도 그려냈다. 비록 구도도 단순하고 순전히 양심에 맡기는 식이기는 하나 대중적인 감정인데다 중간에 그것을 적절히 부채질 하기도해서 나름 잘 와닿는 편이다. 친구사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눈치없고 어리숙한 모습하거나 쉽게 상황이나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도 나름 잘 이용했는데, 이게 좀 코미디성을 띄기 때문에 이야기가 진지한 내용을 담으면서도 무거지지 않게 해주기도 한다. 아직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라는 점 때문에 별로 어색하지도 않다.

아쉬운 것은 이야기가 느닷없이 끝난다는 거다. 만약 시리즈로 계속되는 이야기였다면 이후를 기대할 것이었겠다만, 뭔가 미완결로 끝난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촌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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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요괴 추적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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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선 요괴 추적기’는 사방에 여러 신이 있는 시대에 요괴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만약 전형적인 퇴마 판타지를 기대했다면 생각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애초에 작품의 주요 인물인 ‘구랍 법사’부터가 전혀 그런 소위 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엄연히 판타지에 가까운 고독이나 염매같은 저주 술법이 등장하고 그게 꽤나 효과를 본 것처럼 그리는 장면도 있어 어느정도는 판타지적인 요소 역시 혼존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으나, 그것을 분명하게 그리지는 않으며 오히려 믿음에 의해 만들어진 그릇된 인식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기에 소설은 겉 모습과는 달리 꽤나 판타지색이 옅다.

사건과 이야기의 분위기 뿐 아니라 주인공도 그렇다. 소설에서 구랍 법사는 한결같이 일종의 사기꾼과 같이 묘사되는데다, 심지어 그가 좀 예외적인 방법으로 법사가 된 것을 드러내며 더더욱 능력자와는 거리가 멀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써 무능하게까지는 그려지지 않는데, 그것이 신을 믿는 시대의 벌어지는 인간들의 문제를 법사로써 일을 의뢰받은 말빨밖에 없는 무능력자가 특유의 재치와 상황판단으로 은근히 사건을 잘 파헤쳐내는 판타지를 가장한 해결사물 처럼도 보이게 한다.

허당같아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은근히 적절한 활약도 보이기에 이야기는 꽤 볼만하다. 중간 중간에 던져둔 단서들을 어떻게 그러모을지도 나름 기대하게 한다.



* 주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그렇게 다다른 결말부는 나름 감탄스러우면서도 또한 아쉽기도 하다.

감탄스러운 것은 이제까지의 이야기나 단서에서 일관되게 이어지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결말을 알고나면 그동안의 힌트가 얼마나 대놓고 남긴 것이었는지도 새삼 알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스포를 당했었다는 걸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역시 결말이 좀 쌩뚱맞은 면이 있다는 거다. 이러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다를게 없지 않은가. 이야기의 그럴듯함도 이 부분에서는 크게 떨어지며, 중요한 의문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끝내기에 결국 마뜩잖음을 남긴다. 요괴를 나름 재미있게 해석하기는 했다만,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했단 느낌이다.

조금 다르게, 이야기가 결국 일종의 판타지의 끝난 것도 아쉬웠다. 마지막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반대로 판타지란 없다는 것을 내비치며 꽤나 현실적으로 풀어낸 요괴와 방사 이야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근본이 어긋나있기 때문에 허당같으면서도 은근히 날카롭게 사건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사기꾼 (자칭)법사 캐릭터도 은근 괜찮아서 그의 얼렁뚱땅 사건 해결록을 그리는 식으로 갔어도 나름 재미있었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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