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 - JM북스
키나 치렌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키나 치렌(木爾 チレン)’의 ‘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これは花子による花子の為の花物語)’는 스마트폰을 소재로 한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소설이다.


스마트폰 게임과 게임 속 한 요소인 친구, 그리고 친구끼리의 채팅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새로운 요소들이 여럿 있는 것과 달리 꽤나 익숙하다. 비록 그 소재가 현대적인 것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일종의 익명으로 오로지 채팅이라는 불확실한 수단으로만 연결되어있다는 점이 이전의 인터넷 채팅이나 더 나아가서는 PC통신의 그것과도 크게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어찌보면 겨우 채팅이라라는 것을 통해 감정을 쌓는다는 것도 크게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익숙한 구도와 장치를 사용하는 한편 작가는 스마트폰 게임이라는 요소도 잘 활용했다. 설치 후 처음 실행할 때 자동으로 계정이 생성되고 삭제하면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휘발적이라는 것은 이전의 계정 기반의 채팅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요소다.

집안에 틀어박힌 소녀와 아르바이트족 소년이라는 겉모습은 얼핏 두 사람이 크게 갈려있어 보이게 한다. 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서로가 긴밀하게 통할만한 공통점이 있다. 쉽게 말해 외로움이라고 할만한 그 감정은 두 사람이 서로 만나게 되는 계기에서부터 끌리게 되는 것까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소설은 각자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각각의 사연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그려내는데 그것을 잘 했기 때문에 이들의 감정에도 꽤 공감이 가는 편이다. 일본 소설이라 그런지 사연 등에 비해 굉장히 절제한 듯한 묘사를 하긴 했다만 그럼에도 감정을 충분히 잘 전달된다. 오히려 신파스럽지 않은 게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를 넣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를 돟운 것도 좋았다. 그렇다고해서 일부러 꼬거나 하진 않았기에 쉽게 예측이 되기는 한다만, 몇가지 예상가능한 전개 중에서 ‘오 제발 그것만은’ 싶은 것으로 혐오스런 억지 화해무드를 만들기보다는 약간은 판타지스러운 전개를 하면서도 현재의 자신들을 인정하는 선에서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건 이 이야기를 좀 판타지스러우면서도 또한 현실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소설에 쓰인 장치와 이야기를 통해 넌지시 전해주는 메시지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 슬프기도 하지만 희망적인 엔딩도 그때까지의 이야기와도 잘 맞고 깔끔했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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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3 - 최고급 쇼핑몰 살인사건 잠뜰TV 본격 추리 스토리북 3
루체 그림, 시우시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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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3: 최고급 쇼핑몰 살인사건’은 동명의 방송 컨텐츠를 소설화한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소설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물론 원작의 매력을 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게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대사 등 일부만 소설에 걸맞게 바꾸고 이야기 전개나 그를 위한 장치는 게임적인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이 3탄은 아쉬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내방송과 암전이다.

게임에서 안내방송은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게임은 애초에 제작자가 특정 행동만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라 그 외에는 대부분 무의미하기 때문에 아무런 설명이 없으면 불필요한 행동을 하며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떠한 배경과 역할 안에서 움직이라는 제한과 무엇을 해야하는지 목표를 정해주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장치다.

오직 게임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면 이상해지는 요소이기 때문에 소설화 할 때는 이런 요소를 반드시 빼야한다. 대신 등장인물들끼리 대화를 하며 그런 상황을 인지하게 해야하며, 때론 필요하다면 이야기 전개의 수정도 감수해야한다.

암전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게임이란 걸 알고서 하는 역할극의 일종인 원작에서야 (모두가 이해해주므로) 상황을 전환하는데 써먹을 수 있는 쉬운 장치였겠지만, 소설에서는 그렇게 되는걸 전혀 이해할 수 없다. 3탄에서 살인사건이 왜 일어나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렇기에 적어도 이 큰 두가지는 반드시 소설화를 하면서 바꾸었어야 했다. 설사 그로인해 원작과 다른 전개를 해야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그러지 않았기에 이 책은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건 추리 게임라는 측면도 마찬가지다. 원작이야 플레이어가 보는 화면과 시청자가 보는 화면이 똑같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책에서는 일부 장면만을 묘사하고 일부 아이템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실상 추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막말로 막판에 누가 느닷없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한들 그게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면 시리즈의 장점도 좀 희미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인기 시리즈를 소설로 읽어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좀 더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신경썼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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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5 : 영혼을 먹는 자들 용기의 땅 1부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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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용기의 땅 5: 영혼을 먹는 자들(Bravelands #5: The Spirit-Eaters)’은 용기의 땅에서 벌어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섯번째 책이다.

이야기는 전권에서 바로 이어진다. 전권이 쏜의 고민을 중심으로 나름 하나로 완성되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피어리스나 스카이의 이야기는 물론 특히 용기의 땅에 새롭게 일고있는 기묘한 사건들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앞으로 펼쳐질 전개의 배경 스토리를 깔고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는데, 거기에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든다.

같은 시리즈의 책이라고 해도 권마다 각기 다른 주요 이야기를 두어서 나름대로 개별적인 완결성을 갖추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용기의 땅은 반대로 앞뒤권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면이 많아서 조금은 시즌제 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용기의 땅 시리즈는 애초에 위대한 부모라는, 세대와 종을 뛰어넘어 계승되며 특별한 능력과 지혜를 보여주는 존재가 등장하는 일종의 판타지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과의 경계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여러 동물들이 종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것이나 서로 협력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더 극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권에서 영혼을 먹는 자들이 등장하면서 시리즈의 세계관이 훨씬 판타지 쪽으로 더 기운 느낌이다. 심장을 먹음으로써 영혼을 취하고 능력을 흡수한다는 게 단지 미신적인 행위가 아니라 실제로 유효한 것으로 나오기에 더 그렇다.

이것이 특별한 적과 그들의 무서움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위대한 부모의 특별함이 좀 바래게 만들기도 해서 꼭 좋지만은 않았다. 이런 마법적인 게 그렇게 쉽게 이뤄지는 세계관이라면 이제껏 용기의 땅엔 왜 위대한 부모 외의 별 다른 능력자가 없었다는 게 이상하다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에 그러한 것들을 통해 엄청난 빌런을 잘 만들어냈다는 것은 좋았다. 이야기가 대부분 세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그저 가끔씩 등장하기만 할 뿐 별 다른 세세한 묘사는 없는데도 그 때마다 조금씩 뒤틀림을 보여왔던 것도 그렇고 일종의 광기를 느끼게 하는 설정까지 덧붙으면서 꽤나 묵직한 캐릭터를 만들어졌다.

특별한 빌런의 탄생은 절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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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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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문장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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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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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마지막 수업(La Dernière Classe)’은 아름답고 슬픈 단편 일곱개를 담은 소설집이다.



이 단편 소설집에 담긴 이야기들은 마치 일종의 동화같다. 얼핏보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만큼 순수함이라는 것을 깨끗한 그대로 잘 그려내서 어렸을 때에나 가져보았을까 싶은 그 마음을 동경하며 그리게 한다. 저자의 문장은 상당히 서정적이어서 짧은 이야기에서도 등장인물의 감정을 잘 느낄 수 있게 하는데, 그게 사람의 마음을 그려낸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그런가하면 현실의 처참함을 거의 직접적으로 그리고 있기도 하다. 프로이센 독일과 프랑스 간에 전쟁이 있던 시기에 살았전 저자는 몇몇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독일군이 침략하면서 변화된 것들이나, 그들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일들, 그리고 전쟁 상황에서 때때로 벌어지기도 했던 일들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담았다. 동화스러운 문장으로 그려낸 전쟁의 일화들은 역설적이게도 전쟁의 참담함을 더욱 강조해준다.

순수하게 서정적인 감정이나 상황을 그려낸 게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이야기는 다분히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작은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얘기하거나, 결코 되돌릴 수 없음을 반복해서 얘기함으로써 쉽게 생각해왔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한 것이었는지도 깨닫게 한다.

저자의 서정적인 문장은 이 때에도 효과를 발휘하는데, 단지 이성적으로 옳음을 이해시키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동하게 함으로써 단지 얕은 앎을 전하는 게 아니라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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